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록 효산건설 회장, 서울시민문학상 시 부문 본상…건설인의 시, 도시의 노래가 되다
서울의 아침을 뚫고 오가는 수많은 이들 사이, 평생을 헌신적으로 달려온 한 건설인의 시가 조용한 물결처럼 번진다. 민병록 효산건설 회장, 그의 이름은 오랜 시간 건설업계에서 ‘현장’과 ‘도시’라는 구체성을 통해 불려왔지만, 오늘만큼은 그 자신이 한 편의 시처럼 낯선 울림을 남긴다. 서울시민문학상,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시 부문에서 본상을 차지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순간, 이 무심한 일상 속에 잠들어 있던 예술성과 노동, 그리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인간의 서정이 다시금 숨을 쉰다.
민 회장은 단순히 ‘사업가의 취미’로 시를 썼던 게 아니다. 수많은 기사와 평론, 그리고 그가 남긴 시집의 조용한 행간마다 드러나는 건 탁월한 관찰자의 눈,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지독한 애착이다. 올해 해당 상의 시 부문 심사에서 그의 시는 평범한 건설현장이 아닌, 우리가 바라보지 못한 구의 간절한 노고와, 그것을 투과하는 인간 본연의 따뜻함을 담아 압도적 표차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평에 따르면 ‘도시의 먼지에서 시를 건져 올리는 서정’이 민 회장의 시에서 두드러졌다고 한다. 흙과 휘발유 내음이 배어있는 현장은 그에게 시였고, 빗속에 젖은 미장의 손끝은 도시의 리듬이었다.
다른 수상자들과 달리, 민 회장의 시는 지나치게 개인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집단적 서술에 치우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가 수년간 작은 사무실의 불빛 아래에서 다져온 시어들은 사막 속에 흩뿌려진 작은 꽃씨처럼 오늘의 서울을 다정하게 지켜내고 있다. 발표된 시집 ‘콘크리트 위의 해후’, 그리고 다수의 미공개 작품들에서는 자본과 인간, 거친 노동과 섬세한 감정 사이에서 도시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린다. 그의 삶에서 시는 탈출구도, 위안도, 혹은 자기 고백의 무대도 아니었다. 오히려 끊임없이 다시 쌓아 올려야 할 성실과 책임의 다른 얼굴, 그리고 무수한 욕망과 실패의 미로에서 반드시 피워올릴 수밖에 없는 하나의 다짐이었다.
건설회사의 회장이 시인이 되어 문단의 문을 두드린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기성 문학계에 하나의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시인의 존재, 시의 자리, 그리고 삶과 예술의 경계는 어디쯤인가? 실제로 이번 서울시민문학상 시 부문 심사는 ‘생활 밀착형 예술이 필요하다’는 최근 문단 내부의 화두와 상통했다. 건설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현장을 시로 증언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산업과 예술의 자연스러운 조우라는 점에서, 민 회장의 수상은 뻔하지 않은 신선함과 울림으로 독자들에게 각인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전히 수상자의 배경에 대한 다양한 시선도 존재한다. 업계 외부에서는 재계 인사의 문학상 수상이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과 함께, 문학계 ‘진짜 내부자’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일각에서는 예술의 진정성이 외부에서 얼마나 쉽게 수용되는가, 혹은 예술과 자본의 모호한 경계가 지금이라도 시험대에 오른 게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역시나 서울시민문학상 시 부문 본상이란 상징성은 단순한 문단 잔치가 아니라, 도시를 살아가는 누구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논란을 뛰어넘는 함의가 있다.
민병록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도시는 수많은 이름 없는 손길로 세워지고, 그 손길들이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시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짧은 한마디는 여러 의미에서 우리를 다시금 멈춰 세운다. 서울의 진동 위에, 노동의 땀이 시의 운율로 번역되는 드문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이미 그의 시집은 청년부터 은퇴를 앞둔 어른까지 폭넓게 읽히고 있고, 각종 문학모임과 청년 창작서클에서 ‘건설인의 시’란 별명으로 회자되고 있다. 최근 책방가에서도 그의 시집을 ‘2026상반기 필독’으로 꼽는 움직임이 보인다.
삶의 구체와 예술의 추상, 그 아슬아슬한 실존의 선에서 민 회장은 다시 물음표를 던진다. 우리가 걷는 이 길, 발밑에 맞닿은 콘크리트와 먼지, 그 위에서 피어나는 시의 한 줄이 시민의 노래가 될 수 있음을, 오늘 이 도시는 다시 한 번 증명한다. 시의 승화는 거창한 수사가 아닌, 고단한 삶을 품었을 때 더욱 빛난다는 진리처럼. 그래서 서울의 밤은 더욱 촘촘한 감정으로, 내일을 위한 시로 건설되고 있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예술과 현장,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조금은 낯설기도 합니다. 건설업이라는 구체적인 영역에서 시가 나온다는 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재계 인사의 문학상 수상이 주는 간접적인 이미지도 무시할 순 없지만, 이번만큼은 시와 노동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값진 순간임을 느낄 수 있네요. 깊은 여운을 주는 기사였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예술의 지평이 계속 열리면 좋겠습니다.
이젠 시도 돈이 되는 시대… 현실이네. 뭐 그래도 건설회사 회장이 쓴 시가 궁금하기는 함. 근데 그냥 홍보용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