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고 싶은 나라’는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 고요한 메시지와 치열한 자성이 만나는 지점

“다시 오고 싶은 나라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라는 이번 신간은 최근 한국 사회와 출판계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책은 단순히 관광의 가이드북을 넘어서, 한 나라가 방문자들에게 어떤 감정과 의미의 흔적을 남기는지를 질문한다. 저자는 여러 국가의 ‘재방문 욕구 지수’와 개별 만족도를 다양한 통계자료와 인터뷰, 사례연구를 통해 집요하게 추적한다. 스위스, 일본, 뉴질랜드, 덴마크 등 다양한 모델국의 경험이 비교, 분석된다. 문제의식은 명료하게 제기된다. 서비스의 질,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 공동체의 온기와 환대, 그리고 방문객과 지역사회의 건강한 관계 맺기까지, ‘다시 오고 싶은 나라’의 본질을 섬세하게 파헤친다. 한국의 사례에서는 외적 성장과 내부 정체성, 지나친 효율 중심 시스템에서 오는 한계가 교차한다. 이 책은 최근의 K-컬처 열풍, 한류를 통한 ‘한국 브랜딩’의 이면까지도 꼼꼼하게 해부한다.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기생충’, 가수 아이유의 음악에 형상화된 다양한 ‘한국 이미지’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검토된다. 다만 단순한 한류의 소비, 소비 중심의 브랜드 구축으로는 오랜 시간 찾아오고 싶은 마음을 남길 수 없음을 저자는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작가는 문화민족주의적 자부심에도 엄격한 의문을 제기한다. 빈틈없는 상업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 빠른 변화에 의존하는 개발논리에 경계의 눈길을 보낸다. 특히 ‘정’이라는 한국적 정서, 지역 고유의 장소성과 공동체성, 그리고 어르신 한 명, 동네 작은 카페의 사소한 미소에서 시작되는 사려깊은 환대의 가치를 역설한다. 한때 흥행했던 ‘욜로(YOLO)’ 문화마저 이제는 피상적인 소비로 전락해가고 있다는, 저자의 날카로운 비판도 눈에 띈다. 경제 논리의 몽환에서 벗어난 자리에서, ‘다시 오고 싶은’ 친근함과 스며드는 온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 질문을 여러 차례 되돌린다. 실제 스웨덴의 ‘피카’ 문화, 일본의 ‘오모테나시’ 정신과 같은 사례 분석은 단일 민족이나 시스템의 우월성에 함몰하지 않는 성찰의 출발점이 된다.

다른 해외 기사들을 살펴보면 유사한 고민이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유럽연합(EU)에서 발표된 관광 정책 보고서 역시, 단기 체류객 수 증가 대신 ‘재방문율’ 및 ‘체험의 질’을 핵심 목표로 삼는 전략 전환을 촉구했다. ‘브랜드 네이션’ 구축 경쟁에서 한국식 ‘속도’가 일정 부분 경쟁력임을 부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 알고 싶은 동네’에서의 조용한 시간, 숨겨진 장소가 주는 감동, 현지 도민과 잠시 나누는 일상의 유대가 빚는 경험적 가치가 실제 충성 고객을 만든다. 저자가 인용한 노르웨이 트론헤임 시의 마이크로호텔 전략, ‘혼행족’에 대한 호주 관광청의 맞춤형 프로그램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다.

책의 문장들은 감상을 부추기기보다, 각자의 여행이나 도시, 마을에서 마주쳤던 기억들을 환기시킨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을 배려한다는 명목 아래 급조되는 ‘포토존’이나 인위적 탈바꿈, 방역과 치안 중심의 보여주기식 도시 정책에 경각심을 울린다. 반복되는 지역축제, 코스프레에 치우친 환대가 진정성 없는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저자의 언급은, K-콘텐츠 소비 현장 혹은 촬영지를 뒤덮는 ‘체험’ 상품화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국내의 소도시, 간이역, 농촌 숙소에서 오가는 예기치 않은 대화와 미소, 유연한 배려가 K-컬처의 프리미엄이자 디테일임을 재차 확인한다.

예술영화를 해설하듯, 저자는 한 장 한 장마다 독자가 스스로 ‘내가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어디였는가’ 되묻게끔 한다. 사실, 우리가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시설이나 서비스만으로 남는 자리가 아니다. 교과서적인 ‘환대’의 정의를 비트는 듯한, 실수담 하나, 골목길에서 만난 인연 한토막이 겹친다. 이 점에서 저자의 집요한 비교와 미세한 현장 묘사는 문화부 기자로서 수많은 현장을 누빈 경험에서 비롯된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처럼 한 번의 선한 만남과 작은 배려, 지역민의 느슨한 일상성, 쉴 줄 아는 온도가 한국에 확장된다면 진짜 ‘브랜드 네이션’의 미래도 열릴 것이다. 저자가 던지는 ‘국가의 인상은 결국 사람의 태도와 기억에 남는다’는 메시지는, 관광·문화·연예를 넘나드는 복합적 함의를 지닌다. 코로나19 이후 점점 더 위축된 관심 속에서 전에 없던 질문을 꺼내는 책, 독자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다시금 따뜻한 시선과 냉철한 관찰력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분명하다.

“다시 오고 싶은 나라”는 결국 가장 일상적이고 작아 보이는 배려에서부터 출발한다. 국가브랜딩, K-컬처 확장, 변방의 낯익은 정겨움까지를 담아내려는 저자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독자들이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내가 다시 오고 싶은 나라는 어디일까, 무엇이 그 자리를 남기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자연스레 품게 한다. 문화부 기자로서 현장의 삶과 세계인을 관찰해온 입장에서, 이 책은 단 한 번의 여행 이상의 긴 여운을 남긴다.

— 한도훈 ([email protected])

‘다시 오고 싶은 나라’는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 고요한 메시지와 치열한 자성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4개의 생각

  • 진짜 다시 오고 싶은 곳은 ㅋㅋ 편의점 아저씨가 친절한 동네임ㅋ

    댓글달기
  •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해외 여행가서 서비스가 불편해도 어떤 현지인 미소 한 번, 대화 한마디가 모든 걸 바꾸곤 했거든요ㅋㅋ  결국 다시 오고 싶은 곳은 따뜻함이 남는 곳이에요!

    댓글달기
  • 결국 여기저기 브랜딩만 강조하던 시대 지난거 아닌가요? 실속없는 환대, 피상적 친절로는 못 잡음. 여행객들도 다 알아요 이제. 마을 사람들과 섞일 수 있는 루트를 고민해야죠.

    댓글달기
  • 관광 브랜드 따져봤자 결국 소비심리 자극하는거뿐임 ㅋㅋ 뭔가 더 깊은 서비스 필요하다 생각.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