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테나] 증시를 이끌 것은 낙관론보다 기업 실적

국내 증시가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와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핵심은 단기적 낙관론이 아닌 ‘기업 실적’의 실제 개선 여부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 오랜 시간 몸담아온 기관 투자자들 역시 낙관적 전망에 편승하기보다는 각 기업의 수익성과 구조 변화에 주목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위험 요소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정책, 주요 산업의 회복 속도 등 복합적인 외부 변수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정책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일부 국내 상장기업의 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거나 그 이상을 기록하며 기대감이 커진 측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금융당국 및 정부 관계자들은 증시 상승 구간에서야말로 보다 안정적인 투자 기준을 요구하는 ‘체질개선의 시기’임을 반복 강조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실적 중심으로 몸집을 재편하지 않으면 주가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년 상반기 이익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대형주들이 적지 않으며, 중소형주 역시 일시적 외부 충격에 취약한 모습이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다수 전문가와 정책입안자들은 무엇보다 ‘내실경영’의 중요성을 다시금 지적한다. 제조·수출 중심의 국가 특성을 감안할 때, 공급망 안정성 확보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향후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를 결정짓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은 구조적으로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위기의 진폭이 커질수록 겉으로 드러나는 낙관론이 아니라 정교하고 실질적인 체질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금융, 산업 세제, 노동 등 주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지금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증시 활력은 어느 한 두 가지 정책 요소에 좌우되지 않으며, 다층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법인세ㆍ상속세 등 기업 환경의 안정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 역시 단기적인 주가 부양이 아닌 기업 경영자의 ‘투자 의욕’을 제고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내재하고 있다.

외환시장과의 연동성을 무시할 수 없다. 미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연중 내내 불확실함을 남기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구간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출입마저 증시 변동성의 추가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국면에서 우리 기업이 글로벌 수주, 기술 경쟁력 강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등으로 진정한 실적 반등을 보여줄 때에야 투자 신뢰 역시 회복될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낙관론에 대한 경계 역시 중요하다. 시장에서는 일부 분야의 회복세만으로 전체 산업을 일반화하는 ‘섣부른 상승론’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지표 왜곡, 통계 착시, 대형 M&A의 일시적 효과 등은 투자자 현혹 요인으로 작아 보이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통계적 착시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체질과 체계 개편을 통해 신뢰받는 지표를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최근 발표한 상장사 실적 지표는 계절적·외부적 효과를 제거하고 ‘실질 영업이익 성장률’에 초점을 맞추자는 제언을 내놓고 있다. 이는 정책 신뢰도와 시장 예측력 제고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금융 유치 전략,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확대, 고용시장 경직성 개선 등의 이슈 역시 투자 환경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지원 역시 ‘계획-집행-성과 관리’라는 경영관리적 모니터링과 시장 신뢰 회복의 재료로 작동해야 한다. 실적이 수준에 미달하는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유도 역시 더욱 투명하고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지도적 방향이다. 이는 단순히 상장사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금융 생태계 전반의 신뢰자인 은행·보험 등과도 연동되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 교육의 필요가 재차 대두된다. 최근 급증하는 주식 초보자, 소위 ‘동학개미’ 투자층에게 무작정 낙관론이나 단기 테마 추종보다는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 산업 사이클 이해, 정책 변동의 영향 체감 등 기초적 투자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투자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증권사, 자산운용사들도 단기 전망 대신 ‘핵심 재무 이슈’ 중심의 리서치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국 낙관적 분위기보다 중요한 것은 각종 외부 변수 속에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실질적 혁신과 이익 개선을 보여주느냐이다. 정책의 일관성과 기업의 신뢰 경영이 쌓여야만 시장의 정상적 복원력과 투자심리가 함께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정책통 관리들의 신중한 메시지와 재계의 실적 중심 전략 모두, 현 경제 상황의 복합성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해야 한다. 과거 ‘테마주 열풍’의 반사이익이 아니라, 튼튼한 실적으로 평가받는 경제 생태계가 마련될 때, 투자자, 기업, 국가 모두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박지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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