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육, 비(非)IT 직군까지 확산… ‘업무 혁신’ 그 현장과 과제

최근 기업 현장에서 AI(인공지능) 교육 열기가 IT 직군을 넘어 다양한 부서로 확산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국내 주요 은행의 영업점, 보험사 상품기획실, 제조업 생산현장, 영업·마케팅팀, 심지어 인사·총무·재무 담당자들까지 AI와 데이터, 코딩 등 디지털 역량을 경쟁적으로 습득하는 모습이다. 사내 자체 AI커리큘럼을 신설하는 은행, 외부의 온·오프라인 AI 부트캠프를 운영하는 대기업, 국가·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인공지능 교육 지원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은행 대출상담사는 “이전엔 엑셀 정도만 다뤄도 충분했지만, 요즘은 고객의 신용데이터를 AI 모델로 분석해 맞춤 상품을 소개해야 한다”며 “사내 AI 기초과정부터 챗GPT 활용법까지 배우고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계팀 김모 차장 역시 “루틴 평가와 리포트 작성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오타·단순반복 업무가 줄고, 예산 분석에 더 집중할 여유가 생겼다”고 실제 효과를 전했다.

이처럼 AI 기술 활용이 ‘전문직=개발자’라는 인식이 바뀌고, 비IT 직군까지 디지털 전환의 ‘실전’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단지 교육 이수식 번호만 채우는 ‘형식’이 아니라, “현장에게 꼭 필요한 실용적 역량 전수”로 나아가는 신호라는 진단이다.

정부도 인공지능·빅데이터 교육예산을 2026년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창의인재 육성’ 기조에 맞춰, 시중은행 전체의 AI기초교육 의무화, 소비자 정보 보호를 위한 AI감사 과정 강화, 마이데이터·금융 자동화 인력까지 지원범위를 넓혔다. 교육부와 과기정통부 역시 ‘비IT 직군 전환자’ 중점 지원을 내걸고, 경력단절 여성·중장년 대상의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도 확대한다.

한편, 이런 흐름의 이면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업종 전반의 “디지털 초격차”를 좁히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준IT화’ 부담이 직원 개개인에게 떠넘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OO생명 노조는 “AI교육 이후 업무량이 줄기는커녕, 새 시스템 적응·자료정리까지 병렬로 맡는 일이 늘었다”며 “결국 야근과 스트레스, 내부 격차로 이어진다”는 지적을 내놨다. 특히 ‘AI가 대체할 일’로 평가된 단순 반복직 종사자들은 역설적으로 더 어려운 입장에 처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에서도 ‘전직원 AI교육’ 바람이 확산 중이다. 미국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 영국 HSBC 등은 ‘리스킬링(reskilling)’에 대대적 투자를 단행했다. 월마트는 매장 관리직 뿐만 아니라, 주차장·택배 담당자까지 데이터 활용, 챗GPT 서비스 실습 과정을 이수하도록 했다. 이에 대한 외신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편에선 “일과 기술이 동반진화하는 세계적 변화”를 반기지만, 다른 한편에선 “AI 활용능력의 불균등한 확장은 조직 내 격차·소진(burnout)까지 초래한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경력·연차별 역량 차를 해소하려 다양화된 교육 방안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신입·중견·고경력자별 맞춤 AI교육 모듈을 개발해 운영한다. 카카오뱅크, 농협 등은 현업 사례 중심의 PBL(Project-Based Learning)과 마이크로러닝, 사내 챗봇 피드백 등을 결합해 추진 중이다. 일부 보험사와 제조업체는 ‘AI 교육 동아리’나 실무 위주의 온라인·오프라인 혼합 프로그램도 속속 구축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금관리, 개인화 신용상품, 보험금 자동 청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AI역량 강화를 통해 더 쉬워지고 있다. 중소기업 경리 김모씨는 “올해부터 도입한 자동회계 처리 프로그램 덕에, 부서 한 명당 월 10시간 넘게 반복 업무가 줄었다”며, “외우던 경비관리도 AI가 알아서 분류하니, 고객 응대와 효율적 자금운용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핀테크 분야에서는 금융보안 등 규제 이슈도 주요 화두다. AI교육의 보편화로 일선 직원들이 소비자 정보에 직접 접근하는 빈도가 늘면, 정보보호 체계의 사각지대와 신기술 남용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실전 사례 중심의 ‘AI 윤리·보안 교육’을 병행하고, AI 에디터·상담 챗봇 준비 과정에서 데이터 탈취, 확인되지 않은 알고리즘 오작동 방지 매뉴얼도 강화하기로 했다.

종합적으로 AI교육이 기업, 조직, 사회 전반에 가져다준 긍정적 변화는 분명하다. 그러나 ‘AI교육=전가불가피’라는 과도한 압박을 방치할 경우, 일선 실무자와 조직 간의 온도차, 새로운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AI 역량 강화만큼, 구성원의 처지와 수요, 학습 환경의 다양성을 고려한 접근이 꼭 필요하다. 결국 AI는 사람을 위한 도구다. 기술의 재빠른 전파만큼, 현장의 목소리와 건강한 사용문화를 키우는 일 역시 게을리할 수 없다.

— 김유정 ([email protected])

AI교육, 비(非)IT 직군까지 확산… ‘업무 혁신’ 그 현장과 과제”에 대한 2개의 생각

  • AI 배우는 건 좋은데… 모두가 적응 가능할거란 기대, 현실 모름…😶‍🌫️ 기술 격차 심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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