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추석,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여행지는 어디였을까

유난히 긴 연휴와 선선하게 불어오는 초가을의 바람이 맞물리던 2026년 추석, 하늘에는 연신 비행기 구름이 그려졌다. 해외여행객들이 역대급으로 몰렸다는 이번 연휴, 전국의 공항과 항구에는 여행의 설렘으로 조금 들뜬 표정들이 가득했다. 예년과 달리 ‘코로나’의 그림자가 많이 옅어지면서 해외 관문은 다시 여행자들로 북적였고, 익숙하던 일본과 베트남이 아닌 또 다른 나라가, 가장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추석을 앞두고 많은 여행사와 항공사에서 예약 데이터를 집계할 때만 해도, 대부분은 일본이나 베트남이 1위일 것이라 예측했다. 2020년대 중반 들어 숏트립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오사카, 도쿄, 하노이, 다낭 같은 도시들은 여전히 인기 코스였다. 하지만 막상 연휴가 시작되고 예약 통계가 발표되자, 의외의 결과가 여행업계를 놀라게 했다. 2026 추석 최대 해외여행 목적지는 태국으로 집계된 것이다.

평소에도 적지 않은 방문객이 찾지만, 태국은 중장년층부터 2030 세대, 가족 단위 여행객까지 폭넓게 사랑받는 여행지다. 도시에서는 방콕 특유의 혼재된 에너지와 야시장 특유의 향취가 반긴다. 치앙마이나 빠이 이런 북부 도시들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마음 먹고 내려가면 푸껫이나 끄라비처럼 따스한 바다와 이국적인 리조트, 따뜻하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만끽할 수 있다.

추석 연휴의 태국행 여객 증가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었다. 달라진 환율과 항공권 가격, 사전에 강화된 직항 노선, 그리고 여행 트렌드의 변화가 그 중심에 있었다. 올해는 특히 엔화 약세, 일본 내 물가의 오름세, 베트남의 급격한 인기와 함께 항공료 및 숙박비 상승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여행객들의 시선이 조금 더 동남아시아 다른 곳으로 옮겨졌음을 보여줬다.

방콕의 대형 쇼핑몰과 시장, 강변의 루프톱 바와 옥상 카페, 고즈넉한 사원들, 그리고 골목골목을 흐르는 오토바이들의 리듬에 이끌려, 각자의 일상에서 조용하게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였다. 향신료의 깊이가 이색적이고 태국 특유의 어울림식 문화에서 오는 따스함은, 바쁘고 각박한 일상에 지친 한국인들에게 오래도록 잔잔한 위로가 됐다.

떠나는 길목에는 각자의 이유가 담겼다. 어떤 이는 오래된 친구와의 급작스레 잡힌 약속을 위해, 또 누구는 부모님과의 오붓한 추억을 위해, 또 다른 이는 혼자의 길을 선택했다. 태국에서 맞이하는 추석은 고국의 송편과 한과 대신, 진한 똠얌꿍의 향과 달짝지근한 망고, 선선한 해변의 밤공기, 그리고 현지인들과 주고받는 느린 인사 속에 머물렀다.

2026년 추석의 여행 기록, 그 안에는 바뀌는 세대의 취향, 달라진 트렌드가 오롯이 담겼다. 과거의 해외여행 패턴이 일본, 동남아 대표 도시 위주에서 보다 다양한 경험지로 다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낯선 공기, 다른 속도, 별빛 아래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의 이야기가 번갈아 오가는, 그 느긋한 밤들이 한국인의 삶의 결에 조용히 스며드는 걸 바라본다.

추석이라는 시간 속에 담긴 여행, 그리고 태국이 품어준 온기는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온 이들에게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청명한 대기의 끝자락에 스미는 라임과 코코넛, 고수 잎의 상큼함처럼 한국인의 여행지도 서서히 넓어지고 다양해진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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