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가혹한 평가는 정당한가? — 프리미어리그 ‘가치’ 논쟁의 진짜 본질

스타디움 안에서의 작은 움직임 하나, 터치 하나까지도 세계 무대에서는 새로운 평가의 근거가 된다. 지난밤(한국시간 4일) 영국발 현지 스포츠 매체와 전 유럽 축구 전문가들이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현재 가치와 기여도에 대해 날 선 혹평을 쏟아내며, 다시 한 번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가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는 “손흥민이 지금 토트넘에 진짜로 값어치가 있나?”라는 단도직입적 질문이 자리했다. 2015년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며 지불한 이적료(당시 구단 역사상 최고 금액)는 성공적 투자였는지, 최근 들어 이어진 각종 혹평이 그 판정을 새삼 흐리게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축구 평론가는 “손흥민은 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2026시즌 지금, 성공 사례라고 하기엔 충분한 임팩트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초반부터 리그 상위권에서 고군분투 중이지만, 손흥민의 득점 및 전개 기여도는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실제로, 최근 10경기에서 골 또는 어시스트가 없던 부침을 두고, “팀 전술의 관성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손흥민의 장점은 빠른 트랜지션 속도와 볼 없는 공간 활용, 그리고 직선적인 돌파에 있지만, 리그가 점점 미드필더 라인을 좁히고, 측면을 봉쇄하는 조직수비에 집중함에 따라 그의 역할 역시 바뀌고 있다는 진단도 공존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전술 변화가 개인적 가치까지도 평가절하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실제 자료를 살펴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슈팅당 득점 기대값(xG)에서 잉글랜드 주요 윙어들과 비견될 만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패스 성공률 역시 지난 시즌 대비 4%포인트 상승했고, 결정적 찬스 창출에서는 오히려 팀 내 1~2위를 다투는 생산성과 기동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클럽 팬덤의 기대치를 움직이는 것은 사실 통계 그 이상, 즉 ‘큰 경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명장면들이다. 과거 손흥민이 보여줬던 ‘마인츠전 70m 질주골’, 혹은 ‘맨시티전 무회전 슈팅’과 같은 상징성이 2026시즌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지 혹평의 무게감이 더해진다. 결국 ‘최고 이적료’라는 수식어가 오히려 천장처럼 팀 재정과 팬들의 심리적 기대치를 높인 셈이다.

주목할 것은, 손흥민의 가치 논쟁이 단순한 개인 비판에 머무르지 않고 프리미어리그 전체의 ‘투자-성과’ 구조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축구 시장에서는 선수의 평가는 단순 골, 어시스트에서 그치지 않는다. 얼마나 팀 구조 내에서 효율적으로, 또 전술적으로 진화했는지가 중요한 잣대가 된다. 올시즌 손흥민은 포지션 이동이 잦아지면서, 때로는 중앙 공격수 혹은 ‘False 9’ 형태까지 폭넓게 소화했다. 여기에는 토트넘 감독이 4-2-3-1 혹은 3-4-2-1 전술을 선택할 때 손흥민을 각각 윙어 혹은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자유롭게 운용하려는 의도가 투영되어 있다. 실제로 볼 분배와 드리블 돌파만 놓고 보면 대체 불가의 영향력도 분명 존재한다.

이처럼 비판의 프리즘을 너무 좁혀 해석한다면, 자칫 최근 2~3경기 부진만이 그의 모든 기여를 덮을 수 있다. 현지 언론이 ‘비싼 가격’이라는 단어를 중심 키워드로 삼는 사이, 팬들과 평론가 사이에서도 “기대치는 본인 스스로 만든 벽”이라는 시각과 “팀이 바뀌면 개인도 변한다”는 논쟁이 팽팽하게 맞선다. 실제로 김민재(FC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등 한국 선수들의 최근 유럽무대 성장세 및 기복과 대비해 봐도, 손흥민은 여전히 매 경기 상대 마크를 2명 이상 끌어내며, 팀의 공간적 이점까지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축구는 개인의 순도 높은 한 방도 중요하지만, 움직임을 통해 만들어진 동료의 찬스 창출, 압박 분산, 상대 빈틈 유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예민하게 교차하는 집단스포츠다.

선수 비교 카테고리에서 봐도,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의 마르티넬리나 첼시의 스털링과 달리 손흥민은 나이와 경험, 기복의 시기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주전 클라스를 유지 중이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최저 이적가 대비 생산성 TOP10’에서도 손흥민은 여전히 상위권을 기록한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며, K리그 출신 윙어의 유럽 최상위 무대 생존법이기도 하다. 현지 평론가들이 어렵게 합의한 마지막 논평처럼, “스탯과 임팩트의 어긋남”이 가치 논쟁의 본질을 보여준다. 즉, 리그 수준이 올라갈수록, 기록과 실질이 일치하지 않는 구간이 발생하고, 팬덤의 시선은 이 빈틈을 유난히 확대한다. 그 미세한 차이를 견뎌 내는 것이 곧 월드클래스의 숙명이다.

현장은 늘 흔들린다. 그러나 흔들림 속에서도 누군가는 버팀목이 되고, 또 누군가는 ‘비싼 값어치’라는 저울질에 시달린다. 손흥민이 가장 값비싼 영입이라는 사실이 오늘에 와서 돌연 마이너스 평가로 작용하는 것은, 축구계 전체가 여전히 데이터를 넘어선 ‘상징’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보여준다. 앞으로의 몇 경기, 혹은 단 한 번의 ‘빅매치 임팩트’로 손흥민이 이런 프레임을 단번에 비틀어버릴 일은 충분하다. 축구는 반복하지만, 서사는 늘 새롭게 써진다. 현미경적 논란의 중심에서도, 끝내 진가가 드러나는 순간이 올 것이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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