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픽]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AI 의료사업 ‘우수사업’ 선정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 AI 기반 의료사업이 2026년 보건복지부 산하 ‘지역혁신 우수사업’에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강원 지역 내 의료 현장에 인공지능 진단 솔루션을 도입해 진료의 정확도와 속도를 동시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24년부터 본격화된 이 프로젝트는 강원도 내 중소·중견 병원을 대상으로 환자 데이터 기반 AI 분석 서비스, 실시간 진단 지원 시스템, 의료영상 자동 판독 도구 등을 공급하면서 의료진의 실무 부담을 낮추고 있다. 실제로 춘천·원주·강릉 등지 5개 의료기관에서 2025~2026년 시범 적용을 거친 결과, 응급실 영상 판독 소요시간 평균 25% 단축, 오진률도 개선되는 등 일선에서 변화가 확인됐다는 진흥원 자체평가가 있다.
치료환경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된 국내 현실에서, 지역 의료혁신의 성패는 ‘접근성’이 큰 변수다. 강원도는 지리적 특성과 노령인구 비율이 높아 만성질환, 사고·재난 대응 등에서 의료 공백 우려가 상존해왔다. AI 기술 도입에 따른 변화가 실제로 현장 긴박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지, 인적자원 보완이 가능한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했다. 2025년 여름, 진흥원 산하 팀이 급성 뇌졸중 응급 환자의 CT 판독을 AI 시스템과 담당의가 동시에 교차 사용해본 결과, 기초단계에서는 오진률이 과거 4.6%에서 2.8%로 떨어졌으나, 대량 데이터 학습되지 않은 2차 모듈에선 판독속도만 개선되고 정확도 상승폭은 미미했다. 현장 의료진들은 “외부 IT 기술자의 짧은 교육만으로는 시스템 전체 활용이 어렵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부의 지역 AI 헬스케어 지원은 2023년부터 각 지자체 단위로 본격화됐다. 전국 7개 광역시·도의 의료 혁신사업 중 이번 강원 사례가 ‘우수사업’에 선정된 배경에는, 도민 의료 빈곤 해소 효과와 더불어 실제 운영·정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타 지자체와 달리 강원은 의료진과 개발사의 공동 전담반을 꾸리고, 환자·가족 대상 설명회 등 이용자 수용성 확보에 힘을 쏟았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동일 사업 중 환자 참여비율이 8%포인트 높고, 실사용 데이터 역시 16% 더 수집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다. 대형병원과 달리 중소 병원 의료진은 AI 시스템 활용 이후에도 “인력 부족 문제는 본질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강원도 내 노인 환자 대부분이 디지털 문맹 수준이거나, AI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단 점도 걸림돌이다. 실제로 2026년 2월 기준 ‘AI 영상판독 결과’에 대해서 일부 병원은 최종진단에 참고서류로만 인정하며, 최종 책임은 의료진에게 귀속시키는 운영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의료 현실은, 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지적될 때마다 더욱 신중한 접근을 촉구받는다.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자체 개발한 ‘K-MediAI’ 시스템이 국제 표준 암호화 모듈을 적용했다고 밝혔으나, 환자 동의체계와 외부접속 검증 조직은 아직 미비하다. 한국의료법학회 측은 “원본 데이터 위변조·지연탐지 권한이 외부 개발사에 집중될 수 있고,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가 애매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장 평가와 함께 이번 ‘우수사업’ 선정을 계기로 전국 지역의 의료 AI 인프라 확충 논의도 가속되고 있다. 서울·부산 등 대형 도시에선 민간기업 주도 플랫폼이 우세한 반면, 강원처럼 공공주도-지역밀착형 모델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었다. 진흥원 측은 향후 도 단위 암·심뇌혈관질환 조기검진 사업, 희귀질환 빅데이터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로 확대 적용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전문 의료진 채용난이 여전한 강원 의료계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단순 소프트웨어 도입에 그치지 않고, 환자 케어 실질변화로 이어지는 데에 정책·현장·환자 측 협력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의 후속 지원금 집행은 내년 상반기 추가 확정될 예정으로, 일선 병원들의 지속적 요구반영과 사용자 피드백 수용 가능성이 관건이다. 변화의 시작점에서 의료혁신이 일회적 수상이나 정책 홍보 활동에만 그치지 않도록, 현장 상황과 환자 경험 최우선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현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