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포츠 지역 활성화법, 본회의 통과로 판이 달라진다

국회 본회의에서 ‘이스포츠 지역 활성화법’이 최종 통과됐다. 그동안 수도권과 일부 메이저 도시 중심으로만 움직여왔던 이스포츠 씬에, 전국단위의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이제는 단순히 서울 한복판 PC방에서만 뜨겁게 달아올랐던 대회들이, 전국 각지의 라이브 이스포츠 경기장, 공공 인프라, 소규모 커뮤니티 센터 등으로 퍼져나갈 발판이 생긴 것이다. 법안의 핵심은 지역별 이스포츠 시설 조성, 생활e스포츠 프로그램 지원, 청년 창업 및 신산업 인재 육성 지원 확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투입이 뒤따르면서 지역별 게임 인재 생태계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이스포츠 구조를 보면, 경기 수도권 집중도가 상당히 높은 편. 빅리그 본진 및 게임사 라인업, 토너먼트 개최지, 메이저 구단 모두 수도권 위주다. 실제로 LCK, VCT와 같은 리그조차도 판교-상암-잠실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왔다. 하지만 지역활성화법 효과는 이 판세를 흔들 수 있다. 우선 지역마다 중소도시 단위의 공식 e스포츠 경기장 설립이 가능해지면서, 리그 하부구조와 신인 발굴 패턴이 새롭게 변화할 수 있다. 리저널(Regional) 토너먼트가 각지에서 잇따라 등장할 수 있고, 청소년, 대학, 동호인 등 아마추어 계층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다. 소위 인구 빨, PC방 밀집지 등 서울 중심 시야에서 벗어난 다양한 선수, 스트리머, 구단 경영 모델이 실험될 구간이 점차 넓어진다는 이야기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었다. 중국 LPL(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의 경우 지방에 소속 구단을 두거나 대형 경기장을 설치, ‘지역 프랜차이즈’ 느낌을 심어온 지 오래. 북미 LCS도 대학 리그+각 도시별 인재풀 연계를 파고들면서 롱런 중이다. 이 흐름이 한국에서도 도입된다면, 수도권-비수도권 이스포츠 격차 해소 뿐만 아니라 신규 IP 발굴, 지방팀 프랜차이즈화, 지자체 관광 산업과의 콜라보 등 부가가치 확장이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메이저 종목 확대와 인재 유출 방지 메커니즘, 그리고 지역 고유색 반영에 있다.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발로란트 등 일부 대형 타이틀에 몰렸던 지원이, 다양화되는 물길을 탈 명분이 마련됐다. 또 수도권으로 빨려들어가는 선수나 코치진, 스트리머가 각 지역에 더 오래 머무르면서 현지 브랜드·팬덤을 키우는 ‘로컬 파워’ 전략도 적잖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협·단체 차원에서 지역 리그 운영, 생활e스포츠 교육, 동네 페스티벌 등 다각도 실험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 이스포츠라는 게 결국 새로운 세대, 디지털 시민들의 놀이와 성장 문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조직과 학교, 지자체의 젊은 주도권이 더 강하게 작동하게 된다.

게임사-지자체-교육기관-미디어까지 연결되는 클러스터가 전국으로 확장되면, 단순히 ‘서울=강팀, 지방=약팀’이라는 클리셰 자체가 흔들리고, 판 자체가 분산된다. 이스포츠 업계 전체 파이도 커지지만, 기존의 패턴도 크게 바뀐다. 예를 들어 지금은 지역에서 실력 있는 이스포츠 유망주가 발굴되어도 수도권 팀으로 이적하거나, 아예 해외로 빠져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앞으로는 다양한 로컬 오디션, 연습생 시스템, 커뮤니티 대회 등 하부구조가 촘촘하게 깔리면서 ‘지역에서 쭉 키워내는’ 성장 경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각 지역이 고유색을 띠는 것이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 부산이라면 해양, 광주면 예술/평화, 대전은 과학/게임 개발, 강원은 자연환경과 관광 등 지역 특화 스토리텔링을 입힌 이스포츠 리그 브랜딩, 선수단 운영이 대세가 될 것.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인구 감소나 청년 유출 심각성이 커졌던 만큼, 게임-엔터-관광을 연계하는 e스포츠 기반의 복합 산업 모델이 필수. 고용·창업·문화 파이프라인이 한 번에 돌아가는, 한국형 이스포츠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된다.

안팎에서 우려하는 과제도 분명하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 경기장·시설 건립 이후의 지속가능한 운영, 단발성 이벤트로 그치는 ‘지역 축제성’을 어떻게 상시 구조로 흡수할 것인가, 그리고 e스포츠 내 양극화 해소·지역 치킨게임 같은 문제까지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판 자체의 지형이 뒤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어디서부터 체감될지는 지방 대학 e스포츠팀, 생활e스포츠 동호회, 그리고 동네 PC방 기반의 소규모 리그 등 풀뿌리 단계에서 가장 먼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빅리그의 흔들림과 동시에, 전국구 선수단 스카우트, 원정 경기의 일상화, 로컬 기반 미디어 중계 시장 등 다양한 지각변동이 뒤따를 가능성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스포츠가 단순 문화 산업을 넘어 사회적 자본과 연결되는 지금, 이번 법안 통과는 리그·메타·지역경제에 모두 새로운 경험치를 부여하게 될 자리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이스포츠 지역 활성화법, 본회의 통과로 판이 달라진다”에 대한 8개의 생각

  • 드디어 균형 맞춰가나?! 기대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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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축제+이스포츠=돈만 잃는다!! 실적내기용 행사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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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e스포츠 확산되면 가족 단위 참여도 많아질 듯 싶네요. 평일 저녁 PC방도 활기띠고, 세대 소통도 더 잘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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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까지 지방 경기도 많았지만 대체로 보여주기식이었다고 느꼈는데 이번엔 제도적으로도 성과가 이어질지 진짜 궁금함… 결국 중요한 건 지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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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돈은 수도권에 뿌려지겠지!! 기대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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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에 경기장 짓는다고 프로팀 나오나🤔 세금만 날리는 거 아니고…? 또 용역만 배부름. 돈 더 필요한데서 예산 빼온 거임 분명. 패턴 뻔하다~ 누가 투명하게 관리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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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가 이딴걸 이제서야?ㅋㅋㅋ 지자체장님들 ‘우린 부산이스포츠, 난 제주 게임왕’ 콘테스트 각 나오겠네~ 예산 펑펑, 옆동네보다 경기장 크게 짓자 드립에, 인기 떨어지면 칼같이 접는 거 뻔하겠는데? 정치도, 게임도 실속 좀 챙기자 제발;; 젊은이들 한탕주의만 배우는 거 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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