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안전보다 속도가 중요한가…국회 세미나의 그림자

최근 국회가 개최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관련 정책 세미나가 안보·정치권 전반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한반도 안보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여야는 전작권 환수 시기와 절차를 두고 첨예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이날 세미나는 집권여당을 비롯해 야당 의원들, 국방 전문가, 전직 참모진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해 다양한 시각을 쏟아냈다. 기사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까지의 환수 달성을 계속 추진 중이지만, 미국과의 실무협의, 한미연합방위체계 유지, 국군 지휘역량 강화 등의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일부 보수 야당에선 ‘무리한 속도전이 오히려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반면 진보성향 야당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민족 자주권 구현과 국방주권 회복 차원의 신속한 이양을 강조한다.

올해 들어 한미 군사동맹이 재점검되는 가운데, 미국은 한미연합사 해체 방지와 조건기반 이양을 고수한다. 미 국방부 대변인도 ‘한미동맹의 안정성과 연합방위능력 보장이 필수’라는 입장을 반복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실제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미 공동 평가,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획득이 아직 미완이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북중러 3각 군사협조가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한국 내 보수층의 경계심을 키운다. 특히 사이버 안보·드론 등 첨단 전장환경이 급변하는 시점에서 국방 시스템 내실화와 연합작전 운용능력, 한국군 독자 정보력 강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단순히 형식적인 전작권 이양만으로는 서울을 지킬 수 없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여야 정치권의 공방도 팽팽하다. 집권여당 내부에서는 국군 통수권 강화와 정권의 리더십 이미지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 엿보인다. “자주국방은 시대적 소명이다”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한편, 실제로 정부·여당이 환수 시점을 명시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점은 모순으로 지적받는다. 야당은 오히려 집권여당이 국내 정치 목적과 대외 과시 효과를 모두 노리고 있다고 꼬집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야당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자주국방을 실현할 시간이라는 강력한 기조를 내세우며, 전작권 환수 지연이 한미 비對등 관계에만 의존하는 ‘아메리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를 덧붙인다. 이 과정에서 ‘기준 없이 밀어붙이기’라는 비판과 ‘조건을 충족하면 문제없다’는 반론이 엇갈린다.

대한민국 군사주권 논쟁은 단순히 기술적 역량이나 동맹구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작권 환수의 본질은 한반도 군사 환경 변화를 주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에 있다. 2024년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한층 기형적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우리 정보자산 및 실전운용 경험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군 정보·정찰 역량에 대한 한국군의 의존도, 그리고 현실적으로 장기화된 동맹 틀의 한쪽에 “전략적 굴레”가 자리잡는 모순 역시 논쟁의 핵심이다. 중도·진보 스펙트럼에선 저변의 동맹 피로감과, 각종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자주’ 담론 열망이 맞닿아 있다. 한편, 보수·집권 세력은 북한 도발억제와 억지력 유지를 들어 서두른 환수의 위험성을 온몸으로 경계한다.

각계 전문가들은 ‘일정에 쫓기는 정책 실패’ 가능성을 우려한다. 실제 한미연합작전의 지휘구조, 실무능력, 정보체계 전환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환수는 자칫 상징적 결정에 그칠 수 있다. 예산 투입, 대대적 훈련, 정보체계 구축 등 현실적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방력 체계의 정밀한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일부에선 “단순히 날짜만 맞추는 것은 오히려 동맹의 신뢰마저 저해할 수 있다”는 조언을 덧붙인다. 최근 진행된 한미 통합 훈련 성과를 두고도 평가가 엇갈린다. 정부는 “한국군의 독자적 연합작전 능력이 상당 부분 확보됐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실시간 정보 공유, 통합작전 지휘기능에선 심화 과제가 뚜렷하다는 게 전문가 그룹의 진단이다.

현 시점에서 ‘안보와 자주 사이’의 균형은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국민 불안감 해소, 국군 신뢰 회복, 국방예산 효율화 논쟁까지 중첩되어 정책 결정이 단순치 않다. 대외적으로는 동북아 지역정세 변화, 미중 전략경쟁 구도 속 한미동맹의 전략적 유연성, 북한의 도발 양상 변화가 맞물려 있다. 결국 전작권 환수는 정치적 과시용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 ‘운용 능력’ 및 ‘대내외 신뢰’라는 실질적 기반 위에 접근해야 할 국익의 문제이다. 국회 정책 세미나가 단순한 정치 논쟁장이 아니라, 한미 양국의 신뢰와 국민적 공감, 그리고 국군 역량의 현실적 진단을 함께 점검하는 기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 지역·국제 정세, 그리고 한국군 내부의 냉정한 역량평가가 종합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시한에 쫓기는 ‘속도전’이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체계적 준비가 언제든 대한민국 안보를 최우선으로 두는 정치권의 과제임을 강조한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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