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종교재단 해산 검토’ 발언, 정교분리 원칙의 중대 기로

이 대통령의 ‘정치 개입 종교재단 해산 검토’ 발언이 대한민국 헌법의 대원칙인 정교분리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특정 종교단체, 사실상 통일교를 겨냥한 이번 발언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행정 권력을 동원한 직접적인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과 사회 질서 유지라는 두 가지 중차대한 가치가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향후 정부의 행정적, 사법적 절차 진행 과정은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발언의 배경에 대해 “특정 종교단체의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인 행태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교의 외피를 쓰고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며 국론을 분열시키고, 헌금 강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위는 더 이상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가 해당 단체의 활동을 단순한 종교 활동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목적 외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정부는 해당 재단이 설립 목적을 현저히 위반했는지, 공익을 심각하게 저해했는지 등을 입증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민법 제38조는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며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주무관청이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발언은 바로 이 조항을 근거로 한다.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재단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청문 절차를 거쳐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즉 해산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전례가 드문 강력한 행정 처분으로, 실제 실행에 옮겨질 경우 해당 단체의 거센 반발과 함께 장기간의 법적 공방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정치 개입’과 ‘공익 저해’의 기준이 지극히 모호하다는 점이다. 보수 성향의 한 법조계 인사는 “특정 정책에 대한 종교단체의 지지나 반대 표명을 모두 정치 개입으로 볼 경우, 거의 모든 종교단체가 해산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과도하게 위축시키고 정부의 자의적 법 해석에 길을 터주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많은 종교단체들이 선거 시기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거나,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조치가 통일교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종교단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국정 운영 동력 확보라는 정치적 맥락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적으로 비판 여론이 높은 특정 단체를 상대로 ‘법과 원칙’을 내세움으로써, 정부의 개혁 의지를 부각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종교를 통제하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더 큰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종교 탄압’이라는 프레임이 형성될 경우,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사안을 다룸에 있어 극도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행정 절차의 모든 과정은 법률에 근거하여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해산 검토의 기준이 되는 ‘정치 개입’과 ‘공익 저해’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섣불리 행정권을 발동할 경우, 그 후폭풍은 온전히 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종교단체를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국가가 수호해야 할 공공질서 사이의 균형점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부의 향후 결정과 그 과정이 대한민국 법치 행정의 역사에 중요한 한 획을 긋게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 박지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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