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가을야구 진출로 5강 윤곽 완성…‘승리 공식’이 빛난 순간들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5팀이 모두 확정되는 순간, 두산 베어스가 ‘가을 야구’ 티켓을 가장 뜨겁게 쥐었다. 10월 1일 기준, 두산은 막판 극적 진출로 명장면을 썼고, 순위 싸움이 끝을 맺으면서 KBO의 올해 판도 역시 압축됐다. 현장에서 느껴진 두산의 경기력 변화와 주요 선수들의 퍼포먼스는 무엇이었나. 이미 선두권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SSG 랜더스에 이어 키움과 함께 남은 마지막 한 자리를 두산이 차지하면서, 각 구단의 특징적 전술과 선수 활용, 결정적 장면들이 올 시즌의 승부처였다.

두산의 올 시즌 후반부는 ‘집중력’과 ‘변화 구사’라는 두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전반기만 해도 부상과 불안정한 불펜, 미묘한 타순 변동으로 답답한 흐름이 잦았다. 하지만 9월 이후 두산은 실질적으로 수비 라인의 안정, 신예-베테랑 조화가 극에 달했다. 특히, 최근 한 달간 리드 상황에서 단 한 번도 블론세이브 없이 버틴 불펜진의 공헌도가 결정적이었다.

정수빈의 리드오프 안착, 김재환의 부활, 그리고 경기 후반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린 양의지의 존재감은 현장에서 보는 기자조차 소름을 느끼게 했다. 양의지는 시즌 후반 20경기에서 타율 0.388, 4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경기 흐름을 바꾸는 키플레이어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예상을 깨뜨린 미들맨 홍건희의 분전, 셋업 최원준의 필승조 조합도 또 한 번 두산 야구 특유의 ‘짧고 굵은 승부’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두산은 8월 말부터 1점차 승부에서 12승3패로, 리그 최강의 집중력을 선보였다.

숫자만 봐선 단순해 보일 수 있으나, 두산의 실질적 경기력 변화는 공격 루틴과 투수 운용의 유연함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중위권 교착 상태에서 박종훈 감독은 기존 중심 타선의 비정형적 타순 실험으로 타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분산시켰다. 상대 에이스와 만난 경기마다 번트를 적극 활용, 주루플레이의 날카로움을 더하는 전략적 운영이 당일 리포트에서도 반복 확인됐다. 더그아웃에서는 수차례 리더십 회의가 있었다는 후문. 실제로 두산은 8월 말 기준 병살타를 리그 최소 기록으로 줄였으며, 득점권 타율이 0.301까지 치솟았다.

투수주에서는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 임창민의 존재도 크다. 구위가 살아난 2선발 이용찬과 더불어, 좌완 김명신의 좌타자 맞춤 활용 역시 경기 내내 상대의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클로저 사용법 역시 인상적이었다. 불펜 오버페이스 우려가 있었지만, 철저한 관리와 매 경기 플랜B·C를 동원해 마무리 싸움에서 승률을 지켰다. 이날 정규 시즌 막바지, 두산은 후반 8경기 중 7승1패. 이 과정에서 경기마다 수비 실수 최소화, 적시 대타 기용, 그리고 5이닝 이후 실점 억제 등 인상적인 지표가 쏟아졌다.

다른 구단과 비교했을 때 두산의 스토리는 특히 리그 판도에서 의미가 크다. 초반 강세에도 불구하고 막판 뒤집기를 허용한 NC, 젊은 선수 육성에 치중해 롤러코스터를 탔던 한화와 비교하면, 두산은 위기의 순간마다 조직적·심리적 대응이 압도적이었다. SSG, 키움 같은 안정된 상위권 팀과 치열한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강팀 특유의 집중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포스트시즌 5팀이 확정된 지금, ‘누가 가을의 왕이 될 것인가’라는 새로운 화두를 두산이 던진 셈이다.

오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선 단기전 특성상 불펜 운영과 벤치 작전이 승패를 가를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산의 베테랑 코어가 만든 페이스와 벤치 리딩, 그리고 남은 변수(부상·필승조 피로도)를 어떻게 조합할지가 관건이다. 정규 시즌 성적이 아닌 단기전 심리와 집중력, 결정력 싸움이 뜨거워질 만한 분위기다.

2026 KBO는 다시 한 번 ‘두산 신화’의 재현을 예고하고 있다. 팬들은 극적인 승부와 명승부를 기다리고 있고, 선수단 역시 마지막 가을 무대를 향해 최상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을 야구의 본질은 흔들림 없는 순간순간의 선택, 그리고 백업의 힘이다. 두산은 그 공식을 또 한 번 보여줬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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