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만장일치’ 경고, 서울 전월세 시장 추가 상승 압력
서울의 전월세 시장에 다시 한 번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주요 부동산 전문가 50인이 만장일치로 ‘앞으로 전월세가 더 오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전망은 단순한 심리적 조정이 아니라, 실제 정책 및 시장 동인에 근거해 제시된 것이어서 주택 수요자와 임차가구 모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핵심은 공급 부족과 수요 강세가 맞물리며 발생하는 구조적 불균형이다. 2025년 이후 입주 물량 급감이 본격화될 예정인 데다가, 최근 금리 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주택 매매시장이 냉각된 사이, 전세와 월세 수요가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이를 해소할 뚜렷한 정책적 돌파구도 부재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울의 주요 자치구 전월세 거래량은 이미 사상 최고치에 육박한다. 국토교통부 데이터와 한국부동산원 자료, 서울시 내부 보고를 종합하면 2026년 3분기 들어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는 전세금 평균 10% 이상 상승했고, 중저가 월세 거래도 15% 이상 뛰었다. 매물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뚜렷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이 종료된 직후 신규계약 방식의 거래가 시장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리는 양상도 반복된다.
정책적 배경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4년간 정부는 임대차 3법, 다주택자 보유세 인하, 생애최초주택구입 지원, 공공임대 확대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지만 시장의 불안정성은 오히려 고착화됐다. 임대인과 임차인 양측 모두 각자 이익에 맞는 선택을 하며 전세 매물 잠김과 월세전환이 심화됐다. 임대인의 월세 전환은 세제와 대출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 코로나19 이후 체감된 소득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순한 금리 인상 효과를 뛰어넘는다.
현장 중개업계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는다. 최근 영등포구와 마포구, 성동구 등 직주근접이 뛰어난 지역에서 월세 물건 소진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다는 의견이 많다. 일부 지역은 입주 대기자가 아예 길게 대기할 만큼 시장 왜곡이 두드러진다. 최고가 월세는 2년 만에 35% 이상 뛰었으며, 전세 거래 비중은 2022년 3분기 62%에서 2026년 동기 43%선으로 추락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기적 수요 발작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방점을 찍는다. 향후 2~3년간 집값은 정체 내지 소폭 등락하더라도, 전월세 시장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확률이 높다고 경고한다. 내년 4월로 예고된 추가 금리동결 시나리오, 정부의 공급정책 차질, 건설사 부도 등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특히, 전문가 설문에 응답한 50인은 ‘만장일치’라는 이례적 결과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이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집값 대비 전·월세 비율이 이미 서울 평균 51%까지 복원된 상황, 중산층·2030 청년세대 주거비 부담 급증 등 사회경제적 파장이 불가피하다. 임대차 시장별로도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 가속화, 월세 단기 계약 선호, 1인 가구 및 비수도권 전세난 전이 등 2차 파장도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해외 주요 도시 사례와의 비교도 시사점을 준다. 파리, 뉴욕, 도쿄 등 전통적 대도시 역시 공급의 경직성과 임대료 규제, 단기차임 수요 폭증 현상으로 불안정성을 겪고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임차가구의 자산 축적 한계와 주거 사다리 붕괴, 이로 인한 중산층 이탈, 부의 양극화 촉진효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정부 및 서울시의 추가적 정책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중장기 공급대책의 신속한 이행, 저리 임대주택 확대,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거안정 패키지 보완, 임대료 상한제 등 구조적 처방이 요구된다. 단순히 지표 변동에 따라 단기 보완책을 내놓는 수준을 넘어, 시장 신뢰 회복과 임차가구 지원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결국 이번 만장일치 전망은 구조적 원인 해소 없는 ‘벼랑 끝 전월세 시장’의 경고에 가깝다. 수요자의 주거불안, 임대인의 종합 리스크, 제도적 허점 모두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때, 정부 대응이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매년 반복되는 전월세 파동을 단발성 이슈로 치부하지 않고, 근본적 수급 안정과 주거비 부담 완화에 실질적 성과를 낼 정책 집행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 이수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