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1심 ‘벌금 1천만 원’…국민의힘의 ‘정치 판결’ 주장, 법원 신뢰 흔든다
서울시장 오세훈이 1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천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은 해당 판결 직후 “여당 무죄·야당 유죄, 정치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보수 야당의 대표적 대권주자 중 한 명이 유죄를 받은 데 따른 정치적 후폭풍이 크다. 서울시장직 상실 위기, 2026년 정계구도에 미칠 파장, 그리고 사법부의 신뢰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셈이다.
판결의 초점은 명확하다. 오세훈 시장이 2026년 3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와 관련된 언론 인터뷰에서 특정 사안을 왜곡해 발언함으로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1,000만 원의 벌금은 당선무효형에 해당한다. 형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오세훈은 시장직을 잃게 되고, 2026년 총선과 대선 레이스에서도 사실상 큰 타격을 입는다. 정치적 사망 선고라고도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곧장 ‘정치재판’ 프레임을 꺼냈다. “왜 여당은 같은 사안에도 무죄, 야당은 언제나 유죄냐”며 ‘사법 리스크’가 정치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주장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선거법 위반 관련 무죄 사례와 직접 비교하며 법원의 정치적 편향성을 의심했다. 여권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사법부 판결을 정치적이라 폄훼하는 자체가 위헌적”이라며 “법치주의 훼손” 혐의까지 내세웠다. 여야 모두 정치공방의 도구로 ‘사법’을 활용하는 구조다.
정치권력의 지형이 뜨겁게 요동친다. 오세훈은 현 국민의힘 내 최대 중도 성향의 잠룡이다. 보수 재건, 서울 재정비 프로젝트의 상징적 성과를 앞세워 수도권 표심을 크게 흡수한 인물이다. 이번 1심 판결은 내년 총선 공천, 대선 구도, 나아가 서울시 향후 2년의 정책연합 구도까지 송두리째 흔드는 핵심 변수로 바뀌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불안,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의 리더십 리스크, 야권의 중도 탈환 전략 등이 복잡하게 맞물린 가운데, ‘오세훈 변수’는 수도권 민심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여론 흐름도 들끓는다. 최근까지 오세훈의 지지율은 보수진영 내에서 안정적 기반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전국적 여론조사 3개 기관 결과를 종합할 때 오세훈의 정치적 타격은 즉각적으로 4~5%p 하락세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민주당 및 소수 야당 지지층의 결집 현상도 확인된다. 특히 2030세대에서는 사법부 판결의 공정성보다, 정치권 전체에 대한 반감이 심화되는 기류도 있음을 여러 여론분석이 보여준다. 국민의힘 내 친윤·비윤 계파 간 긴장도 표면화된다. 친윤계는 ‘사법부 존중’ 기조로 방어막 구축에 총력이고, 비윤·중도파는 오세훈의 리더십 결손을 당 내 세력 재편의 기회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이번 사건은 결국 정치권 전체에 ‘사법 리스크’라는 구조적 변수를 안겨줬다. 법원의 판결이 정치권력의 대결 구도 속에서 ‘책임 소재’가 아니라 ‘유불리 계산’으로 소비된다.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되는 배경이다. 사법체계의 중립성, 선거법 적용의 정밀성, 판결 이후 법치주의 작동의 현실화 등 다양한 쟁점이 남는다. 법원이 정치적 공방의 먹잇감이 되는 순간, 대한민국 사법·정치 신뢰 모두 급격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금 정치는 승패의 논리를 넘어 신뢰 자본을 얼마나 누가 더 지킬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민주주의의 고도화·법치국가의 진전은 ‘패자도 승복하는 질서’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가능하다. 판결이 불만스럽다고 즉시 정치적 음모론을 덧씌우는 사법 불신, 이를 반사이익으로 호출하는 정파적 비난이 되풀이된다면 그 피해는 국민 몫이다. 보수·진보 모두에게 해당된다. ‘유죄냐 무죄냐’ 만큼이나 ‘판결을 수용하는 자세’가 앞으로 정치판의 품격을 좌우할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항소 방침을 밝힌 상태다. 정치권과 국민이 냉정하게 지켜볼 마지막 기회다. 사법부의 신뢰, 정치의 책임성을 다음 재판과정에서 증명할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윤태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