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어도 멈추지 않는 이야기의 파도, 극의 계보를 잇는 SBS 시즌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은, 종종 마치 장마철 땅 아래에서 솟아나는 물처럼 끝없이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따라 걷는다. 사람들은 그 흐름을 기다리고, 때로는 그 속에 몸을 담근다. 2026년, SBS의 시즌제 드라마는 마치 긴 숨을 몰아쉬며 다시 한 번 시청자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재벌형사’, ‘지판사’, ‘굿파트너’, 새롭게 돌아오는 이 이름들은 익숙하면서도 또 다른 설렘을 예고한다. 드라마란 어쩌면 우리 삶의 은유, 기막힌 우연과 섬세한 운명,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의 변주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지상파의 드라마 편성이 시즌제의 비을 타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한 번 흘러가면 그저 잦아들던 과거의 단발성을 넘어, ‘시즌’이라는 이름 아래 동인도 화산처럼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이른바 성공의 공식, 그러나 공식 뒤에 남은 것은 인물들의 더디면서도 치열한 성장과, 시청자와 맺는 정서적 유대감이다. ‘재벌형사’는 기존 수사물의 틀을 뒤집으며 자본과 권력, 도덕이라는 어둡고 단단한 그늘을 농밀하게 비춘다. ‘지판사’는 정의로운 심판자의 내면과 윤리의 경계선을 섬세하게 그렸고, 로펌 드라마 ‘굿파트너’는 법정 밖 일상과 인간적 결핍, 치유의 순간까지 포착한다. 이 모든 서사는 한순간만을 비추는 조명 대신, 계절처럼 쌓여가며 다시 돌아오고 있다. 마치 무대가 변해도 무대 위 누군가는 계속 걸어가야 한다는 운명처럼.

한국 드라마 산업에서 시즌제란, 결국 변화를 받아들이는 진화하는 유전자다. 감정의 파동, 인물과 관계의 깊이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또렷해지고, 한 편 한 편이 독립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동시에 한데 어울릴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 국내에서는 오랜 시간 ‘시즌 드라마’는 낯설기만 했던 말이다. 바쁜 제작 환경과, 실시간 시청률 경쟁에 밀려 늘 새롭고 짧은 유행을 좇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3년 SBS ‘모범택시’와 같은 작품이 시즌제의 흥행을 본격적으로 알렸고, 2024년 ‘재벌형사’, 그리고 2025년 연이어 방송된 시즌들이 이 변화를 굳건히 했다. 드라마는 이제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찬찬히 시간을 두고 누릴 수 있는 경험재의 의미를 바꿔버렸다.

이 큰 흐름을 따라가는 배우와 제작진의 노고엔, 무대 뒤의 빛과 그림자가 함께한다. 매 시즌마다 새로운 연기적 변주, 예상치 못한 서사의 회로, 신인 작가의 용기와 베테랑 연출진의 집념이 보이지 않는 결점을 메꾸고 있다. 무엇보다 시즌제로 인한 캐릭터의 성장이 시청자에게 선사하는 감정적 방점 – 이것이야말로 대장정의 이유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인생의 조각들이 조금씩 엮여가는 매혹을 시즌제에서 발견한다. ‘재벌형사’의 황금 수사대와 심의 교차점, ‘지판사’의 인간적인 고민, ‘굿파트너’의 엇갈린 우정과 치유의 단서. 어느새 앉은 자리에서 탄생한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은, 이야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주 밤 텔레비전 앞으로 모인다.

물론 변화의 길엔 늘 손끝이 시린 바람도 분다. 제작비의 부담, 흥행 압박, 시즌을 잇는 서사의 완성도라는 높은 장벽. 그리고 배우 교체나 연출진 변화가 빚는 미묘한 분위기의 어긋남까지. 시청자들은 때때로 “확실히 시즌2는 힘이 떨어진다”, “새 시즌엔 원작의 색이 옅어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단점 역시 또렷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서사가 계속된다는 사실 자체가, 이 시대 이야기가 얼마나 끈질기고 집요하게 사람들 마음속을 판다는 증거가 아닐까.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는 이 땅에 깊이 뿌리내린 목소리의 증명이다.

트렌드는 흐르지만, 정작 오래 가슴에 남는 것은 ‘이야기하는 존재’라는 자각이다. 시즌제의 성공은 이제 SBS만의 자랑이 아니다. tvN, JTBC 등 타 방송사들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트리밍 오리지널’ 등으로 새로운 시즌제 작업에 뛰어들고 있다. K-드라마는 변방이 아닌, 세계의 중심에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무대를 넓히며, 시즌제는 글로벌 오디언스를 향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SBS가 시작하는 또 다른 시즌들은, 코로나 이후 문화산업의 치열한 재편, OTT 시대의 도전 속에서 지상파 고유의 의미와 존엄을 지켜내려는 긴 여정이기도 하다.

계속해서 이야기를 지어내는 이 축제 그 한 가운데에서, 우리는 반복되는 장면 속에 담긴 작은 떨림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계절이 흘러도 이야기의 파도는 멈추지 않고, 다음 시즌의 제목을 떠올릴 때마다 기대와 그리움과 떨림이 동시에 피어난다. 긴 밤을 지새우며 누군가의 삶을 함께 걷고 있는 우리는, 어쩌면 이 시대의 진정한 청중이자, 또 다른 창작자일지 모른다.

정다인 ([email protected])

계절이 바뀌어도 멈추지 않는 이야기의 파도, 극의 계보를 잇는 SBS 시즌제”에 대한 6개의 생각

  • 시즌제의 장점이 뭔지? 솔직히 집중도 떨어진다는 느낌 든다. 그래도 매력 있는 캐릭터면 봐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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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즌제라니…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겠네🤔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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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분위긴 좋은데 시즌 늘어나며 맥락 잃지 않을지 살짝 걱정됨. 그래도 볼 게 많아져서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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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x_repudiandae

    요즘 SBS 진짜 시즌제 잘 뽑는다~ 다른 방송사도 좀 따라해라…ㅋㅋ 재밌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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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시즌엔 어떤 반전 보여줄지 궁금🤔 시즌제 계속되면 배우 물갈이될까 걱정되는데… 아무튼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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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 재벌형사 설정 듣고 피식함?ㅋㅋ 그래도 이상하게 잼날 듯. 시즌4까지 나오면 인정해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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