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20㎏에 월급 바닥’…벼랑 끝 이란 경제, 세계 공급망 변화의 그림자
2026년 5월, 이란의 경제가 다시 한 번 극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이란 테헤란 등 대도시에서는 쌀 20㎏ 한 포대를 사면 웬만한 월급이 바닥난다는 토로가 들린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경제 제재, 원유수출 둔화, 그리고 루알(이란 화폐) 가치 붕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위상, 미국의 대이란 정책 변화, 그리고 세계 원자재 시장의 최근 불안정성이 이중삼중의 파도를 몰고 온 셈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지난 2025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단적 정책 복귀 호언과 함께 급격히 강화됐다. 이란은 원유 거래와 국제 금융망에서 사실상 고립됐고, 이미 치솟던 인플레이션은 50%를 돌파했다. 현지 언론은 일상의 가격표가 ‘분’ 단위로 바뀔 정도라 시시각각 통화가치가 붕괴하는 현실을 전하고 있다. 일부 저소득 가계에서는 식재료 구매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쌀 한 포대가 상징적 부담선이 되어버렸다.
이란 전기차 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망도 크게 어두워지고 있다. 2020년대 초, 이란은 자국 내 희토류 매장량과 태양광 발전 가능성을 근거로 ‘녹색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글로벌 공급망에서 이탈당한 이후 신재생 설비 도입이 사실상 정체됐다. 해외 기술 도입과 부품 수급이 급감하면서, 내수 전기차와 배터리 개발은 격감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이란의 신규 전기차 등록대수는 전년비 60% 가까이 줄었고, 공공기관 충전 인프라 설치도 신규 계약이 대부분 끊겼다는 것이 현지 경제 전문지의 분석이다. ‘에너지 독립’이라는 국가적 내러티브는 이념형 구호에 머무르고, 실질적 지속 가능성은 악화된 셈이다.
이란의 통화 루알 가치는 4개월 만에 40% 가까이 하락했다. 외환보유고 부족, 투자자 신뢰 상실, 공공부분 임금체불 등 악순환이 가파르다. 전통적 농산물 수급도 심각하다. 연간 쌀 소비량의 35%를 ‘국내 생산’으로 충당하면 나머지는 직수입인데, 환율 급등과 밀수 증가로 수입 품질 및 가격이 불안정해졌다. 현지 쌀 상인들은 “가격이 뛰니 소비자가 최소 단위로만 사 간다”며, 쌀이 핵심 민생을 짓누르고 있음을 토로한다.
이런 극한 상황은 다시 글로벌 전기차(EV) 및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간접 영향을 준다. 이란은 작지만 의미 있는 원료와 중간재 공급 국가였고, 중국·EU의 ‘대이란 차단’ 조치는 공급망 재편의 또 다른 고리로 분석된다. 예컨대, 유럽 배터리 셀 제조사들은 이란산 흑연·니켈의 대체 수입선을 급박하게 찾고 있으며, 아시아 신흥국들로 원료 발주처가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는 세계 EV·배터리 시장의 단기 공급 불안과 가격 변동을 촉발시키는 잠재적 요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처럼 “이란 정권은 쓰러질 것인가”의 문제는 단순한 국내체제의 문제를 넘어, 실물경제와 국제 질서 변화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서방의 제재와 기술적 봉쇄가 계속된다면 이란의 녹색전환은 다시 유령처럼 멀어질 것이다. 최근 사우디·UAE의 태양광·전기차 트렌드는 역설적으로 이란과 대비된다. 이들 국가는 ‘아람코’나 아부다비의 대형 프로젝트를 앞세워 신재생 대전환에 속도를 내는 반면, 이란은 고립 속 자립 구호만 반복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의 관점에서, 이란과 같은 신흥국의 취약성은 한국, 일본, 유럽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기술·부품 공급의 지정학 리스크가 극대화된 2026년, 안정적 원료 발주처 확보와 국내 생산기반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둘째, 신재생산업에서 ‘정치적 고립’은 신속한 기술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인플레이션·통화불안이 사회적 합의를 뿌리째 흔들며, 내수 실물경제의 적정 가격유지 체계가 무너지는 순간 공공분야, EV 인프라 투자는 급격히 위축될 여지가 크다.
향후 이란 경제가 세계 공급망 재편과 EV·배터리 시장에 미칠 영향, 그리고 사회적 혼란이 추가 제재와 내전 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모든 변수는 트럼프의 극단적 정책 동향에 따라 또 한 번 방향이 틀려질 수 있다. 미래 기술의 확산과 산업 생태계의 안정성은 지정학 너머의 해법이 필요하다. 전기차부터 태양광, 배터리 생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산업계도 이란 사태를 글로벌 브레이크 포인트로 인식, 공급망 안정화와 에너지 자립 전략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 강은호 ([email protected])

진짜 무섭네요…다른나라 얘기 같지 않음
…이란도 이렇게 힘들면 다른 신흥국도 고비 올 듯
이런 기사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국제 정세 한 번 바뀌면 사람들 삶이 얼마나 무너지는지가 확 보인다. 이란 시민들 힘내셨으면 좋겠고… 우리도 경제 안정이 진짜 소중하게 느껴진다. 전기차·신재생에너지 산업도 결국 정치, 경제가 다 연결돼 있다는 걸 이번 사례에서 보여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