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정통부, 경인방송에 디지털TV방송 허가|퍼가기

경기도와 인천 지역 사이, 도시의 일상에 묻혀 있던 작은 전파의 파동이 마침내 다시 한 번 새로운 무대를 준비했다. 오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통부)가 경인방송(iTV 경인방송, iTV FM)에게 공식적으로 디지털TV방송 허가를 내줬다는 소식이 다정하게 전해진다. 오래도록 로컬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가 원해왔던 이 변화는, 낯익은 골목과 바람 부는 강변을 본따 어느 집 창문을 다시 밝힌다. 각종 미디어와 네트워크 기술이 쏟아지는 2026년의 저녁, 경인 지역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자신만의 이야기, 자신이 살아가는 시간을 담은 방송을 안방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경인방송의 디지털TV방송 허가 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4년 경인방송이 아날로그 지상파 TV 방송을 중단한 뒤 십수 년, 그 자리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경인지역TV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작게나마 남아 있었다. 인터넷과 모바일 스트리밍이 깔끔히 일상의 중심이 된 이 시대, 그런데도 오랜 지상파의 감성과 ‘로컬’만이 품을 수 있는 따뜻함을 그리워하는 이들은 아직 남아 있다. 그들이 다시금 지역의 기후, 사투리, 넓은 길과 붐비는 시장 소리를 담아줄 담백한 방송을 바란 것이다.

이번 허가 결정에는 여러 의미가 녹아 있다. 디지털 전환 이후 전국 어디서나 고화질 방송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그에 따른 로컬 미디어의 빈자리와 맞물려 대형 방송사 중심의 획일적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회의도 나온 바 있다. 문화다양성과 지역 정보, 소소하고 느린 삶의 흐름을 담아낼 누군가의 매체—경인방송은 바로 그런 역할에 누구보다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까. 경인권은 수도권이라는 거대한 도시권 안에서도 미묘한 뉘앙스와 정체성을 가진 곳이다. 그곳의 소리와 풍경이 지금까지 어느 정도 가려져 있던 셈이다.

경인방송의 부활은 단순히 화면과 음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방송국 한 켠에 쌓여가는 아날로그 테이프의 기억, 거리의 소박한 풍경,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화면을 통해 다시 이어진다. 서울의 화려한 중심성과 다른 이야기, 인천 국제공항의 넓고 푸른 하늘, 부평의 오래된 음악다방, 안산공단 노동자의 씁쓸한 퇴근길, 그리고 학교와 시장의 소박한 인사까지. 이 지역들은 한때 미디어 중심축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오늘 다시금 스스로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듯하다.

새롭게 디지털TV로 돌아올 경인방송이 만들어갈 콘텐츠는 단순한 뉴스와 드라마만이 아닐 것이다. 소리 나는 돌담길, 작은 맛집의 비밀 레시피, 계절마다 달라지는 강변 산책로, 젊은 뮤지션들이 숨쉬는 숨어있는 재즈바와 바람 냄새 짙은 해변공원. 지역 시청자의 오랜 갈증을 보듬을 한 마디, 직접적이면서도 다정한 언어가, 매일의 소소한 공간과 함께 영롱하게 살아날 것이다.

방송의 힘은 결국 사람의 기억과 감정, 풍경과 일상의 교차에 있다. 전국 단일한 채널이 아닌, 내가 밟는 그 흙길의 소리와 저녁 노을에 녹아든 이야기가 내 방까지 다가올 때, 방송은 비로소 우리 곁에 머문다. 디지털TV는 화질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성, 다양성, 그리고 포용의 따스함 또한 다시 품게 된다. 이번 정통부의 결정은 어쩌면 그 잔잔한 울림에 귀 기울였기 때문 아닐까. 동서남북 전국의 도시에, 저마다의 소리와 색이 사랑받기를 바라는 진심이 더해지길 바란다.

경인방송의 새로운 시작이 지역과 시대, 그리고 곧 다가올 미래의 변화와 어우러지기를 기대한다. 마치 봄밤의 라디오에서 흐르는 낡은 캐럴처럼, 경인의 일상도 그 작은 스크린에 오래도록 머물었으면 한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방송]정통부, 경인방송에 디지털TV방송 허가|퍼가기”에 대한 8개의 생각

  • 이걸 이제 허가해주네… ㅋ정책이 이리 느려서야;; 방송국들 다 힘들겠다 진짜.

    댓글달기
  • 드디어 돌아와?? 예전 생각 난다!! 반가움!!

    댓글달기
  • 와ㅋㅋ옛날 생각나서 신기함 ㅋㅋ방송 뭐하나 기대중😊

    댓글달기
  • 경인방송 다시 본다니 감회가 새롭네요. 지역방송의 소중함을 꼭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댓글달기
  • 이렇게라도 지역 방송 다시 보는 거 환영합니다. 제발 콘텐츠의 질도 신경 많이 써줬으면 좋겠네요.

    댓글달기
  •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네요!! 경인방송만의 분위기, 잊지 않고 잘 살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에 가까운 방송 기대할게요!!

    댓글달기
  • 완전 기대!🥰 경인방송 하면 진짜 북적이던 골목, 일상의 소소함이 떠오르네요… 앞으로 좋은 방송 많았으면~

    댓글달기
  • 지역 콘텐츠 다양성이 정말 중요하죠. 경인방송처럼 로컬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매체의 복귀를 환영합니다. 부디 예전과 달리 디지털 환경에 잘 적응해서 시청자와 더 깊게 소통하는 채널로 남길 바랍니다. 인천과 경기권만의 이야기, 기대합니다.

    댓글달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