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부터 스트리트 브랜드까지…日 패션 ‘전성시대’
도심 곳곳에 긴 줄이 늘어선 니하야쿠센(二百千) 팝업스토어와 프리미엄 브랜드 못지않은 디자인 감각을 보여주는 일본 SPA 브랜드의 약진. 후지산 너머서 도쿄 거리를 걷다 보면 최근 일본 패션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활력은 더 이상 일시적 반짝임이 아니라, 일상에 깊게 스며든 새로운 일본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라는 확신을 준다. 엔저로 값싸진 일본 투자가 핫한 이슈가 된 한편, 의외로 패션 마켓의 온도는 국내외 소비자 사이에서 더욱 뜨거워졌다. 한때 패스트 패션의 상징으로 명맥만 겨우 유지하던 유니클로와 지유(GU)는 어느새 세련된 컬렉션과 콜라보 전략으로 ‘쿨 재팬’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재구축했고, 앤아더스토리즈와는 또다른 ‘일본식 미니멀리즘’ 바람을 불어넣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여행 쇼핑 키워드는 단연 ‘도쿄 SPA 하이브리드 쇼핑’이다.
신오쿠보, 시부야 등의 젊은 층 대세 스트리트 브랜드를 중심으로 스트리트 패션 시장 역시 예전 로컬 스케이터 감성의 차분함에서 벗어나 더 다이내믹하고 선명하게 변주되고 있다. Wtaps, 네이버후드, 아더에러, 베이프, 에비수 등 국내외 마니아층을 자극하는 스트리트 레이블은 각종 한정판 드롭, 브랜드 피규어와 라이프 굿즈를 엮은 오프라인 행사를 일상적으로 연출한다. SNS 기반의 정보 확산과 콜라보에 목마른 Z세대, 그리고 가격을 넘어 ‘경험’과 ‘소장가치’를 따지는 신중년까지, 일본 패션의 현재는 그야말로 세대와 문화를 초월한 확장기를 맞았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일본 로컬 브랜드들이 ‘안정감’과 ‘과감한 해체’를 동시에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튜디오니콜슨, 수미카와, 사카이 등 일본의 신개념 하이브리드 브랜드들은 기성복과 오트쿠튀르, SPA와 하이패션의 기묘한 경계에서 유기적으로 양쪽의 장점을 흡수한다. 스플릿 쇼핑, 리미티드 에디션, 미니 컬렉션 등다채로운 전략을 펼치는 와중에도, 일본인 특유의 섬세함과 원단에 대한 집착, 계절감을 섬세하게 파고드는 ‘컬러 컨설팅’은 여전히 건재하다. 2025년 도쿄 패션위크를 필두로, 일본 브랜드와 해외 디자이너 간 경계를 경쾌히 허무는 협업도 더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해외 소비자와 인플루언서, 패션 마니아 집단이 일본 브랜드의 ‘가성비’와 더불어 ‘희귀성’, ‘브랜드 역사’를 열렬히 소비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엔저 영향으로 인해 일본 내 현지 구매력이 올라가면서, 내수시장은 오히려 더욱 정교하게 니치마켓을 타깃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양한 감성의 편집샵, 현지 제작 크래프트 아이템, 브랜드별 단독 퀄리티의 테크웨어, 예술과 협업하는 파인주얼리 등, 경험의 범주와 소비의 폭은 그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 덕분에 한국, 대만 등 인근 지역의 트렌드세터들은 일본의 SPA, 스트리트 브랜드를 비롯해 소규모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다방면으로 직구, 릴레이 악세서리 한정구매 등으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일본 패션은 ‘독창적이지만 좁은 시장’이라는 평가와 달리, 2026년 현재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과 여행 업계의 공조, SNS 바이럴까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매력적으로 견인하는 중이다. 이른바 ‘하라주쿠 2.0’ ‘네오도쿄 시크’가 대표적이다. 전통적인 공예와 현대적 디지털 패션, 오타쿠 감성과 세련된 컬래버레이션까지 묘하게 어우러진 존재감. 일본 패션 브랜드 특유의 스토리텔링과 소비자 심리 자극 방식은 오늘날 패션 마케팅의 모범 답안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트렌드 쏠림과 한정판 중심 소비, 플랫폼 중심 구매 문화가 자칫 지속가능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계심도 필요하다. 일본 브랜드의 현재 성공 사례는 소비트렌드 변화와 함께 소재 혁신, 지속가능패션에의 투자 등으로 점차 확장되는 분위기다.
결국 2026년 일본 패션의 전성기는 엔저라는 우연한 바람과 해외관광의 부활, 그리고 브랜드 본연의 독특한 마이크로디자인 전통의 삼각 파동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과 쇼핑, 일상 속에서 ‘작지만 깊이 있는 브랜드 테이스트’를 즐기는 취향 소비가 점차 틈새에서 메인스트림으로 확장되고 있는 현재. 일본 패션의 가장 큰 강점은 대형화, 일관성, 트렌드화가 아니다. 자신만의 조용한 이야기와 정성, 디테일을 담아 소비자와 직접 교감하려는 ‘로컬리제이션’ 정신이다. 결국 일본식 감성의 진짜 가치가 ‘패션’이라는 이름 아래 지금, 이곳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도쿄 스트리트 감성 진짜 독보적이에요🤔👍 심야 편집샵 탐방 소소하게 부러움 많이 생김… 한정판 리셀도 쏠쏠하고요!
엔저 특수 아니었으면 이만큼 뜨진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