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어르신 건강 살피는 따뜻한 손길

한 장의 사진이 전하는 울림은 때때로 수많은 통계와 지표를 뛰어넘는다. 지방 한 복지관의 작은 여유 공간, 밝지 않은 실내지만, 촘촘하게 손을 잡고 있는 간호사와 어르신의 표정에는 이상 기온 속 건강 마저 위협받는 2026년의 현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요즘 복지 현장은 분주하다. 평균 수명이 85세를 넘어서는 고령사회,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고립감과 건강 불안이 심화된 탓에, 건강을 살피는 실무자와 돌봄인의 손길엔 누구보다 다정한 책임감이 얹어진다.

박순용(78) 어르신은 1주일에 한 번, 구청 복지관 건강체크를 받는다. 혈압을 꼼꼼히 재 주는 자원봉사자 김선미(51) 씨의 손길 덕분에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요즘엔 만보 걷기도 시도한다지만, 혼자 버티는 긴 밤이 무서운 건 나이 들수록 익숙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봉사자는 운동법을 소개하고 기초 검진 후엔 앞마당 산책까지 챙긴다. 이런 이야기는 지금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22%를 돌파했다. 노인 단독가구, 중증질환, 만성 우울 문제로 이어지는 ‘건강격차’가 새로운 위험요소로 떠오른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온도는 위기와 온기가 뒤섞인다. 서울 강북구의 한 복지관 운영팀장은 “예산은 빠듯해도, 현장엔 안 올 수 없는 사정들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밤새 취침이 어렵다는 어르신의 호소에 새벽 시간에도 전화 상담을 열고, 동네의 작은 식사 모임까지 챙기는 게 일상이 되었다고 전했다. 주치의 연계, 자가 건강모니터링 장치 보급, 재가방문 간호 등 정부 복지정책도 꾸준히 확대되는 방향이지만, 일면에서는 돌봄 사각지대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건강 현장에선 이미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체감상, 어르신들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한데, 여전히 정보 부족·돌봄인력 공백·지역 재정차원 지원 한계가 발목을 잡습니다.”(경기 남양주시 건강복지센터 간호사 조윤희) 중증 질환 진단자뿐만 아니라, 경증·일상생활 불편을 겪는 어르신의 치매, 만성병 예방도 앞당겨야 한다는 현장 요청이 높다. 최근 부산시의 사례에서는 민관 합동으로 비접촉 체온계, 혈압계, 스마트워치 기반 원격 혈당 측정 서비스를 어르신 가정에 보급했다. 디지털 접근성이 필요한 어르신에게는 청년 서포터가 매칭되어 실제 활용까지 안내한다. 성남시의 한 실버케어 센터에서는 사회복지사와 운동처방사가 동행하는 ‘일상 건강 산책 서비스’가 어르신 정신·신체 만족도를 약 15%p 끌어올렸다고 보고했다.

상황이 나아져 보이지만, 현장 이야기를 듣다 보면 또다른 그림자도 확인된다. 70대 고지은(가명) 씨는 소규모 경로당 운영 재개 소식에 반색하면서도 “아이들이 바빠 방문하기 어렵고, 밤에 아픈데 연락할 곳 없던 건 여전하다”며 외로움을 털어놨다. 일상에서 사소한 불편이 중증 질환·급성 사고로 이어진 사례들은 복지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지역별 간호·돌봄 인계체계의 촘촘함, 보건소-사회복지관-민간병원으로 이어지는 연계 숙원은 남아 있다. 현장 봉사자들의 피로도 누적,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사회와의 심리적 거리도 사회문제로 남았다.

필자는 최근 경북 어느 농촌 보건지소에서 만난 84세 이복순 어르신을 잊지 못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봐주는 사람 손길 덕에 이 겨울이 덜 춥다”는 말 속에는, 제도도 정책도 넘어서 사람 사이의 애틋한 연결이 결국 건강복지의 본질임을 다시 실감케 한다. 어르신 건강을 돌보는 손길은 한 사회의 온도를 재는 온도계다. 불안과 외로움, 자립불안과 지역 격차 위에서 오늘도 현장 실무진과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따뜻한 손길을 보탠다.

진정한 건강 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은 시설·기술 확장만이 아니다. 몸과 마음, 관계망까지 두루 헤아리는 사람 중심의 지원 구조와, 그 속에서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 섬세함이 절실하다. 오늘도 전국 어느 골목, 작은 복지관에서 직장에서 만나는 그분들의 노고가 모여 한국 사회의 내일을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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