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심평원에 흡수·통합 논의…의료 연구와 심사의 접점 찾기
6월 중순, 양천구의 한 병원 회의실. 보건의료연구원(NECA) 직원 정은주 씨는 요즘 매일같이 조직개편설에 정신이 없다. 단 하루도 안정감 있게 하루를 시작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오전엔 동료 연구자들과 회의, 오후엔 보건복지부에서 내려온 ‘업무효율화’ 관련 공문이 또 떨어졌다. NECA의 ‘흡수·통합’ 논의 때문이다. 12년간 굳건했던 독립연구법인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체계로 묶일 것이란 루머가, 이제 사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단순한 직장 걱정이 아니다. 이는 적지 않은 정책적 함의와 국민 건강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기사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내부에서 ‘보건의료연구–심사평가’의 이원 체제가 검증과 의학적 평가 단계에서 반복되는 비효율을 야기한다는 논리가 공론화되고 있다. NECA가 주도하는 신의료기술평가와 심평원의 보험급여 여부 결정 과정이 분절적으로 운영돼, 동일 사안이 두 번 평가받는 현 구조가 비판받고 있다. 2026년 기준 심평원은 대형 공공기관으로서 인력 및 행정력이 월등하다. 이 점에서 NECA 조직 내부에선 ‘흡수’라는 단어가 가져올 상실감과 정체성 붕괴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 실제로 NECA 관계자들은 일상적으로 “우리 연구의 사람이 사라지면 환자에게 돌아가는 이득도 사라진다고 믿는 사람들”임을 강조했다.
의료현장에선 이미 비슷한 혼선을 겪어왔다. 강남의 한 내과 전문의는 실제로 신의료기술에 해당하는 시술이나 진단법을 도입하려 할 때면, “NECA의 서류를 챙겨서 다시 심평원에 제출하라고 하는데 도무지 왜 같은 평가를 두 번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2020년 이후 클라우드 의료데이터, 인공지능 활용 영상해석 등 새로운 기술 영역이 본격 등장하면서 이원화 조직의 한계가 더 부각됐다. 여러 명의 대학 병원장들도, 심사와 평가의 투명성·공정성이 관료화로 인해 흐려지지 않을까 우려를 내놓는다. 한편, 복지부 정책 담당자는 “효율화와 투명성 강화가 목적이고, 연구와 심사 간 소통을 더 유기적으로 만들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조직 흡수에 따른 구체적 인사문제는 신중히 논의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온전한 통합이 이뤄질 경우 NECA가 축적해온 독립 전문가 집단의 색채가 심평원의 크게 확대된 행정 흐름 속에 어떻게 스며들지 미지수다. NECA 내부에는 현장 중심 임상 연구부터 빅데이터 해석, 신기술 임상 가치 판단에 이르기까지 복합 전문직 인력구성이 존재한다. 이들이 기존 심평원 틀 안에서 같은 책임과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아니면 관료화된 행정 구도 속에서 소수 인재풀로 축소될지 대립된 전망도 쏟아진다. 일부 의료계 인사는 “복잡한 절차 하나 줄이겠다고 연구의 자립성과 사회적 신뢰를 희생하면 안 된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나 기획재정부 측에선 “예산, 행정 일원화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며, 향후 유사중복 업무 통폐합이 ‘공공부문 혁신’ 일환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 사회에서 보건의료 R&D와 정책 집행 사이의 경계, 시민의료권 보장과 효율성 논리는 자주 충돌한다. 2010년대 초반, 신의료기술 평가를 둘러싼 공공적 기대와 기대이하의 현장 개선 속도에 실망했던 환자 유가족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남는다. “무언가 새로워지는가 싶으면 바로 정책이 바뀌고, 약속했던 환자 중심 변화는 끝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번 흡수·통합 논의 역시, 현장에서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거나, 미래 기술 도입 과정에서 환자 안전을 지키고자 했던 평범한 의료진의 소명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의료계 일각에선 심평원 주도의 대규모 행정체제에 ‘소수 전문가의 목소리’, ‘환자 권익 보호’가 또다시 뒷전으로 밀릴까 걱정하는 현실감이 팽배하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보건 시스템에서도 의료 평가기관 독립성 훼손이 환자 안전 악화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됐다. 국민건강의 매 순간은 현실적 선택지 안에서 무거운 이해관계와 마주한다. 한국적 맥락에서, 연구의 독립성과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법은, 수치와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다. ‘누구를 위한 변화인가’에 답하려면, 제도 밖과 안의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 느리고 불확실하더라도, 그 고민의 과정이 사회 전체의 신뢰와 미래 보건생태계를 위한 밑그림이 될 것이다.
사람의 이야기로 출발한 변화가 조직의 미래를 흔든다. 지금 NECA 직원들이 느끼는 불안과 혼돈, 그리고 보건의료 전문가의 지적과 시민사회의 걱정까지 모두 하나의 흐름에서 이해되어야 할 때다. 무엇을 지킬 것인지, 무엇을 새로이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우리가 묻는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공공의료기관 운영 방식,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만큼 졸속 추진 말고 충분한 논의와 의견 수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통합 이슈가 반복될 때마다 들여다 봐야 할 건 단순 행정 효율화가 아니라 환자와 현장 전문가의 진솔한 목소리, 그리고 신뢰의 축적이라는 점…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진짜 또 드립치는 줄… 이러다가 의료연구 다 없어짐 ㅋㅋ 쫌만 신중하게 하지?
…연구하는 분들 마음도 복잡하겠죠. 통합한다고 다 좋아지는 건 아니니 중간과정 투명하게 공개했음 좋겠어요.
어째 이상하게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통합, 혁신, 효율화만 말하면 실제론 일선 현장은 더 복잡해지는 느낌…🤔🧐 현장 의견 충분히 수렴해서, 진짜 국민 건강을 중심에 두는 변화 필요함. 행정 편의주의는 이젠 그만 좀 봤으면…
통합만이 답은 아닌데… 또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크진 않을지 걱정됩니다. 의견도 없이 진행되면 문제 커질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