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질병청-예방의학회, 감염병 정보 팩트체크 협의체 운영
질병관리청과 대한예방의학회가 공동으로 감염병 관련 정보에 대한 팩트체크 협의체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주요 기관간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등을 계기로 더욱 다양해진 감염병 정보 환경에서 허위 정보의 확산을 줄이고, 입증된 사실과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뢰성 있는 감염병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협의체는 감염병 발생과 확산 상황, 대응 정책, 예방 및 치료에 관한 각종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한다. 실제 운영 방향은 언론에 보도된 감염병 정보, 포털·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는 인터넷 루머, 최신 의학적 발견에 따른 의문점 등 다양한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사회적으로 파급력 있는 정보들을 빠르게 검토하고 사실과 허위 정보를 명확히 가려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팩트체크 방식은 다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는 모니터 요원이 전국적으로 퍼지는 감염병 관련 정보를 선별하는 과정이다. 이후 학회 소속 감염병‧예방의학 전문가가 1차 사실 검토를 한다. 이후 내·외부 자문단 및 관련 분야 전문의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는 방식이다. 허위 정보 적발 시 신속한 반박자료 배포도 병행한다. 이는 K-방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짓 정보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국가 차원의 공신력 있는 정보만 국민에게 유통되도록 관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AI 기술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감염병 관련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급격하게 확산되는 일이 빈번하다.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둘러싼 다양한 오해, 최근 증가한 호흡기·소아 감염 등과 관련한 출처 불명 루머가 대표적이다. 전문가 검증 없이 유포된 정보는 방역 정책 신뢰 저하, 예방접종 기피로 인한 우려, 심하게는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칠 위험을 높인다. 이 때문에 국가 차원의 신속한 팩트체크 시스템은 감염병 대응의 필수가 되고 있다.
다른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면 미국 CDC(질병통제센터),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 등도 이미 공식 팩트체크 채널과 권위 전문기관이 허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기존에는 민간 팩트체크 단체나 일부 의학‧과학 전문 언론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공공기관과 전문학회가 체계적으로 힘을 합친 사례는 이번이 국내 최초다. 이는 정부와 학계 협력체계 전환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NHS와 학계, 언론이 감염병 데이터·팩트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편, 팩트체크 협의체는 향후 일반 국민 문의와 제보도 받기로 했다. 시민 누구나 감염병 관련 불확실하거나 의문스러운 정보를 공식 온라인 창구로 보내면 식별 및 검토 과정을 통해 팩트체크 결과가 공개된다. 이를 위해 신속 대응 전담팀, 홍보팀도 함께 운영된다. 질병청은 “허위 정보에 흔들리지 않고 모두가 정확한 감염병 대응 지침을 따를 수 있도록 실시간 정보 정제와 검증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정보에 대한 국민 불신은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조사에 따르면 SNS·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실제 방역 현장을 뒤흔드는 경우가 빈번하다. 백신 거부, 마스크 착용 거부, 특정 치료법 맹신 등도 다수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소문이 아닌, 사회 전체의 실제 건강 위험과 직결된다. 또한 2026년에 접어들면서 각종 신종감염병과 변종 바이러스 등으로 국민적 불안감이 재차 높아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확한 과학, 공개적 소통이 일상 사회 방역의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도 검증 기준·투명성 그리고 표현의 엄격성을 놓고 이견이 존재한다. 팩트체크 과정에서 신속성을 명분으로 충분한 검토 없이 결론이 내려질 위험, 다양한 전문가적 해석이 존중받지 못할 우려 등도 있다. 또한 국민의 ‘정보 선택권’을 위해 다양한 관점과 소수 의견의 검증·반영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장 취재를 통해 만난 시골 읍내 보건소 관계자는 “팩트체크가 써먹을 수 있는 도구이긴 한데, 현실 현장에서는 정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신속한 소통, 그리고 잘못된 정보 바로잡기 만큼 진짜 중요한 건 ‘신뢰’”라고 말했다. 실제 방역 현장 관계자와 일선 의료진 다수는 팩트체크 시스템의 도입 자체보다, 오히려 소통방식의 개선과 현장 의견 수렴이 더 큰 과제라고 지적한다.
결국 팩트체크 협의체의 성패는 정보 생산 속도, 전문가 집단의 신뢰 회복, 그리고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 체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사실 검증을 넘어서, 국민 건강권 수호와 신뢰 있는 방역 환경 구축을 위해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소통 전략이 병행되어야 함을 각 현장은 거듭 강조했다.
이현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