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IT파크, 판교에 한국사무소 설립…신흥 디지털 협력의 전초기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자국의 디지털 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 경기 성남 판교에 ‘우즈베키스탄 IT파크’ 한국사무소를 공식 개설했다. 해당 사무소는 양국간 정보통신(IT) 협력 및 글로벌 스타트업 교류 확대를 목표로 하며, 실제로 개소식에는 우즈베키스탄 혁신개발부 장관과 한국 기업인, 관계 정부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한국사무소 설립은 디지털 인재 교류, 클라우드·AI·핀테크 등 첨단 기술 분야 공동사업, 현지 스타트업의 한국 진출 프로세스 지원 등에 초점을 맞춘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디지털 경제 인프라 투자와 창업 생태계 정비에 착수한 국가로 꼽힌다. 2019년 설립된 IT파크는 현재 2,000여 개 스타트업과 60여 개 글로벌 기업을 입주시키며 급성장하고 있다. 2025년까지 IT산업 수출 10억 달러 달성과 5만 명의 IT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등 공격적 성장 전략을 표방한다. 통계청 및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제 우즈베키스탄 ICT(정보통신기술) 수출은 2021년 기준 5억 달러에서 2025년 잠정치 10억 달러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ICT 인력 양성, 소프트웨어 개발, 클라우드 전환 등에서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지속적으로 부상해왔다.

한국 역시 자국 IT 생태계의 글로벌 혁신 확보, 시장 다각화 필요성에 따라 판교를 중심으로 한 벤처 클러스터, 투자 및 스타트업 지원 네트워크의 글로벌 허브화를 추진 중이다. 판교는 카카오, 엔씨소프트, 네이버 등 대형 IT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고, 매년 수십조 원의 IT·테크 관련 투자와 기술 교류가 일어나는 혁신지대로 평가된다. 최근 국내 스타트업 3곳이 우즈베키스탄 정부 지원 하에 현지 진출을 본격화한 사례, 우즈베키스탄인 IT전문 인력의 국내 기업 이직 확대 등 협력 사례 역시 늘어나고 있다. 정보보호산업진흥원(KISA), 코트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정부 및 유관기관 역시 인력 교환, 자금 매칭, 현지화 전략 지원을 잇따라 발표하는 흐름이다.

양국 협력의 핵심 배경에는 노동집약 산업 위주의 전통적 경제성장 방식에서 디지털 및 소프트웨어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현지 젊은 인력의 교육수준이 빠르게 향상되는 한편, 인건비 경쟁력이 유효하게 유지되어 글로벌 IT 아웃소싱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ICT 기업 ‘에피시언트E’와 ‘인포테크’는 우즈베키스탄 IT파크를 거점으로 동유럽·중동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전자정부, 핀테크, 인공지능 등에서 선도적 기술을 보유한 만큼 우즈베키스탄 IT파크의 진출은 단기적으로는 IT 인력 수급, 장기적으로는 합작법인 형태의 공동사업 확대까지 전망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언어 장벽, 법제도 미비, IT 인프라 격차, 산업생태계의 미성숙 등 현실적 과제가 여전히 고착되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영세 스타트업의 경우, 현지 진출이나 B2B 파트너링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규제나 비용 부담을 겪는 경우가 잦다는 피드백이 산업계에 있다. 또, 우즈베키스탄 내 정치·사회적 리스크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남는다. 현지 사업을 전개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작은 규제·변화에도 민감한 만큼, 양국 정부의 세제·비자·법률 인프라 정비, 신뢰 기반의 제도적 안전망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자동차·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계에도 의미 있는 변화로 연결될 수 있다. 기존 단순 완성품 시장 진출이 아닌, R&D 기반의 ICT 융합 확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교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산업 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판교의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우즈베키스탄 대도시 내 스마트 교통 시스템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국내 반도체 설계사가 현지 인재 리크루팅을 위한 채용 박람회를 연 사례가 이미 등장했다.

중앙아시아 IT시장 진출은 중장기적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신시장 개척, 글로벌 분산 개발 전략 강화, 공급망 리스크 분산 효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우즈베키스탄에게도 외화 유입, 첨단산업 내재화,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실질적 이익이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이 점차 블록화, 지역화되는 상황에서 중점 파트너십 구축의 전략적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IT파크 판교 사무소가 단순한 교류 창구를 넘어, 실질적 합작모델과 신사업 확장의 거점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조민수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