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자 ‘또 럼’, 미국 외교무대 재등장 ─ 겉과 속이 다른 패권 흥정의 맨얼굴

중국 당대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또 럼(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그는 중국 공산당 서기장이자 국가주석 겸직자다)이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교정책협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에서 공개 정책연설에 나섰다. 단순한 외교행사가 아니라, 미중 힘겨루기의 새로운 변곡점이 된 이 장면의 실질적 의미를 놓치면 앞으로 벌어질 국제질서의 흐름까지 오도하게 된다. 그가 내어놓은 메시지는 평화와 협력을 운운했지만, 돌려 말하는 화법, 상호존중 강조 이면에 숨은 ‘패권 따내기’ 의도가 곳곳에 어른거린다. 퍼포먼스는 온건했지만, 실제 움직임은 오만했고, 대외정책의 핵심은 통상 안보·신기술 선점·인권 개입 차단 같은 ‘굴기 외교’의 강화였다.

‘또 럼’의 미국 방문 시점은 절묘하다. 연방의회가 대만 지원 예산안을 논의하는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IT·반도체 등 산업기반 견제를 주요 아젠다로 삼고 있다. 양극화된 미 대선 정국 속 ‘중국 카드’는 미국 내 갈등의 불쏘시개다. 또 럼이 뉴욕에서 연설한 직후, 뒷무대에선 미중 고위급 외교채널이 수차례 비공개 교섭을 이어간 정황도 포착된다. 말로는 ‘다자 공조’, 실제론 ‘거래와 수싸움’이다.

강단에서 또 럼은 ‘평등한 협의’를 촉구하면서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수백 건의 미중 통상 보복 사례와 동남아·아프리카에서의 중국 자본 약진, 남중국해 문제 등 실제 외교현장의 ‘힘의 외교’는 연설문과 전혀 달랐다. ‘포용’을 입에 담지만, 내부엔 ‘신냉전’ 프레임이 짙게 자리한다. 그는 미·중 상호 신뢰를 외치면서도, 한 발짝만 더 들여다보면 2024~2026년 중국의 군비확장과 통치체계 내 ‘반외세, 반자유’ 코드 강화, 반체제운동 탄압까지 조용히 병행되는 묘수다. 이에 대해 워싱턴과 유럽 언론, 아시아권 분석가들은 모두 ‘중국식 이중화법의 극치’임을 지적한다.

이번 연설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미국 우선’과 ‘중국몽’의 충돌선이 더욱 선명해졌다는 점이다. 또 럼은 미국의 패권적 통상정책, 인권문제 내정간섭에 노골적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목소리 이면엔 중국 기업의 데이터, AI 등 신기술 자기장악 의지, 지정학 주권수호가 또렷하다. 또 럼의 동행 브리핑팀 멤버가 이번 미-중 대화 중 주요 IT기업 대표와 ‘SNS·메신저’ 정보 제출 거부 방침을 공개 협상카드로 꺼내든 점도 눈에 띈다. 기술전쟁 2라운드의 서막이다.

기억해야 할 구조적 비리는 여전하다. 미국과 중국, 두 ‘거인’의 각축 이면엔, 중소국가와 다국적기업, 글로벌 시민의 선택지는 점점 더 좁아진다. 양측 모두 자유·평등·상생의 말을 내세우지만, 실제 협상장에선 자국 이익을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윈윈 구호 아래 진행된 역대 미중정상회담 결과는 각국의 시민자유 후퇴와 신흥국 착취, 경쟁기업 시장축소로 귀결되어 왔다. 무대가 뉴욕이던 베이징이던, ‘패권 다툼의 구조적 폭력성’은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

이번 뉴욕 연설을 계기로 미중관계는 더 복잡해진다. 경제의장벽 재설정, AI·바이오기술·반도체 한정된 협력의 명분 경쟁, 동맹국 줄세우기 등 하위전선에서도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다. 또 럼 체제는 말로는 협력을 강조하지만, 실제론 통제사회 내부 고도화·권력집중도 멈출 기미가 없다. 미중의 ‘새로운 정상회담 시즌’은 평화의 미소 뒤, 무역·기술·환율전쟁은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

진실을 쫓자. 겉으로는 협력과 대화, 실제론 ‘힘의 균형 이동’과 ‘정보주권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 럼의 연설 한마디, 양국 외교관의 웃음 하나 뒤에 숨은 의도를 독자들은 예리하게 읽어야 한다. 다음 국면은 표면에 보이는 이벤트가 아니다. 미중간 ‘보이지 않는 실력자’들이 주도하는 암중협상과 수면 아래 군비·산업·시민자유 축소의 메시지다. 냉정한 감시와 구조적 비리 추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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