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 SR의 지역사회공헌 6년 연속 인정이 던지는 질문들
SR(에스알)이 6년 연속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으로 선정되고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의미를 던진다.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공공기관으로서 SR이 지향하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 그리고 우리 사회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심도 있게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인정은 고무적인 신호이지만, 동시에 그 내면에 담긴 가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기도 한다.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기업과 공공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을 평가하여 우수 기업을 선정하는 제도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단순한 자선 행위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다. 특히 SR과 같은 공공기관에게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는 핵심 가치다. 이윤 추구라는 사명 외에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SR의 6년 연속 인정은 그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왔음을 방증한다. SR은 주로 SRT 운영을 통해 국민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의 다양한 필요에 응답해왔다. 취약계층 지원, 환경 보호 캠페인, 지역 문화 활성화 등 그 활동 범위는 넓고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하는 봉사활동,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하는 환경 정화 활동,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위한 협력 등은 그들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활동들은 경제적 가치 창출을 넘어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 향상과 공동체 의식 함양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를 넘어, 우리는 몇 가지 숙고해볼 지점이 있다. 과연 SR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한 복지 서비스의 보완을 넘어, 지역사회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자생력 강화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중도 진보적 관점에서 볼 때, 사회공헌은 단기적인 ‘도움’을 넘어 장기적인 ‘변화’를 지향해야 한다. 단순히 자원을 나누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SR의 활동이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를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공공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은 그 투명성과 효과성 측면에서도 끊임없이 평가되어야 한다. 6년 연속 인정이라는 결과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얼마나 명확하게 공개되고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활동의 양적인 측면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 즉 수혜자들의 삶에 미친 실질적인 긍정적 변화를 어떻게 측정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더불어, 사회공헌 활동이 공공기관의 본질적 업무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지, 혹은 독립적인 부가 활동으로 머무르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철도 운영이라는 핵심 역량을 활용하여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거나, 철도 안전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등 사업 특성과 연계된 사회공헌은 더욱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SR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사회공헌은 더욱 정교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새로운 사회적 요구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개입 지점을 찾아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 내 다양한 주체들, 즉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지역 주민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여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자원을 통합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의 사회공헌이 단순히 ‘인정받는’ 행위를 넘어, 진정으로 ‘사람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SR의 6년 연속 지역사회공헌 인정은 중요한 이정표다. 그러나 이 상이 단순한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깊이 있는 논의와 실천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은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성찰과 혁신이 필수적이다.
— 이상우 (sangwoo.lee@koreanews9.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