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판사가 “이 상태론 재판 못한다”는 2차 특검 낙제점 수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가 2차 특별검사 수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 상태로는 재판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점은, 한국 사법 감시의 허약성과 수사기관의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내는 신호다. 법정에서 직접 언급되는 ‘낙제점 평가’는, 수사가 정치화된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역할이 수행되지 못하기 때문임을 단순 사실 차원에서 넘어서 설명한다. 특검 2기의 수사는 이미 출범 전부터 정치권 우위 주장과 시민단체의 압박이 겹쳤고, 수사 착수 이후엔 내부 고발자 보호 체계 미흡, 증거 관리의 비효율, 법원과의 정보 공유 단절 등 다층적인 문제가 노출됐다. 재판부가 “이 자료로는 절대 판단 불가”라고 공개 지적한 건, 경찰 혹은 검찰 등 기존 시스템이 얼마나 허점을 방치해 왔는지 반증이다. 내부 회의 문건과 증거 자료 제출 절차 역시 파편화되어 있고, 그 책임 소재조차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기사에서 판사는 직접적으로 ‘한계’를 지적했으나, 이 배경에 깔린 근본 원인은 수사기관의 구조적 이해 상충, 무거운 정치적 부담, 그리고 언론과 여론의 압박이 뒤엉킨 결과다. 특히 중요한 것은, 직속 특검팀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지는 외압 논란, 담당 검사와 수사관 간 업무 분배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전횡 의혹 등 이미 드러난 뿌리 깊은 부조리다. 다수의 사회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판사의 발언을 두고 “제2의 검찰개혁 신호탄”이라고까지 평가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사건은 구조 개혁 이전에, 시스템 내에 고착된 책임 회피 문화와 결과 없는 ‘일시적 반성’ 관행에서 비롯한 고질적인 부작용임을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 공론회장에선 특검의 존재 이유가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라고 명시되지만, 현실의 구체적 절차와 기록관리는 여전히 구시대 관성에 묶여 있다. 주요 쟁점은 증거 불충분, 혐의 입증 구도의 모호함, 수사 범위 논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최근 법조계에서 나타나는 ‘전서적 처리’ 관행, 즉 핵심 자료 미제출 또는 엄격한 증거능력 심사 회피는, 판사가 왜 공개적으로 수사력 부실을 비판했는지 잘 보여준다. 둘째, 수사기관 간 손쉬운 책임 전가는, 기록의 단절과 사각지대를 낳아 재판부가 실질적 진실규명 도구 없이 결론을 강요받는 구조적 문제를 낳는다. 셋째, 수사의독립성이라는 미명아래 벌어지는 내부 조직의 파벌·폐쇄성은 특정 이해집단의 이익에 수사가 편의적으로 휘둘릴 위험성을 높인다. 연루자 측은 언론을 상대로 수사 무용론, 조사 장기화에 따른 인권침해, 법정 공방의 정략화를 끊임없이 호소해 왔다. 이 과정에서 야권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여권은 특검 폐지를 주장하며 ‘법적 진실’보다 ‘정치적 유불리’를 우선시했다. 판사의 “이대로는 못한다”는 평결이, 어느새 정치 진영의 프레임 경쟁으로 소비되는 것도 현재 한국 사회 시스템의 폐해다. 타 언론 보도를 종합해도 대동소이한 문제의식이 반복된다. 일부 일선 검사, 사법시민단체의 거듭된 우려, 절차적 충돌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더 근본적인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1기 특검 역시 유사한 평가를 받았고, 내부제보자 적시 보호 실패, 위증 교사 등 반복 패턴이 되풀이되는 구조적 약점까지 노출됐다. 결국 이 사건의 본질은 특검제도의 한계가 아니라 수사 기구와 사법부, 그리고 정부정치의 유착·불신 구조 전반에 있다. 기회주의적 책임 미루기, 선택적 언론플레이, 분절된 의사 결정 시스템이 만들어낸 총체적 난맥이다. 재판부가 다시 한 번 강도 높은 질책을 공식 선언한 것에, 우리는 수사기관뿐 아니라 감시자 동원 구조 자체를 근본에서 재설계할 필요성을 직시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 송예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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