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와 안보 프레임의 재조립
13일 오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추정 발사체가 동해상으로 발사됐다는 합동참모본부의 발표가 있자마자,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현 정부의 대북 안보정책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여야 간 안보 책임 공방, 그리고 이른바 ‘가짜 평화론’을 둘러싼 서슬 퍼런 논쟁이 다시금 정치권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은 ‘가짜 평화가 결국 위기를 키웠다’는 논법을 앞세워, 현 정부 대북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했다. 최근의 잇따른 북의 도발 앞에서 정책 기조 지속을 고수하는 집권여당에도 책임론이 향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관통하는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북한의 미사일 전술이 실질적으로 한국 안보 체계 – 특히 방공망 및 미·한·일 군사 협력구조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사실. 둘째, 도발에 대응하는 국내 정치권의 담론 생산이 오히려 안보를 정치적으로 소비하는 ‘프레임 싸움’의 장으로 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는 취임 이후 ‘실질적 억제력 확충’과 ‘확고한 대응’을 약속했지만, 북한의 무력시위가 반복되거나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정책 효과에 대한 실질적 성과를 입증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를 일컬어 ‘허구적 평화’의 종말이라 규정하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대안이나 실행계획은 제시하지 않는 기조가 이어진다. 야당 일각과 사회 시민단체들은 역으로 안보 불안을 정략적으로 소비하는 야권의 태도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고 있다. 안보 논쟁은 곧 당파적 이득 계산법의 장이 됐다.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면, 국민의힘의 비판은 현 정부의 ‘강온 병행’ 노선을 근본적으로 문제 삼는다. 즉, 대화·협상을 명분으로 한 유화책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자극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한미일 방위협력 강화, 3축체계 고도화, 한미 확장억제 실질화 등 현 정부 대응책은 표면적으로는 강경해 보이나, 미사일 배치와 L-SAM 등 방공망 확충 등 구체적 시스템 점검에는 여전히 시급함이 남아 있다. 게다가 북의 도발 빈도와 수위가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하는 정치적 메시지가 국민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엔 한국 안보 논의 구조의 고질적 문제가 숨어있다. 당장의 위협에만 부각된 격앙된 레토릭, 언론·정치권의 프레임화, 그리고 미사일 도발이 반복될 때마다 ‘누가 책임자인가’만을 묻는 무한 책임공방이 되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는 사장되고, 실질적 억제책(지휘·통제·감시·요격체계 점검, 사이버·전자적 대응전략, 국민 보호 매뉴얼 등) 논의는 부차적으로 전락한다.
중요한 것은, 북의 도발에 대응한 정치권의 ‘분노’와 ‘엄정함’ 퍼포먼스가 실제 현장 군사적 대응력·매뉴얼 점검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 국민적 피로감과 무력감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또, ‘가짜 평화론’이라는 비판의 진짜 목적 – 즉, 현 정부 책임론에 몰두하는 야권의 전략 – 자체가 실제 안보 공백 논의에서 벗어난 정치 프레임 공방임을 직시해야 한다. 집권세력의 안보·국방 내러티브 재정립과 동시에, 야권 역시 정략적 책임 공방에서 벗어나 실질 대안 제시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 시점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반복 발사하면서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도 국민적 불안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9.19 군사합의 및 비핵화 국면에 대한 재평가, 그리고 실전적 방위전략·자체 방위능력 강화 등 핵심적 대응이 정책 전면에 부상해야 한다. 유화와 대결, 외교와 군사의 이분법을 넘어서, 한국 안보 패러다임의 전면적 재정렬이 절실하다.
반복되는 도발 이후, 매번 반복되는 정치권의 책임전가·공방구조는 결국 실질적 안보 내실화를 가로막는 또 다른 위험요소임을 인지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짜 평화’ 프레임을 넘어서, 냉정한 위기 관리와 실질적 전력 점검, 그리고 상시적인 국민 소통체계 구축이다. 북한의 위협이 현실이 된 현 시점에서 구호와 프레임보다 구체적 실행력이 절박하다.
— 송예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