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욱, 살아내는 언어로 쓴 첫 시조집 『그래도 살아야지』
송종욱 시인의 첫 시조집 『그래도 살아야지』 출간 소식은, 오랜 시간 문학 주변부에 머물던 시조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시인의 첫 시조집이라는 상징성에는 역사적으로 소수 장르로 남았던 시조의 현실과 맞물린 뚝심이 깔려 있다. 올해 3월 독자 곁에 선 이 책은, 그간 산문과 자유시에서 익숙했던 송종욱이 시조라는 형식미의 세계로 나아가며, 화자의 내면을 거칠게도 무너뜨렸다가 다시 다독이며 ‘살아야 하는 이유’를 탐색한다. 책에 담긴 82편의 시조에는 삶의 서늘한 구석, 감당할 수 없는 현실감, 여전히 남은 희망 같은 복합적인 결이 농밀하게 스며든다. 누군가는 ‘시조란 문학적 사투를 의미한다’고 했듯, 익숙한 형식의 틀을 통해 뻔하지 않은 인생의 날 것들을 직조해내는 작업에 송종욱이 어떤 고민과 욕심을 녹여냈는지 눈여겨볼 만하다.
2020년대 중반, 한국 시단에서 시조는 역설적으로 가장 낡은 옷을 입고, 동시에 실험이 남은 장르로 평가받는다. 문단의 주류는 자유시에 치중했으나, 형식 시가 다시 소환되는 데에는 현시대와의 매끄럽지 않은 접촉면, 오래된 가치의 재생산에 대한 지적 갈증이 바탕에 있다. 송종욱 역시 “흔들리는 일상에서도 반짝이는 언어들이 떠오를 때마다 그 순간을 잡아 시조로 엮었다”고 밝힌다. 지켜야 하는 울타리 안, 무너지지 않으려 하는 ‘살아야 한다’는 태도 더하기, 자신의 언어적 개성을 시조 형식 속에 녹여내려는 노력이 동시대의 여러 시인들과 맞닿아 있다.
이 시조집의 미덕은 극단적 감정이나 형이상학적 거창함에서 한걸음 물러나, 무릇 우리의 ‘사는 일’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선에 있다. 울타리 밖의 무질서와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작은 언어들의 합창,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비루함까지 포섭한다. ‘그래도 살아야지’라는 제목이 웅변하듯, 고단함을 넘어서 희망까지 붙드는 이중의 태도는 송종욱 시인의 개인적 서사이자, 우리 사회 모두의 자기 위로에 가깝다. 몇몇 작품은 사회적 체념과 노년의 외로움, 청년 실업과 가계부와 같이 구체적 현실과 연결된다. 그러나 그는 결코 신파로 떨어지지 않는다. 감정 이입의 과잉이 아닌, 의외의 결절점에서 훅 치고 들어오는 절제된 언어—이것이 시조가 가진 강점임을 입증한다. 시인은 여러 편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 그게 다 무슨 의미입니까?”라고 물으면서, 스스로도 끝까지 답을 내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이 남겨진 자리에 독자만의 삶의 핏줄이 이어진다.
동료 시인들과 평론가들은 『그래도 살아야지』를 두고 “파편적이지만, 고즈넉함 속에 현실과 미래에 대한 자기성찰이 공존한다”고 평가한다. 이는 송종욱이 나이 들어 시를 쓴다는 것—그러니까 시간의 두터움이 긴장과 아픔, 그리고 때로는 집요한 농담까지 품을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일상의 언어 위에 어색함 없이 정중동을 구현하는 시편들이 많다는 것도 주목된다. “아픈 손가락 하나 건드렸더니, 집안 전체가 출렁인다”거나 “밥을 먹다 문득, 오늘의 소리가 쨍하다”처럼, 일상성에서 비범한 감각을 끄집어내는 솜씨는 최근 시조집 중에서도 드물게 단단하다. 투박하지만 동시에 예민한 시선이, 독자가 자신의 일상을 비춰보는 거울이 된다.
독립서점과 일부 문학서점 중심으로 시조집 판매량이 기존보다 증가하는 가운데, 『그래도 살아야지』도 예약판매 단계에서 화제가 됐다. 이는 시조라는 장르에 대한 재조명을 넘어, “왜 우리는 살아가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문학이 새롭게 제공할 수 있는 작은 해답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가 각박할수록, 형식의 울타리 바깥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욕망이 세진다. 하지만 송종욱처럼 오히려 가장 전통적인 문학 틀에서 잊힌 일상을 건져 끌어올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 반동적 시도이자, 한국 시단에 남은 여백의 증표다.
마지막으로, 송종욱의 시조집은 자전적 고백으로 시작하지만 결코 독자에게 교훈이나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스스로 던진 질문과 모호한 답,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피로한 욕망 속에서 ‘그래도’ 살아야 하는 세계를 그린다. 이 책이 얼마나 오래 남을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지금 한국 사회, 그리고 문학 안팎의 불안한 존재들에게 한 줄의 작은 등불이 됨은 분명하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책 표지 궁금ㅋ 감성있겠지? 😊 이번 주말 읽어보러 가야지~
요즘 OTT에 나온 드라마엔 이런 감성 없더라구요🤔 ㅋㅋ 시조라니, 학교 졸업하고 처음 들어봄. 현생에 치여 매일 사는 사람 많은데, ‘그래도 살아야지’ 이 말 한마디가 의외로 세상 다 가진 듯한 위로가 됨. 스포츠처럼 끝까지 달리는 맛… 아 근데 시조집 커버는 좀 트렌디하게 나왔으려나? 궁금쓰
시조집? 솔직히 좀… 옛날 유물이 재현되는 느낌인데. 요즘 세상에 누가 시조를 사서 볼까 싶음. 현실 감성 팔이 이제 시조로 넘어온 건가요?;
요즘 다들 사는 맛 없어보인다 했더니 ㅋㅋ 이런 책도 나오네. 그래도 살아야지라니… 제목이 세상 뻔뻔하면서도 맞말같음. 뭐, 한 번쯤은 읽어줄 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