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국체전 ‘D-30’, 모두의 예열은 끝났다
남국의 도시 제주에서, 2026년 10월 전국체육대회 개막이 정확히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축구장의 프리킥 전담 선수가 킥 직전 집중하는 순간처럼, 지금 제주 전체가 성공적인 대회 개최라는 한 가지 목표만을 향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관련 부처와 기관, 그리고 체육계 종사자들은 물론, 지역사회와 도민들 역시 이미 정신적으로 최대치까지 무장을 끝냈다. 지난해 97회 대회를 잠실에서 경험했던 전국 체육인들은 이번엔 제주라는 낯설지만 신선한 그라운드로 모인다. 경기는 눈앞에 있다.
대회 준비에는 이미 실전 모드가 깔려 있다. 제주 도청, 대한체육회, 각 종목협회는 리허설에 가까운 현장 점검을 반복한다. 이는 그저 ‘표면적’ 현장 점검이 아니다. 예를 들어 주경기장 잔디 상태만 해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경기력에 반드시 영향을 미치는 피치 컨디션에 버금갈 정도로 정밀하게 관리되고 있다. 세밀한 배수 점검, 적정 수분 유지, 선수안전 매트와 동선 점검까지, 일선 담당 공무원과 전문가가 마치 팀의 수석 코치처럼 슬롯별 세부 전술을 짠다. 그뿐만 아니라, 제주 도내 병원 연계, 자원봉사자 교육 및 배치, 시범 경기 통한 흐름·동선 시뮬레이션은 EPL 클럽의 프리시즌 전지훈련 못지않다.
특히, 이번 대회가 가지는 상징성 또한 특별하다. 제주라는 지리적 특성과 관광·환경 인프라가 가진 이점이 체전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포인트다. 2만여 명 선수단이 제주에 낙하산처럼 내려올 때, 각종 숙박·교통·급식 동선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국 지방자치 단체 협력체계가 수년간 쌓아온 우리나라 스포츠 이벤트 운영 역량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분석할 지표가 된다. 특히 한국 축구에 있어 제주에서 대형 대회가 열리는 것은, 홈경기 특수와 흡사한 지역 밀착형 서포트를 체감할 좋은 기회다. 선수들은 익숙한 수도권이 아닌, 바닷바람과 매서운 제주의 날씨와 환경에 맞춰 빠르게 순응해야 하기에, 각 팀 스태프들은 이미 현지 적응 프로그램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물론, 전국체전을 둘러싼 현실적 과제도 여전하다. 인프라 미비, 교통체증, 예산 부족, 지역민의 피로감, 대회 홍보 등 여러 ‘맞불 전술’이 필요하다. 최근 지역경제의 불황이 이어졌음에도, 제주도는 경기장 보수·신축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반복되는 ‘예산 논란’을 정면돌파하고 있다. 단순히 돈만이 문제가 아니다. 경기 운영 스태프 부족, 지역 교통시설 최고치 몰림, 온라인 입장권 예매 시스템 점검 등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제주 특유의 집단적 결집력은 점진적으로 효과를 발휘 중이다. 실제로 축구의 세트피스 상황처럼 단 한 명의 치명적 실수도 전체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에, 현장의 미세한 변수까지도 철저히 점검 중이다.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제주 체전의 ‘지속가능성’ 전략이다. 내일을 고민하는 축구팀의 스쿼드 구축과 비슷하다. 친환경 자원 활용, 최소 폐기물 정책, 지역 특산물 사용 급식 및 유관 관광 비즈니스 연계가 핵심이다. 전국체전이 단 한 번의 거대한 축제에 그치지 않고, 제주와 대한민국 스포츠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곳곳에 감돌고 있다. 실제로 각지에서 파견되는 스포츠 산업 관계자들은 제주 체전 기간 동안 개최되는 유망주 스카우팅, 협력 비즈니스, 스포츠–관광 융복합 실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성적 경쟁을 넘어, 자생력 있는 한국형 스포츠-관광 모델 실험이라는 점에서 유럽형 멀티 스포츠 이벤트와 맞먹는 의미를 가진다.
축구 담당 기자 시각에서 보자면, 올해 제주 전국체전은 K리그와 유럽클럽 시스템이 각각 가지는 리스크 매니지먼트와 조직력 확보라는 측면에 좋은 비교 사례다. 이미 각 본부별로 세부적 플랜B, 플랜C를 마치 챔피언스리그 8강전 앞두고 라커룸에서 감독이 꺼내드는 전술 노트처럼 준비 중이다. 인적 네트워크 맵핑, 전(全) 종목 상황 발생 시 대응 매뉴얼, 도민-외지 관중 교통정보 고도화까지, 불가측 상황을 상정한 준비가 눈에 띈다. 2024 파리올림픽, 유럽 네이션스리그, 아시안게임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부터 얻은 실전 경험치가 이번 제주 체전에 집약된 모습이다.
결국 이 모든 준비와 전략의 종착지는 성공 개최이다. 제주 체전이 단순히 스포츠 페스티벌을 넘어서, 제주 도민의 자부심과 대한민국 체육계의 역동성을 재확인하는 무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모든 준비가, 경기 전에 선수를 그라운드로 내보내는 마지막 전술 지시처럼 치밀하게 마감되고 있다. 남은 한 달 안에도 또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모르지만, 하프라인에서 팀 전체가 마음을 맞추듯 체육인과 도민 모두가 한뜻으로 뛰는 지금, 승부의 분수령은 이미 시작됐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