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시각에서 다시 본 기후위기: 환경 영상·독후감 공모전이 남긴 질문

2026년 9월,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개최한 제2회 환경 영상·독후감 공모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본 행사는 기후위기를 직접 경험하거나 간접적으로 체감하는 청소년들이 환경 변화와 생태문제에 대해 자신의 언어로 의견을 표현하도록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해당 공모전은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기후위기와 환경 파괴, 생태 보존의 중요성, 소외된 목소리 등을 주제로 영상 및 서면 독후감 형식의 작품을 모집하였다. 실제로 접수된 다수의 작품엔 이상기후, 플라스틱과 해양오염, 지역환경 이슈와 복잡하게 얽힌 사회적 약자의 피해 사례 등이 공통적으로 등장했다. 행사 주최 측이 수상작으로 선정한 작품들 중 다수가 현장 경험이나 실질적 실천 방안을 담아낸 점도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청소년층은 학교와 가정, 온라인 공간 등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감수성을 빠르게 공유한다. 이번 대전교구 환경위의 공모전 역시 기후위기라는 모호한 개념을 구체적 생활 맥락으로 환원함과 동시에, 청소년 개인이 느끼는 ‘기성세대의 책임 회피’와 당사자가 되어가는 불안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1회 대회 이후 불과 1년 만에 지원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는 최근 2~3년 사이에 기후 관련 사회 이슈가 뉴스·SNS·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실천 학교 확대 정책, 8월 환경단체가 주요 도심에서 벌인 청소년 기후행진 등의 시기적 흐름이 이번 공모전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수상자 인터뷰를 살펴보면, “기후위기는 바깥의 이슈가 아니라 내 삶의 문제”라고 답한 응시자가 절반을 넘어선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기성세대와 청소년 간 기후 책임 인식의 간극 역시 복수 작품에서 드러난다. 청소년 응모자들은 경제성장과 개발의 이점을 가장 크게 누린 계층(기성세대)에 비해 세대 간 환경부담 전가에 대한 분노와 체념, 그리고 동시에 실천의 딜레마(지역소멸 우려, 개인의 한계 등)를 작품 내에서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특정 일회용품 적게 쓰기’ 같은 실천적 제언이 여전히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사회·법 제도의 변화 없이 개개인 행동으로만 환경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한계의식도 자주 언급된다. 이처럼 청소년 참여형 환경문화의 확대에는 분명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실질적이고 구조적인 개선방안 마련 없이는 ‘분출의 장’ 혹은 일상적 실천의 알리바이로만 머무를 위험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법조계 및 시민단체 의견이 나온다.

법조계 시각에서 본다면, 청소년의 환경권 보호는 이미 국내외 헌법, 환경기본법 등 제도적 선언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법적 구제까지 이뤄지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며, 최근 환경 소송에서 청소년이 ‘권리주체’로 인정된 판결 역시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 2026년 3월 서울행정법원이 선고한 청소년 미세먼지 국가배상 청구 소송 기각 결정은 “정책과 제도의 실행과정에 청소년 목소리 반영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시민단체 비판을 재점화했다. 이처럼 현실세계의 정책과 입법, 사법적 구제 수단 사이 간극이 크다는 점에서, 환경 공모전 등 참여 프로그램이 담론을 확대하는 통로이긴 하나 실효성 측면에선 물음표가 따른다.

공모전 시상식 이벤트를 중심으로 주요 정치인, 지역 행정가, 환경 시민단체 대표들의 발언 역시 ‘문제 인식의 확산’에 방점을 두고 있다. 다만 법적 규제, 책임 소재 분명화와 같은 구조적 진전은 선언적 언명 이상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 최근 UN이 ‘기후위기 청소년 라운드테이블’ 정책을 권고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실질적 정책참여 모델 및 환경 범죄 처벌 및 예방책 강화가 본격 논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전교구 환경위의 공모전은 청소년 주체적 인식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회 현상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동시대 법·정치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와 정책적 실현 단계의 지체, 그리고 청소년 환경권 보장 시스템 구축의 미비 역시 분명히 드러난다. 실효성 있는 사회적·제도적 진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공모전 역시 잠깐의 공감과 미담으로만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남긴다.

— 김하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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