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근육 욕심에 콩팥 녹는다”…과한 운동이 부르는 ‘횡문근융해증’
최근 근육량을 늘리고 체력을 증강하려는 목적의 운동 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헬스장#와 같은 운동시설이나 각종 온라인 채널에선 근육강화, 체지방 감량,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크로스핏 등의 키워드가 여전히 높은 관심도를 보인다. 그러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심각한 신체 손상을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급성 손상 사례 중 하나가 바로 ‘횡문근융해증’이다.
횡문근융해증이란 근육세포가 파괴되면서 근육 내 효소(크레아틴키나아제, 미오글로빈 등)와 칼륨 등이 혈액 내로 대량 방출되는 급성 증상을 뜻한다. 흔히 장시간 무리한 근력운동, 군인 신병훈련, 마라톤 등 극한지구력 운동 후에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국내 병원 응급실에서도 2,30대 청년 수진자 및 40,50대 중장년 환자 내원 빈도가 두드러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 3년 동안 전국 5대 병원 응급의학과에 접수된 횡문근융해증 사례는 매년 증가추세로 나타났다.
현장에선 주로 고온 다습한 공간에서 과도한 스쿼트, 데드리프트, 러닝 등 반복적인 동작을 견디면서 충분한 수분·영양을 챙기지 못했을 때 위험성이 커진다. 최초 증상은 주로 근육통과 붓기, 갈색에 가까운 소변, 탈진감과 같은 심한 근육 사고 신호로 시작된다. 방치 시엔 신장(콩팥)에 심각한 부담이 누적돼 급성신부전으로 발전, 투석치료가 필요하거나 심하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최근 발표에서 “운동 후 근육통, 어지러움, 무기력, 소변이 찐한 갈색 등 증상이 24시간 이내 회복되지 않으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응급현장에서는 쉬운 근력운동이라 여겨졌던 버피테스트, 크로스핏, 단체PT 프로그램 중에 횡문근융해증으로 쓰러진 환자들이 발생해 신고가 이어졌다. 운동경험이 적은 초보자는 물론 숙련자 역시 충분한 수분공급이 필수적이다.
임상의들은 특히 여름철, 무덥고 습한 환경에서 땀 배출이 많을 때 신장 부담이 배가됨을 경고한다. 2025년 6월 서울·부산 지역에서 발생한 세 차례 집단성 환자 발생 건은 회사 워크샵, 동호회 단체운동 등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환자 전원은 공통적으로 심한 근육통과 소변색 변화, 탈진을 호소했다. 당시 응급구조 기록을 보면 대부분 구급차 이송 당시 체온상승, 복부·허벅지 통증, 심한 구토증상을 보였다.
횡문근융해증의 치료는 빠른 수액치료와 침상 안정이 핵심이다. 경증인 경우 휴식과 충분한 수분섭취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으나, 소변량 감소 또는 혈액검사상 신장수치가 오를 경우 즉각적인 입원 및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의료진은 “운동 전·중·후 지나친 탈수를 경계하고, 반복운동이나 강도 수치를 무리하게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성질환(당뇨, 고혈압, 신장질환) 환자, 50세 이상 중장년층, 카페인·탈수제 과다 복용자에겐 더욱 위험성이 높다.
문제는 지금도 SNS 관련 플랫폼에서 ‘극한의 변신’ 사례가 미화되며, 건강관리의 본질 대신 무리한 근성장과 스포츠 기록 경쟁을 조장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20대 남성 세 명이 2주 만에 각각 10kg를 초과 감량하며 동시에 수차례 웨이트 트레이닝을 반복하다가 횡문근융해증으로 입원한 사례는 대표적인 반면교사다. 건강정보 전문가들은 “각자 신체상태, 환경, 수분섭취 상태에 따라 위험도가 천차만별”이라고 강조하며, 개인의 목표보다 신체 신호를 우선적으로 살피는 자기관리 인식전환을 주문한다.
무리한 운동이 신장기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시해선 안 된다. 운동은 신중함과 균형, 정확한 정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콩팥은 한 번 손상되면 완전 회복이 어려운 장기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단기간의 과도한 근육 욕심 대신 꾸준한 자기 관찰과 적정 강도 조절, 충분한 수분공급을 우선해야 한다. 응급의료 현장에선 이런 위험 신호를 빠르게 인식하는 대응체계와 대국민 건강 캠페인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