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출연 MBC 새 예능 ‘나도신나’ 촬영 일정 취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와 지정학적 흐름 속의 파장
최근 MBC에서 대대적으로 준비 중이던 새 예능 프로그램 ‘나도신나’의 촬영 일정이 전격 취소되었다. 중심 MC로 발탁된 방송인 박나래가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치와 흥행 가능성 측면에서 ‘키맨’인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일정 변경을 넘어 한국 방송 산업 내부의 복합적 현실을 반영한다. 본 사건의 구체적 원인에 대해 방송사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세부 사안을 함구했으나, 현장 관계자들과 업계 취재를 통한 분석에서는 최근 연예계의 격변상, 방송 산업계 내부의 이해 상충, 그리고 외부 압력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025년의 방송 환경은 대형 스트리밍 서비스의 약진과 글로벌 OTT가 지배하는 구도 변화 속에서 기존 지상파 3사의 축소된 영향력을 절감케 한다. 이 과정에서 기대작으로 분류된 ‘나도신나’의 촬영 취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조정 신호라고 볼 수 있다. MBC는 KBS, SBS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대중문화의 긴장과 완충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거듭된 출연자 논란, 제작비 상승, 부진한 시청률 등으로 기민한 포지셔닝 변화에 압박을 받고 있다.
박나래는 사회적 논란과 대중적 호감도를 동시에 안은 상징적 인물이다. 2021년 온라인 방송물 논란 이후, 방송계 복귀와 동시에 신뢰 회복의 과제를 짊어지며 활약해왔다. 유재석, 김숙 등과 함께 현장감 있는 예능 이미지를 구축해온 박나래가 프로그램 축의 역할을 맡으면서 ‘나도신나’는 기획 단계부터 높은 노출 빈도와 파급력을 기대한 작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의 시청층 세분화, 포스트코로나 문화양상, 메타버스 및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로의 급속한 이동 등 복합 조건이 신작 예능의 리스크를 높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질적으론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방송 스태프 노조 이슈, 출연진 내 주요 조율 실패 가능성, 방송사 자금 흐름상의 문제 등 구조적 문제도 영향 요인으로 분류된다.
동남아, 미주 등지로 확장되는 K-콘텐츠의 글로벌 트렌드와는 대조적으로, 지상파 예능은 제작 환경이 점차 열악해지는 흐름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대형 플랫폼에서 제작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한국 예능의 실험적 확장과 상업화를 동시에 견인하는 한편, 전통 방송사의 예능은 보다 투입 대비 수익의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다. 실례로, 최근 인기 예능 ‘피지컬:100’ 및 ‘환승연애’ 시리즈는 OTT 기반의 강한 투자와 빠른 기획, 젊은 시청층을 겨냥한 포맷 전환을 무기로 단기간 내 글로벌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대전환 국면에서 ‘나도신나’의 촬영 취소는 단일 사건이 아닌 업계 재편 신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MBC와 같은 전통 미디어가 흡수한 생산 관행의 한계, 안전성 우선주의, 상업적 흥행 공식의 노후화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의 공개 오디션·리얼리티 포맷이 약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방송사 경영진의 이중적 의사 결정 구조와 광고 시장 위축의 직접적 산물로도 볼 수 있다. 현장 대관료, 인력비 상승, 출연진 리스크 관리가 모두 동반 상승하는 지금, 방송사는 리스크 저감 속에서 혁신과 실험 어디에도 명확히 대응하지 못하는 ‘샌드위치 현상’에 직면해 있다.
더불어, 박나래라는 상징선택의 의미는 엔터테인먼트 안에서 젠더·세대 교차점의 복합성과도 연결된다. 한국 예능계는 여전히 여성 MC의 활약을 환영하지만, 동시에 높은 도덕적 잣대와 온라인 파장에 민감히 반응하는 구조다. 최근 몇 년간 잇따른 연예계 사생활 논란, 출연자 인권 침해 사례, 정서적 피로감 누적 등이 공영방송의 기획 위험을 높이고 있다. 결국 촬영 일정 취소는 어느 한 출연자나 PD, 작가의 문제가 아닌, 방송 산업 전체가 처한 구조적 전환과 외부 환경 요인의 직접적 반영임을 알 수 있다.
국가 간 힘의 논리를 적용해 본다면, 국경을 초월하는 미디어 플랫폼 파워가 국내 방송 시스템의 의사결정에 역동적으로 개입하는 셈이다. 지상파와 OTT 간 힘의 불균형은 마치 20세기 후반 국제질서 변화와 마찬가지로, 내부 개혁 없이는 외부 충격만 키우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시청자 선택권이 확장된 환경에서, 국내 방송사는 ‘박나래 출연 예능’과 같은 대형기획의 의사결정 과정에 보다 투명한 대국민 설명과 성찰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사건 발생의 이면에는 방송사 자체의 자정노력, 출연자와 제작진의 협의 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열린 소통이 한층 더 절실히 요구된다.
업계가 직면한 지정학적 변화, 기술적 대전환, 사회문화적 감수성의 변화를 철저히 분석하고 일상적 위기관리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야말로, 단순한 예능 한 편의 운명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
— 오지훈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