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전 없는 K-야구’ 자성의 시간…중국 축구의 그림자 드리우나

한국 프로야구가 위기의 십자로에 놓였다. 2026년 시즌 개막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야구계 안팎에서는 ‘K야구가 점차 중국 축구를 닮아간다’는 쓴소리가 거세다. 국제 무대에서 점점 존재감을 잃고, 선수들이 국내에서만 스타로 군림하는 구조가 고착되는 현상은 이미 경계령이 울렸던 중국 축구와 닮아 있다. 이번 시즌 FA 시장과 최근 대표팀 성적, 그리고 선수들의 커리어 경로까지 들여다보면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징후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지난해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따냈지만, WBC·프리미어12 등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타자들의 파워풀한 타격은 KBO 리그 안에서는 돋보이지만, 투수들의 구속·구질 변화, 수비력, 경기 운영 능력 등에서는 세계 정상과의 간극이 더욱 체감된다는 평가다. 특히 올 시즌 FA 시장에서는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선수들이 자취를 감췄다. 수년 전만 해도 일본 진출 러시, 혹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자처한 선수들이 일부 있었지만, 올 겨울엔 ‘국내 잔류’가 대세로 굳어졌다. 한때 수많은 선수가 해외 도전장을 내밀었던 중국 슈퍼리그도 급격한 몰락을 겪으면서, 최고 스타들도 자국에 안주했다. 축구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 우려의 신호탄이다.

구체적으로, KBO 리그 내 이적시장 판도는 ‘큰손 구단-스타 선수’ 간의 협상 결과에 절대적으로 좌지우지되는 양상이다. 우수 선수들은 높은 연봉과 안정적 커리어를 이유로 해외보다는 국내에서의 왕노릇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해외 FA 자격을 얻은 주요 선수들의 선택은 거의 예외 없이 KBO 리그에 남는 것이었다. 일부 선수는 “도전해도 성공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현실론을 내세웠다. 선수 트레이닝 시스템과 유망주 성장 사다리 역시 국내리그 내의 경쟁에 최적화되어 있어, 글로벌 무대 적응력과 멘탈리티를 기르는 데에는 미흡하다는 분석이 많다. 이는 유소년 시스템부터 구단 프런트의 장기 비전, 그리고 에이전시의 매니지먼트까지 모두 연동되는 구조적 문제로 직결된다.

경기 흐름과 선수 퍼포먼스를 세부적으로 봐도, 해외파 선수의 결핍이 뚜렷해진다. 투수 라인업은 구속이 다소 정체되고, 제구와 변화구 완성도에서 도약이 쉽지 않다. 야수진에서도 일본 NPB나 MLB 경험을 바탕으로 시야나 베이스러닝이 뚜렷하게 향상된 사례가 줄었다. 2024년 이후 대표팀 엔트리 25명의 최근 5년간 커리어를 보면 한·미·일 리그 경험자 비율이 과거 40~50%에서 올해는 20% 아래로 낮아졌다. 이는 경기 템포를 바꾸는 클러치 상황 대처, 위기관리 능력에서 오히려 퇴보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해 아시안게임-프리미어12 연쇄 개최 기간 중, 한국 공격진은 결정적 고비마다 안타 생산력이 뚝 떨어지는 등 확실한 한계를 노출했다. 내부경쟁만으론 더 이상 경기력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구단 경영진의 보수적인 행보 역시 우려를 더한다. 빅마켓 구단을 중심으로 해외파 영입이나 장기적 투자에는 소극적인 반면, 단기 성적 지상주의와 흥행 마케팅에만 매몰되는 단점이 최근 두드러진다. 기업식 경영효율화와 중계권 중심의 수익모델 강화에만 편중된 전략이 결국 본질적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야구팬들은 ‘4강 진출’ ‘관중 수익’ 등의 짧은 지표보단, 꾸준한 선수 해외진출, 새 트렌드 수용, 국제 스카우트 확충 등 근본적 혁신을 원한다. 하지만 선수단 설계와 프런트 혁신은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국내만의 리그’라는 폐쇄적 틀만 더 견고해진다. 반면 일본 NPB는 메이저리그 직행, 구단 간 국제교류, 용병 영입 등 개방적으로 가치를 확장하고 있다.

문제의 뿌리는 사회문화적 환경에도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메이저리거 DNA, 장기프로젝트 중심의 일본식 유소년 육성, 유연한 프런트 행정 등은 아직 KBO가 답습하지 못한 장점들이다. 감독, 코치, 선수, 프런트, 유소년 시스템 등 야구 생태계 사방에 ‘국내 최강에 만족’하는 관성이 퍼져 있다. 그 와중에도, 드물게 NPB나 MLB 중간 급 선수들이 나가서 변화를 체험하고 오지만, 이 흐름이 지속적인 ‘내수 안주’에 밀려 사라질 조짐이다. 국제대회 연전연패, 선진 리그와의 실력 격차, 해외 도전 기피 등이 맞물려 한국 야구에 ‘중국 축구화’의 그림자가 깔리고 있다.

야구 본질을 되찾아야한다. 급속한 리그 내 성장에 도취돼, 세계무대 흐름과 퍼포먼스 진화에서 뒤쳐질 경우 한순간에 패권이 무너진다는 뼈아픈 교훈은 이미 중국 축구에서 확인됐다. 선수 개개인의 퍼포먼스 업그레이드는 더욱 많은 도전을 통해 가능하다. FA시장, 유소년-성인 간 성장체계, 구단 경영문화 등 프로야구 생태계 곳곳에서 국제화, 개방성, 모험심을 중시하는 방향전환이 시급하다. 국내 스타가 아닌 월드클래스 스타 배출, 코치-프런트의 선진화, 그리고 야구팬의 비판적 관심이 이 변화의 동력이 되어야 한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해외 도전 없는 K-야구’ 자성의 시간…중국 축구의 그림자 드리우나”에 대한 6개의 생각

  • 중국 축구랑 비교라니 진짜 수준 떨어졌나 보네 ㅋㅋ 내부만 보고 살다 망하는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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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스포츠, 계속 이런식이면 답없음…국제대회 가면 실력차 내놓고 변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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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이렇게 쭈그러드는 야구(국대)는 진짜 안타깝네요. 해외 진출 길도 막히고, 선수들 다 국한된 시장에서만 남아있고…한때의 영광 생각하면 왜 이렇게 됐는지 속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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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수용 리그ㅋㅋ 이대로 가면 진짜 중국화겠네요. 무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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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진출 줄어드는 현상, 경영진의 안일함과도 이어진다는 의견 공감가네요. 일본처럼 시스템 혁신이 절실하다고 봐요. 자칫하면 진짜 K야구도 고립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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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감 있는 지적이네요. 선수들도 국제무대에서 경험 쌓고, 구단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구조로 가야 재도약할 겁니다. 팬들 역시 단기 성적 말고 발전을 지켜보는 시선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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