플랫폼 노동의 교섭 지형, 노란봉투법 시행과 IT업계 노조의 전략적 도전
지난 3월 10일 시행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발효를 계기로 IT업계 노조가 대규모 플랫폼 기업 간 ‘통합 교섭’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번 법 개정의 핵심은 원청-하청 구조 혹은 플랫폼-하위사업체 모델에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해, 전통적인 고용구조 밖의 노동자들 또한 실질적 노사 교섭 대상으로 포섭하는 데 있다. 한국IT산업노조를 중심으로 한 여러 단체들은 “플랫폼 기업의 미조직 노동자 보호와 기초적인 산업별 교섭구조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라이더, 배달, 대리기사, 대형 IT스타트업 및 미디어 테크노조 등 다양한 직군의 초단기·비정규직 고용이 만연한 현장에서 이런 문제의식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용노동부의 발표(2025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플랫폼 종사자’는 전국적으로 244만명에 달한다. 5년 새 45% 증가했다. 이들 중 업종별 노조 조직률은 아직도 2% 미만이다. 이는 전체 노동계 조직률(14.2%)과 비교할 때 극히 낮은 수치다. 통계청 2025년 자료에 근거하면 IT·플랫폼 부문의 정규·비정규 고용 격차는 임금은 23%, 고용불안지수는 37% 높게 나타났다. 동시에 플랫폼 기업 10곳 중 8곳은 공식적 상시 교섭창구를 두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IT노조 측은 최근 네이버,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 대형 플랫폼 본사를 대상으로 원청 차원의 집단교섭 테이블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고용구조의 특수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 개발사는 약 30여 개의 하청·자회사 및 위탁업체로 세분된다. 카카오, 쿠팡 역시 일부 물류·배송·CS 업무에서 수십 개의 협력사를 운영 중이다. 플랫폼 본사는 원청의 입장을 고수하며 ‘고용 직접성 없음’을 들어 교섭을 거부해왔으나,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실질적 사업 지배력” 기준이 적용되면서 기존 태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실제 판례 역시 플랫폼 본사의 인사·평가, 각종 업무지시가 “‘사용자 책임”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국내외 비교 역시 흥미롭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AB5법(2020년) 도입 이후, 우버·리프트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비정규직 라이더와의 단체교섭 요구에 직면했다. 유럽연합 역시 2024년부터 ‘플랫폼 노동자 권리법’이 발효되어 원청 책임 강화와 집단교섭권 인정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할 때 우리는 법제도의 신속한 정착뿐 아니라, ‘실질적 교섭 전환’을 위한 IT노조의 전략적 역량 강화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환경에서는 기업별 전략 차이도 두드러진다. 네이버의 경우, 이미 일부 직군에서 파트너사와의 근로조건 조율 채널을 도입한 반면, 카카오·쿠팡 등은 노조와 공식 대화 자체를 최소화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은 플랫폼 내 라이더 업무환경 개선을 약속했으나, 실질적 교섭 참여는 미적지근한 상태다.
플랫폼 기업들은 “산업 자율성 및 사업 특성상 경직된 교섭 테이블이 혁신을 저해한다”는 논리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 심화, 비용 구조 악화, 빠른 인력 수급 변동 대응의 필요성을 근거로 든다. 하지만 이 논리는 데이터상 설득력에 한계가 있다. 예컨대 한국경영자총협회 2025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플랫폼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12.4%로 정보통신 평균(8.9%)을 상회한다. 신규 기술직 이직률이 42%에 달하는 등 노동유연성은 이미 상당 부분 확보된 셈이다. 오히려 조직 없는 인력에 대한 권리취약성이 더 심해지고 있다. IT업계 노조의 통합 교섭 요구가 커질수록, 기업 입장에서도 법리상 ‘위험회피 전략’이나 ‘노사공동위원회’ 등 대안 마련이 시급해질 전망이다.
통합 교섭 구축 시, 기대 효과는 기본적 노동권 보장·산업별 임금 기준 마련에 머물지 않는다. 중견 및 스타트업의 인재 유입, 워라밸 정착, 고용의 사회적 신뢰 형성에도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IT기업들—마이크로소프트, SAP 등—도 최근 파트너사 협력직군과의 공동 교섭 창구를 논의 중이다. 단, 현장에서는 한계 역시 분명하다. 업무 특성상 다수의 프로젝트성 프리랜서, 복수 고용 플랫폼 종사자가 많아 기존의 전통적 노조 모델로는 자발적 참여 유도가 쉽지 않다. IT기업 전략 또한 교섭범위 제한, 계열사별 근로계약 차별화 등 대응책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결국 앞으로 플랫폼 업종의 노동관계는 ‘노조의 집단적 의사표시 역량’과 ‘기업의 선제적 노무관리’ 간 치열한 줄다리기로 전개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관련 이슈가 법정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경제적 환경 변화와 IT산업 주도권 경쟁이 맞물려, 노조와 기업 모두 실질적 사회적 대화의 장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 생존과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 자명하다.
— 박서영 ([email protected])


진짜 또 교섭 타령하는 거냐? 결국 사용자 책임 돌려놓고 뭘 바꾼다는 건지 모르겠네 ㅋㅋ 현실하고 괴리 심함.
어차피 변하는 거 없음;; 또 노조 시끄럽게 굴고 끝나겠지!! 다 알잖아
현장 IT 직군들 이야기 들어보면 실제로 플랫폼 본사는 책임 회피가 일상인 듯합니다. 임금 격차도 심하고, 노동환경의 개선은 정말 필요합니다만, 문제는 집단교섭 구조 자체가 현실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죠. 프로젝트 단위 프리랜서, 복수 소속 등 제도만으로 풀기 어려운 구조가 분명 존재합니다. 물론 기업측도 혁신·유연성을 이유로 방어논리만 펼치는 건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세계적으로 유사한 흐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 멀다 봐요. 노동자 권익은 강화돼야겠지만, 노사 모두 실효적 논의가 이뤄지길 진심 바랍니다.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 보장을 위해서는 노조의 통합 교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EU 일부 국가에서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된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역시 선진적인 정책 도입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네요. 다만 기업의 전략적 대응도 중요하므로, 법 제도와 현장 실행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의 질이 상향 평준화되는 산업 생태계가 구축되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내 월급은 언제 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