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예 플러스] ‘맨 끝줄 소년’으로 만나는 최민식·최현욱
극장은 어둠과 수많은 시선이 교차하는 마법의 공간, 그리고 그곳에서 누군가는 맨 끝줄을 고집한다. 스크린 앞에 서면 자신의 삶을 투영하게 되는 묘한 경험,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감각이다. 이번에 관객과 만나는 영화 ‘맨 끝줄 소년’은 그런 사색의 자리에 관객을 초대한다. 모호한 제목은 곧 관객 각자의 추억을 조심스럽게 건드린다. 더불어 이 영화는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신뢰를 주는 배우 최민식과, 스크린을 빠르게 점령 중인 신예 최현욱의 특별한 조우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교실의 맨 끝줄이라는 정적인 공간에서 시작한다.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을 투명하게 만들고 싶었던 사춘기의 한 시점. 그곳에서 어른이 된 최민식, 그리고 소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최현욱의 두 세계가 만난다. 이 둘은 단순히 세대의 차이를 넘어, 감정의 결로 서로 맞부딪히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관객 앞에 살며시 내려놓는다. 법정 드라마도, 스릴러도 아닌, 오롯이 사람의 내면에 깃든 슬픔과 성장에 집중하는 이 작품은 최근 K-콘텐츠가 품고 있는 주제적 다양성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민식이 연기하는 ‘한기열’은 멀리서 보면 평범한 중년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상처와 기억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인물이다. 그의 눈빛, 주름진 미소, 그리고 가만히 내쉬는 한숨에서 연륜의 무게와 동시에 말간 소년의 흔적이 묻어난다. 최민식은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의 감정선을 깊게 끌고 나간다. 꽉 짜인 구도와 정적인 화면 안에서도, 관객에게 진동하는 울림을 주는 것은 오롯이 그의 눈물 한 줄기, 혹은 미세한 웃음이 전해주는 진심에서 비롯된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영화의 대들보로 군림해온 그가 소년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은, 일종의 순환처럼 다가온다. 세상의 가장자리에 선다는 것, 그곳에서 새로운 중심을 배운다는 것, 최민식의 연기는 그런 아이러니를 몸소 보여준다.
자연스레 시선이 최현욱에게 옮겨간다. 디지털 세대의 익숙한 얼굴, 거침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듯하지만 사실 치밀한 내면의 균열과 망설임을 간직한 인물이다. 현욱이 맡은 ‘준서’는 말수가 적지만, 세상의 잣대에 쉽게 맞서지 못한다. 교실의 끝자락에서 세상을 엿보고, 말없이 존재감을 쌓아간다. 최근 연예계는 자극적인 역할과 찬란한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최현욱은 이번 작품에서 섬세한 관찰자, 동시대 청춘의 외로움과 희망을 동시에 품은 청년의 얼굴을 그린다. 특히 최민식과 눈을 맞추는 그 짧은 순간들, 부드럽고도 단단한 감정의 진동이 오랜 세월 뛰어난 연기자들과 새 얼굴이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의 표본으로 남을 듯하다.
‘맨 끝줄 소년’의 미학은, 화려한 사건이나 반전보다는 일상의 사소한 장면, 가까스로 삼킨 한 마디 말, 엇갈린 시선 속에서 피어나는 침묵의 온도에 있다. 감독은 배우들에게 화려하거나 과장된 감정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오히려 오랜 침묵과 눈빛만을 남긴다. 교실, 학교복도, 버스정류장처럼 일상성의 풍경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차분하게 펼쳐진다. 이는 최근 세계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자주 주목받는 이유, 우리의 평범한 감정이 얼마나 보편적인지, 또 얼마나 치명적으로 섬세한지 보여준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소박한 성장 드라마들이 크게 주목받았듯, 대화의 공백과 숨결이 더 큰 목소리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맨 끝줄 소년’은 잔잔하지만 깊은 파동을 일으킨다.
관객의 기대를 부추기는 것은 두 배우의 이름뿐 아니다. 영화의 배경음악이자, 소리 없는 변주로 감정을 채색하는 사운드트랙 역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피아노 선율 하나, 바람 소리 하나까지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은 정성과 디테일이 느껴진다. 최근 국내외에서「영화적 음악」이 단순한 삽입곡 그 이상이 되었음을 떠올리면, 이번 작품 역시 작은 여운을 거느린 채 각자의 맨 끝줄에서 되뇌일 만하다.
더욱 흥미로운 건, 이 영화가 단지 과거의 향수나 성장 서사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SNS와 스트리밍, 빠른 전환을 거듭하는 시대의 소년·중년 모두, 결국 사회의 구석에서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한다. ‘맨 끝줄’이라는 공간은,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화려함보단 쓸쓸함이, 고독함보단 공감이, 그리고 침묵에서는 다정한 위로가 스며든다. 최근 TV와 극장을 막론하고 자극적으로 치닫는 드라마나 예능들 사이에서, 이 작품은 비록 소박하지만 오롯이 영혼에 집중하는 휴식처가 된다. 누구나 마음 한켠에 숨겨둔 ‘끝줄의 기억’이 새로이 불을 밝히는 순간, 그에 공명하는 관객의 마음이 ‘맨 끝줄 소년’을 단순히 한 편의 영화 너머의 경험으로 이끈다.
‘맨 끝줄 소년’은 결국 성장 그 자체에 대한 시이다. 세상을 견디는 법, 혼자가 되지 않는 법, 그리고 용기내어 다시 앞으로 가보는 법을 몽글몽글하게 안긴다. 빛과 그림자, 노래와 침묵, 성장과 퇴행이 모두 영화관 저 끝줄에서 마주한다. 미묘하게 스며드는 온도 속에, 관객은 길을 묻고 또 스스로 해답을 찾아낸다. 우리 모두 한때 맨 끝줄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던 소년, 소녀, 그리고 어른임을 깨닫게 됨을, 이 영화는 다정하게 알린다.
— 정다인 ([email protected])


요즘 영화들은 왜케 다 의미부여만 하고 끝나냐 🤔🤔 보기전에 피곤해진다 🤔
최현욱 요즘 많이 나오네 ㅋㅋ 조만간 광고도 줄줄이 나올듯
진짜 최민식 연기면 믿고 봅니다👍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