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돌봄에 빛나는 현장, 문제는 ‘지속가능성’
부산 북구 금곡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2026년 사회복지 유공 부문에서 부산시장의 표창을 받았다. 이는 지역 내 사회복지 실천주체로서 협의체의 역량이 정당하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북구 금곡동 협의체는 지난 1년간 취약계층 돌봄부터 복지사각지대 해소, 주민참여 연계사업, 생활지원 등 총체적 복지 프로그램을 연속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 시상식에선 지역 내 복지 현장 전문가와 행정인력 등이 ‘현장 중심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서로의 노고를 확인했다.
실제로 2025~2026년 사이 부산광역시는 전체 복지예산 기준 최대 5%의 복지급여 감소 압박을 받은 곳 중 하나로, 기초지자체마다 사회보장협의체 역할이 한층 부각됐다. 금곡동 협의체는 행정동 복지센터와 협력, 1인가구·고령층 돌봄 네트워크 구축, 복지취약지 실태조사, 돌봄서비스 제공 등 현실 맞춤형 활동을 수행했다. 특히 현장지향성과 지역주민 참여 확대는 복지 선순환 구조의 필수 요건임을 재확인시켰다. 이는 중앙정부 중심 정책이 세부 실현 단계에서 갖는 한계, 즉 지역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기관장들 사이에선 “주민이 주인공인 지역복지가 해법”이라는 평도 나온다.
그렇지만 수상의 쇄도 이면엔 경계해야 할 지점도 있다. 지자체 중심 복지사업이 전국적으로 증가하면서, 예산편성 자율성과 투명성, 그리고 질적 확장력에서 큰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협의체 주도의 사회복지 모델이 우수사례로 언급되는 곳이 있지만, 다른 관내에선 실적 중심 홍보·관심 부족 문제가 맞물린다. 지난해 A시 사례에선 협의체가 상 받고도 실질적 복지 향상은 미미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시민단체 일각에선 “지역복지의 실질 효율과 주민 삶의 질 개선을 예산 집행 결과로 재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균형적 시각에서 볼 때, 금곡동 사례는 참여와 현장성, 이중 구조의 조례(지자체-중앙) 하에서 효과적 접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주력 활동의 대다수가 중앙 지원금 및 경정 보조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점은 문제다. 지자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의 복지사업이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중장기 지속가능성에 치명적이다. 더욱이 돌봄과 지원 수요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장 담당자 과부하’와 책임소재 불명확성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 실제 취재 과정에서 지역 담당 복지사들은 “성과 압박에 비해 인력·재원 증원이 늘 제자리”라고 호소했다. 현장과 정책, 두 층위 모두 구조적 한계에 흔들린다는 고백이다.
정치권의 대응도 주목된다. 여당은 시상식을 계기로 “기초복지의 확장성”을 강조하면서, 내년도 국비 보조사업 확대 및 ‘찾아가는 복지’ 프로그램 예산 확대를 공약했다. 반면 야당은 “복지격차 심화와 특정 지역 우선주의”를 문제삼으며, 예산 배분의 투명성·전국 균형을 집요하게 주문한다. 여야 모두 ‘복지복합시설 규제 완화’ 등 지역 중심 복지 신사업에 공감하면서도 재정 재분배 구상과 대상 범위에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나온 ‘지역복지 평가체계 표준화’ 법안 역시 중소지자체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역주도 복지의 사례는 늘어가는 대신, 전체 복지시스템 내에서의 기능 조정과 효율화, 그리고 나아가 ‘수상 실적’에 그치지 않는 거버넌스 설계가 핵심 과제다. 복지정책의 실효성 평가는 무엇보다 지원 대상자들의 삶의 질 변화와 지역공동체의 회복력이라는 실질지표로 정확히 따져 판단해야 한다. 한편, 전통적으로 지역주민·시민사회 역할이 크지 않았던 곳에서는 현장조직 역량 강화, 중장기 사업 설계, 성과 환류 구조 등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수상 그 자체보다 그 과정에 참여한 여러 구성원, 그리고 정책 시스템 전반의 피드백이 균형 잡힌 개선으로 이어질 때, 진짜 의미의 ‘지역복지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환기한다.
거버넌스의 지속가능성과 예산 집행의 투명성,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 체감도’라는 냉정한 평가지표가 앞으로 지역 복지 현장의 핵심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