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리그 셀틱, 양현준 부재에 드리운 먹구름…영국 현지의 탄식과 대표팀 발탁의 명암

폭우가 내리던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 경기장 전체에 드리운 묵직한 침묵이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터져나왔다. 셀틱은 유로파리그 첫 경기에서 자존심을 구기며 패배했다. 그 현장의 관전자들은 영국 BBC가 “유로파리그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이유, 더 짙어진 먹구름”으로 정리한 내용을 받아쓰기 바빴다.

패배의 중심에는 어쩔 수 없는 공백, 양현준(한국)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지난 수개월간 셀틱의 공격 라인에 신선한 바람을 더했던 그의 출중한 돌파력, 박스 앞에서의 짧은 움직임, 순간공간 침투와 투박할 정도로 집요한 수비 가담까지. 이 모든 건 ‘그라운드에서 지워지는 선수, 그러나 없을 때 존재감이 극대화되는’ 유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로 셀틱은 2026년 상반기 프리미어십 출전 경기에서 양현준이 출전한 경기(승률 68%)와 결장한 경기(42%)에서 기동성과 위협성 지표가 현저히 갈렸다.

셀틱은 양현준을 대표팀 차출로 잃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세계 예선 소집이 공식 발표됐고, 셀틱은 상반기와 달리 플랜B 공격 전개에 상당히 애를 먹는 흐름이 포착됐다. 이날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개막전에서도 공격 시퀀스가 끊기고, 2선 이하에서의 볼 연결이 급격히 둔화됐다. 3-2-2-3 형태의 라인업 변형이 시도됐으나, 2선 중앙과 측면을 번갈아 견제 투입하던 양현준의 부재로 중심축이 허물어지는 장면이 반복됐다. 셀틱의 볼 소유 및 파이널써드 진입 시도는 70분 이후 급격히 감소했고, 세트피스 상황조차 활로를 찾지 못했다.

공격 작업에서의 침묵 만큼이나, 수비 밸런스 부족도 뼈아팠다. 양현준은 ‘역습 시 볼 운반’에서 영국 현지 해설가들에게 “숨은 조율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BBC는 경기 후 평점 기사에서 “양현준의 활동 반경이 없으니 상대 압박 전환이 허술해지고, 플로팅 볼에 대처할 역동성이 사라졌다”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 측면에서 윙백·윙어 이원화된 전술이 난항을 겪은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특히 셀틱 우측 라인은 러닝 볼을 쉽게 내주고, ‘공 공간’(space between lines)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실점을 허용했다.

양현준 부재가 기록적으로도 입증된다. 공격 3지역에서의 드리블 돌파 성공률(출전 시 57%→결장 시 29%), 상대 진영 박스 내 침투왕 시도(경기 평균 4.3회→1.2회), 전방 압박 성공률(32%→20%) 등 수치가 팀 전체의 활력을 대변한다. 브렌던 로저스 감독도 경기 뒤 “상상력과 에너지 모두가 부족했다. 양현준의 복귀 시점이 곧 팀의 반등과 연결될 것”이라며 선수의 가치에 간접적이나마 신뢰를 보였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곧 자부심이다. 유럽 빅리그에서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한국인”으로 꼽히는 주전 자원이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합류한다는 의미이기 때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임팩트’와 ‘유연한 포지셔닝’을 동시에 실현할 카드를 얻었다. 한편으로는 K리그 출신 한국 선수들이 유럽 주요 리그에서 즉각적 경쟁력을 증명한다는 점 역시 자국 리그와 대표팀 모두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는 손흥민, 이강인 등 기존 유럽파들과의 협동, 포지션 맞물림 전략에도 긍정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셀틱은 광범위한 미디어와 팬들, 심지어 주요 해설진까지 “양현준의 대표팀 차출이 클럽 일정에 미치는 타격”을 걱정하는 동시에 현지 적응력, 피로 누적 문제까지 언급하며 복귀 이후 일정 소화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영국 통신사 피드백과 현지 팬 커뮤니티에서는 “양현준 리턴=팀 분위기 반등 척도”라는 기류가 팽배하다.

전반적으로 대표팀과 클럽 모두에게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뚜렷하다. 근본적으로는 ‘아시아 선수=플레이메이커’라는 셀틱 현장의 프레임 전환, 국제무대에서의 한국 선수 위상 제고, 그리고 글로벌 스포츠생태계 내 선수 활용 전술의 진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각 구단과 대표팀의 유연한 협상 및 일정-로드관리 모델 정립이 향후 필수적 과제로 대두될 것이다. 유럽-아시아 이중 전선을 누비는 한국 선수들의 기동성과 다재다능성,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낸 플레이의 결은 유럽-국제 축구계 전체에 ‘새로운 방정식’으로 각인되고 있다.

양현준이 떠난 셀틱의 패배는 결과 그 자체가 아닌, 출전·부재라는 한 개인의 ‘존재론’이 경기장 풍경 전체를 바꾸는 힘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장의 데이타, 선수 인터뷰, 코칭스태프 코멘트, 그리고 팬 커뮤니티의 온도까지 모두가 인정하는 이름 양현준. 미래 축구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임은 분명하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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