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국회의장 우원식, 계엄 해제의 무게와 개헌 무산의 그림자
퇴임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남긴 마지막 언급은 폭풍 한가운데서의 고백이었다. 그는 “가장 잘한 일은 계엄 해제였고, 가장 아쉬운 것은 개헌을 이루지 못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평범한 정치 레토릭이 아니다. 2024년 촛불 원년 이후, 권력기관들은 민주주의의 명운과 리더십의 재정의를 놓고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이 거친 흐름 속에 우원식 의장의 결정은 단편적 업적에 머물지 않는다. 지난 2년, 대한민국 정치는 권력의 촘촘한 구조 속 부패와 거버넌스 실종의 전형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 한복판에서 ‘계엄 해제’는 단순 절차가 아니었다. 2025년 7월 계엄령 선포와 군 개입 시도가 현장에서 벌어졌던 그 시점, 끈질긴 야권·시민사회의 반발과 국회 내 진보 개혁 세력의 결집, 외신의 집중 추적이 이어졌다. 이때 우 의장은 직권상정을 등지고, 여야 합의권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직설적이고 타협없는 태도, 허울 좋은 국면전환 대신 ‘공개’와 ‘추적’을 택했다. 휘발성 발언 이후 군 정보 문서를 추적 검증한 국정감사, 형식적 절차 탈피를 위한 일방적 보고 청문회, 여야 간 수차례 멱살잡이식 조정, 거리로 쏟아진 시민 목소리까지. 그 모든 조각이 우원식의 ‘계엄 해제’ 선언에 농축됐다. 당시 일촉즉발의 군부 불개입 선언에 국민 여론은 냉소와 우려가 교차했다. ‘공포정치 재현’ 대신 권력의 사슬 해체가 이루어졌다.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서 국회의장의 선택 개입이 실제 상황을 어떻게 뒤집을 수 있는지, 한국정치에 기록된 순간이었다.
권력 감시의 관점에서, 우원식 의장의 임기는 뿌리깊은 구체제와의 충돌로 가득했다. 계엄 해제라는 명분 뒤에는 군-경-정보기관과 의회 사이 ‘권한 쟁탈전’의 민낯이 있었다. 일부 보수 매체들은 국가 위기관리 차원의 계엄 필요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진상조사 결과, 계엄 확대를 뒷받침할 명확한 위협 근거는 없었다. 본지 심층추적을 바탕으로 보면, ‘예방’이 아니라 ‘정치적 방패’ 목적이 훨씬 컸던 셈이다. 그럼에도 개혁진영 내외부에서는 “계엄 해제를 했어도 근본적 국가 구조개혁까지는 미진했다”는 비판이 남는다. 바로 개헌 실패다. 현행 ‘87년 헌법’은 권력구조와 사회적 기본권 면에서 지속적 재논의가 필요했지만, 각 정당 기득권의 장벽은 극복되지 않았다. 맥락을 더해 보면, 개헌은 사실상 임기 마지막 6개월 초점이었다. 연동형 비례제 재도입, 권력집중 분산, 사회경제적 기본권 확대를 위한 조항 반영… 모두가 선언적 합의에 그쳤고, 표결 직전 야합과 소수 정파의 이탈로 제도 개선은 무산됐다. 과정 내내 투명하지 못한 협상, 장애물을 숨기는 관행, 일부 의원들의 야합이 여론을 식게 만들었다. 국민적 피로만 높였을 뿐, 결정적 전환은 이뤄내지 못했다.
가장 비판받는 대목은 바로 ‘책임정치의 실종’이다. 퇴임 기자회견에서 우 의장은 자평했지만, 실제로 대통령과 행정부의 책임회피, 국정농단 사안 은폐, 검찰의 미적지근한 수사, 재벌과 유착 의혹 반복… 이 모든 ‘구조적 비리’가 여전히 국회 장벽에 부딪혔다. 검증되지 않은 권력기관의 증원, 각종 특위의 무력화, 언론장악 시도, 정치자금 투명성 공백 등 심층 구조를 전혀 건드리지 못한 채, 몇몇 정치적 이벤트만 남았다. 시민사회는 반복적으로 “개헌이 왜 곧 민주주의의 본질인가”를 묻고 있다. 계엄 해제 이후 조기 대선, 청와대-국회 관계 리셋이 있었지만, 항구적 제도 개선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른바 ‘생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데 실패했다는 진단이다. 또한 계엄 해제의 공포 해소 이후로도 잦은 가짜뉴스, 경제 권력과의 야합, 무기력한 행정부 실정이 이어졌다는 점도 우 의장의 임기를 절대 낙관 속에 재단하지 못하도록 한다.
반면, 정치인 우원식이 상징한 건 ‘두려움 없는 의회주의’에 한정되지 않는다. 기자가 다시 확인한 현장 증언들에 따르면, 그는 관례와 타협 없는 절차 정치를 표방했다. 모순된 여야 풍토 속에서도, 단발성 소모전을 넘어서 구조적 문제를 정면 겨냥했다. 다만, ‘구조개혁 완수’는 임기 내내 야권 내부 이견, 보수 진영의 프레이밍, 관료-정치 브로커와의 물밑 거래 등 거대한 카르텔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강경한 추진력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구조 변화 vs 현실타협’의 매듭을 풀지 못한 채 떠나는 운명이다. 진보 개혁 진영에 남는 교훈은 뚜렷하다. 국회와 행정부가 유착된, 수십 년 지속된 한국정치의 부패구조는 몇 번의 절차 혁신으로 결코 쉽게 열리지 않는다는 점을 실증했다. 우원식 의장과 같은 ‘추적·공개형’ 리더십의 한계와 필요성을 재조명할 때다.
지금 한국정치는 다시 개헌 논쟁, 권한 분립, 방만한 권력구조의 개선을 놓고 격하게 맞서고 있다. 계엄령의 그림자와 개헌 좌절의 상흔을 어떻게 치유하고, 진짜 변화로 전환할 수 있는지… 오랜 정치 불신과 시민 피로를 넘어, 미래 권력 감시의 전선이 다시 구축돼야 한다. 감시와 투쟁, 구조 분해의 논리가 반복되는 시대에서, 진실의 뼈대를 바로 세워야 할 책임은 여전히 정치와 언론, 시민 모두의 몫이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계엄 해제…정치인의 최소한은 그거였을듯… 근데 앞으로 뭐 달라질지 또 지켜봐야됨…
계엄도 풀리고…근데 또 개헌은 언제냐😅진짜 변할거면 빡세게 하자
계엄 해제 그 시기, 상황 몰랐던 사람들도 많을 듯… 여전히 정치 개혁이란 말만 넘치는 현실 참 답답하네. 계속 감시해야겠죠.
야 이 정치기사 볼때마다 화가난다 솔직히 계엄 해제했다는게 뉴스거리고 그다음도 맨날 똑같아 보여…국민참여란 말만 하지말고 위험 감수해서라도 시스템 통째 바꾸라고 해봐 정치판 사람들아.
감시 없는 정치는 썩는다~ 이런 기사를 봐야 진짜 세상이 보임. 개헌 무산됐다고 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목소리 내야겠지! 늘 화이팅임!
ㅋㅋ 정치인들이 해냈네 못 해냈네 입만 터는 시대라 그래도 기자님 분석 읽고 조금은 속이 시원해요. 결국 우리나라 정치가 한 번에 바뀌진 않겠죠. 대신 시민 감시가 답이라 생각합니다~ 늘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