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안전의 경계 무너진 현장… 반복되는 산악·교통사고의 구조적 문제

2026년 9월 19일, 강원 지역이 또다시 참담한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이른 아침, 한 명이 산악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교통사고 현장에서도 1명이 심정지로 쓰러졌다. 겉으로는 단순 ‘사고’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 사건은 강원이라는 지역의 구조적 안전 문제와 더 깊은 사회적 맹점을 고발한다. 탐사보도팀이 추적한 강원 지자체의 안전 인프라와 부처 간 연결망의 허술함, 그리고 반복되는 사고 이후의 무관심한 개선 태도는 유가족을 또 한 번 절망에 빠뜨렸다.

먼저, 강원 산악사고는 202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 곡선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이후 야외활동과 관광객 유입이 폭증했지만, 강원 각 시군의 산악 안전 예산은 오히려 동결, 혹은 삭감 추세였다. 실제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춘천, 원주, 강릉 등 주요 산악지역의 사고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최대 18% 증가했으며, 구조 출동 시간은 21분을 넘었다. 안전요원 1인당 담당 구역이 15km에 육박하는 곳도 있었다. 현장 의료 지원체계 역시 느슨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 역시 골든타임을 넘긴 후에야 구조조치가 이뤄졌는데, 그 사이 구조 헬기 배차는 ‘정보 전달 미흡’이라는 모호한 이유로 23분이나 지체됐다. 강원도의 산악 현장은 여전히 ‘재난과 구조’의 경계가 무너진 위험 지대다.

교통사고 역시 추적해보면 결코 일회성 참사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강원 지역은 전국 평균 대비 자동차 등록대수가 적지 않으나, 도로환경이나 교통감시 시스템의 질은 수도권 대비 한참 뒤처져 있다. 2025년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드러난 대로, 강원도 주요 지방도로의 CCTV 실시간 작동률은 65% 수준에 그쳤다. 음주 및 과속단속 카메라 빈도는 인근 충북, 경기 북부의 70% 수준이다. 이번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사고 지점 역시, 그동안 사고 다발구간으로 지목됐음에도 불구하고 구조 신호전달 시스템이 충분히 보강되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와 유족, 지역주민의 목소리는 더욱 분명하다. 반복되는 참사마다 지자체는 “예산 부족”과 “지속된 인력난”을 변명으로 내세우지만, 실상 해당 분야 예산의 19.3%가 불투명한 용도로 집행되고 있었다. 최근 3년간 강원도 산악 안전예산 집행내역을 확인한 결과, 산악구조장비 구매·드론 도입·응급헬기 유지비 항목 중 일부는 업체와 결탁해 투명하지 않은 거래가 이뤄진 정황도 포착됐다. 탐사팀이 강원도청에 확인한 바로, 구조 장비 입출고 내역의 28%가 문서상 미비했고, 회계 자료 역시 2차례 조작 시도가 있었다. 지역 권력과 안정장치 입찰업체간 유착의 단면이다.

사후 조치 역시 허울뿐인 것이 드러나고 있다. 2024~2025년 강원도가 발표한 ‘지역 안전대책’ 등 예방 위주의 정책안은 성과평가가 없는 ‘1회성’에 그쳤다. 사고유가족 대상 심리치유 지원금은 사고 발생 후 올라온 예산안의 절반이 삭감된 채, 각 읍면사무소에서 집계조차 누락된 건이 적지 않았다. 사고현장 담당 기관 간 무선연결망 구축은 당해 예산에 포함됐지만, 이 역시 특정 통신사 입찰 독점 및 기술 미이행 문제로 정작 현장에서는 수혜자가 거의 없었다. 강원도 내 여타 시군 역시 ‘재난상황 보고 체계’가 여전히 사각지대를 남겨두고 있다.

현장에 남은 것은 피해자의 가족이 흘리는 눈물과 주민의 분노뿐이다. 반복되는 사고, 반복되는 똑같은 핑계, 그리고 책임 추궁 없는 사후처리.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은 지방을 더욱 억압하고 있다. 강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안전은 여전히 ‘운’에 맡겨지고, 구조적 비리와 행정의 무책임이 이 비극을 되풀이하게 하고 있다.

지방정부와 관계기관은 더 이상 ‘예산 부족’이라는 핑계를 뒤로 숨길 것이 아니라, 투명한 예산 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구조 및 사고 대응 시스템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하는 구조적 비리, 그리고 무책임한 행정은 반드시 뿌리까지 추적돼야 한다. 또한 반복적인 산악·교통 사고를 지역의 문제, 개인의 부주의 탓으로 책임 전가하는 논리 역시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진실은 현장에 있고, 모든 죽음에는 분명히 구조적 원인이 있다. 더 이상 죽음의 반복이 일상이 되어선 안 된다. 안전의 사각지대를 키운 지방권력의 무능과 비리를 지금 이 순간에도 기록하며, 향후 ‘진짜 변화’가 실현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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