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쿵’ 대형 팝업북 뮤지컬, 대구 관객을 만나다: 그림책의 재해석과 세대 연결
대구, 여름의 중앙에서 아이들과 부모들, 그리고 문화예술계의 관심이 집중된 무대가 펼쳐졌다. 베스트셀러 그림책 ‘사과가 쿵’이 대형 팝업북 무대 뮤지컬로 재탄생해 대구에서 첫선을 보인 것이다. 공연의 구조는 원작 그림책이 가진 단순함과 상상력의 여백을 확장시켜, 무대 한가운데에서 ‘쿵’ 소리로 대변되는 작은 변화가 어떻게 어린이들의 감정, 성장, 그리고 관계의 출발점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뮤지컬은 팝업북 구조를 극장으로 옮겨놓은 듯한 무대, 오브제, 색채 디자인을 앞세웠다. 관객들은 단순한 연출 이상의 ‘참여하는 체험’을 경험한다. 배우들이 책장을 여는 순간 팝업처럼 확장되는 나무와 사과, 다양한 동물 캐릭터가 등장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원작 그림책은 2010년 초판 발행 이후 장기간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으며, 젊은 부모 세대가 자녀에게 읽어주는 필독서로 인식되어 왔다. ‘사과가 쿵’이 지닌 힘은 언어적 간결함과 반복적인 의성어, 감정과 움직임을 담아낸 일러스트, 그리고 무엇보다 ‘사건’을 대하는 유연한 태도에 있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그대로 무대에 녹여내면서도, 원작에는 없던 서브 캐릭터의 장난과 관객 참여 장면을 추가했다. 아이들이 직접 ‘쿵’ 소리를 내거나, 인형극에 손을 얹어보며 배우, 스태프와 호흡을 맞추는 방식은 최근 공연예술이 추구하는 열린 구조의 대표 사례로 꼽을 만하다. ‘팝업북이라는 매체적 특징’과 ‘뮤지컬이라는 융합 장르’가 결합하며 세대 간 소통 창구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문화 콘텐츠의 확장성과 실험성을 모두 보여주었다.
‘사과가 쿵’ 무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족 단위 관람 문화를 적극 겨냥한 기획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엔데믹 시대 들어, 문화예술계는 어린이·가족 관객층을 위한 공간적, 정서적 안전망을 중시해왔다. 이번 공연 역시 ‘스크린 중심’의 디지털 동영상, 혹은 미디어 콘텐츠와 달리, ‘몸의 움직임’과 ‘즉각적 반응’이 결합되는 현장예술의 가치를 드러낸다. 소품 디자인, 무대 동선, 배우와 아이들 간 인터랙션의 연결이 어우러져, 익숙한 책 속 장면이 무언가 더 커다란 이야기로 변모하는 순간을 체감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생생한 현장성은 코로나 이후 점차 위축됐던 어린이 공연 시장에서도 뚜렷한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도 매진 행렬을 기록한 후, 대구 입성 역시 지역 문화계엔 새로움과 흥분을 동시에 안겼다.
그림책 기반 뮤지컬의 인기 배경에는, 출판과 공연이 상호 연계되는 문화 시장 구조 변화도 있다. ‘사과가 쿵’만이 아니라 ‘강아지똥’, ‘아기돼지 삼형제’ 등 이미 출판계 스테디셀러들이 다수 뮤지컬로 각색되고 있다. 이는 어린이책이 단순한 독서 콘텐츠에서 ‘체험형 예술상품’으로 가치 변환됨을 뜻한다. 부모 입장에선 익숙하고 검증된 책이 공연 무대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자녀 교육, 가족 여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셈이다. 반면 공연예술계 입장에선 새로운 원작 찾기, 입체적 연출 강화 같은 창작 압박과 동반된다. ‘사과가 쿵’ 공연의 성공이 다른 인기 그림책들의 뮤지컬화로 이어진다면, 출판-공연 간 유기적 협업이라는 흐름이 국내 문화산업의 중요한 전환지점이 될 수 있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는 장애아동, 입양가정, 저소득층 초대 행사가 동반되었다. 단순한 흥행 성공을 넘어 지역 사회와 공동체에 기여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어린 동생을 데리고 온 부모,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온 가족, 그리고 보호자의 손길이 꼭 필요한 어린이 관객 모두가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사진들이 다수 포착됐다. 이 공연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히 ‘사과가 떨어지는 소리’의 유쾌함만이 아니다. 누구나 작은 변화에 놀라고 기뻐하며, 또 함께 배워간다는 공동체적 정서에 더 가깝다. 현장 인터뷰에서 한 부모는 “아이보다는 내가 더 감동받았다”는 말로 이 공연이 세대와 세대, 경험과 경험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렇듯 그림책의 상상력을 팝업북, 그리고 뮤지컬 무대라는 새로운 언어로 재해석한 시도는, 궁극적으로 어린이만의 이야기가 아닌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인공지능, 디지털 미디어가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에도, 단 한 권의 책 한 장면이, 한 번의 무대 경험이 교류와 소통, 그리고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떤 예술이든, 관객의 일상과 세계관을 넓혀주는 데 그 존재 목적이 있다. ‘사과가 쿵’ 대구 공연은 그런 점에서 올여름 가장 동심을 자극한 뉴스임은 틀림없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와, 아이들 눈높이에서 책이 살아 움직이는 경험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맞춤법 대로 써서 더욱 반가운 기사입니다! 이젠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기는 뮤지컬 시대라 더욱 기대감이 커집니다. 다음엔 친구들과도 가보고 싶어요!
공연 트렌드가 한눈에 보이네요!! 그림책-뮤지컬 콜라보라니!! 현장 반응형 체험도 확실한 장점으로 느껴집니다!! 체험형 예술 모델이 아동 정서와 가족 문화에 실제 어떤 변화를 주는지도 향후 관찰되면 좋겠어요!! 행사 개최지역도 점차 확대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크군요!!
사과가 쿵… 티켓도 쿵 떨어졌겠지? ㅋㅋㅎ
정작 이런 가족 뮤지컬들이 수도권만 돌다가 끝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점에서 대구 공연은 적잖이 의미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공연이 형식적 관객동원이나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 문화 발전 및 아동 정서 교육이라는 두 축 모두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단순 베스트셀러 마케팅에 기대면 시장의 피로도만 높일 가능성도 있으니, 앞으로 참신한 원작 발굴과 지역 맞춤형 기획이 병행돼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낍니다. 뮤지컬과 출판간 유기적 협력이 지금의 흐름 이후에도 문화산업 안착으로 이어질 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