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7세 안주완, 수원 원정팬의 야유 속 첫 도약 – 목동 현장 리포트

목동구장을 뒤흔든 소년의 기세가 K리그 판도를 바꿀 신호탄이 됐다. 17세의 나이로 FC서울에서 데뷔, 프로 2경기 만에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안주완은 이날 경기에서 단순한 신예의 신선함을 넘어선 냉철한 경기 운영과 흔들림 없는 멘탈을 보여줬다. 특히 5,000여 수원 원정팬의 압도적 야유와 거센 적대적 분위기 속, 안주완은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플레이를 이어갔다. 데뷔 초반부터 극한의 압박을 마주한 17세의 얼굴에 결연함이 배어 있었다. 이날 최용수 감독은 “몸이 약해 보였던 이전과 달리, 오늘 안주완은 분명히 상대 라인 사이에서 탈압박과 연계 플레이 모두 수준급이었다”고 평가했다. 체력적인 한계를 염려하며 전반까지는 볼 점유율이 고르게 분배됐지만, 후반에 안주완의 위치 변화와 드리블 시도 빈도가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서울의 빌드업이 미드필드에서 원활히 이어진 데엔 안주완의 영리한 포지셔닝이 결정적이었다.

전술적으로 보면 안주완은 수원의 강력한 중원 압박을 피하기 위해 윙과 중앙을 유연하게 오갔다. 1대1 돌파 성공률(73%)은 선배 미드필더들과 견줘도 손색 없을 만했다. 특히 후반 18분에는 3선에서 드리블로 2명을 제치고, 공격 2차 지역까지 볼을 운송하며 서울의 결정적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이 장면에서 현장에 있던 스카우트들은 그가 단순히 ‘운 좋은 신인’이 아니란 사실을 확인했다. 안주완의 플레이는 창의성과 안정성의 균형점에 위치했다. 실점하자 흔들렸던 팀원들과 달리, 그는 볼을 받은 뒤 종종 뒤쪽까지 볼을 끌고 들어가 팀의 숨 고르기를 이끌었다. 이에 대해 수원 측 관계자는 “저 나이에 이정도 파워와 침착함은 최근 K리그에서 본 적 없다”며 감탄했다.

관중석 분위기는 압도적으로 험악했다. 5,000여 수원 팬들이 한목소리로 야유를 쏘아붙이자, 안주완은 귀에 손을 가져가 ‘더 크게’ 라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지나치게 감정적일 법한 상황이지만, 본인은 “이것도 프로의 첫 경험”이라며 싱긋 웃어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당장의 좋은 순간만 보고 달리는 게 아니라, 조용히 내 역할을 하겠다”는 발언에서 느껴진 성숙함이 인상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후 이어진 거친 태클, 빠른 템포의 전환 상황에서도 안주완은 패스를 단 한 번도 헛지르지 않았다. 세부 기록을 보면 패스 성공률 89%, 전진 패스 12회 중 실착은 2회에 불과했다. 공격 포인트 기록에는 남지 않았으나, 팀의 중원 밸런스를 지켜준 숨어있는 공로가 돋보였다.

최근 K리그에서 10대 선수의 기용 빈도와 관련해 여러 논쟁이 이어진다. 한 유럽 빅리거 에이전트는 “한국 청소년 선수들에겐 몰입감과 과감함이 덜하다”는 논평도 내놓았다. 그러나 안주완의 등장은 이런 편견을 일거에 뒤집었다. 그가 선택한 플레이 대부분은 행운이 아닌, 훈련량에서 비롯된 자신감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서울의 17세 미드필더, 그는 한국형 박지성이 될 수 있다”며 잠재력을 조명했다. 물론, 90분 내내 완벽할 순 없었다. 경기 막바지 체력 저하로 종종 위치 선정에서 미세한 실수가 나왔다. 수원 미드필드의 집요한 커팅 앞에서 한두 차례 볼을 뺏겼지만, 문제 해결 방식이 노련했다. 곧바로 수비로 전환, 컷백 패스 차단에 가담했다. 젊은 선수다운 성장통의 흔적이지만, 되려 그 점에서 더 큰 희망을 본다.

수많은 K리그 어린 선수들이 야유, 압박, 실수에 맥없이 무너지는 장면은 흔하다. 안주완은 그마저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실제로 수원 팬들의 야유가 커질 때마다 그의 돌파 횟수와 볼 터치 수가 오히려 늘어난 점이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법을 익힌 모습이, 아직은 미완이지만 명백한 정상급 재능의 싹을 보여준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FC서울 코칭스태프도 “이번 시즌, 부상만 없다면 성장 곡선이 가파르게 그려질 것”이라 자신했다. 앞으로 서울 중원의 핵으로 남을지, 해외 진출까지 이어질지 지켜보기엔 아직 이르다. 다만, 안주완의 스타일이 K리그의 평면적 전술 패턴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국내 유소년 시스템의 성과와, 성인 프로 데뷔 과정에서의 심리적 성숙이 함께 만들어낸 작은 ‘이변’. 현장에서 감지된 분위기 변화는 이제 본격적으로 그의 성장 드라마를 예고한다. 2026년 K리그 가을, 우리는 한 소년의 ‘첫 성장통’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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