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곡·보컬, 케이팝 음원차트도 점령… 새로운 리스닝 시대 열리나
국내 주요 음원차트 1위에 AI가 전면적으로 작곡하고 노래까지 한 곡이 올라섰다. 몇 년 전만 해도 머나먼 미래로만 여겨지던 AI 창작곡이, 2026년 가을, 드디어 대중의 귀와 차트를 동시에 사로잡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번 1위 곡은 AI 작곡가가 멜로디와 프로듀싱을 맡고, AI 보컬이 전체 보컬 트랙을 소화한 100% 인공지능 창작물이다. 인공지능이 쓴 가사, AI 특유의 리드미컬한 사운드, 그리고 실제 사람의 감정선을 벤치마킹한 듯한 디테일한 보컬링까지– K-pop 차트의 문법 자체가 바뀌는 현장이다.
AI 음악 열풍은 올해 더욱 강하게 불었다. 메인스트림 팝에서도 AI 작곡과 보컬을 결합한 콜라보가 쏟아졌고, 아이돌 팬덤은 AI 보컬 리믹스 챌린지, 본인 애정 캐릭터의 AI 커버송을 자발적으로 공유했다. 팬들 사이에선 “AI 버전이 더 중독성 있다”는 평까지 심심찮게 나왔다. 실제 1위 곡의 팬 커뮤니티를 보면, 사람인지 AI인지 구분이 무색할 만큼 자연스러운 감성과 사운드에 놀랐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귀에 쏙 들어온다”, “이번 틱톡 채널은 차트 찍고 들어왔다” 같은 반응도 핫하게 돌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뮤지션들과 창작자들은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AI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곡을 뽑아내는 제작 방식에 대해, 현업 작곡가 모임에서는 “창의성이 진짜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터져나온다. 실제 아티스트 팬덤 일부에서는 “AI 곡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오리지널 노래가 특별해진다”는 역설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런 흐름은 최근 5년간 꾸준히 누적된 AI 보컬 기술의 발전, 그리고 YZ세대와 알파세대의 ‘새로움 집착’과도 맞물려 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서는 AI 곡 관련 밈과 챌린지가 연일 분출중. “내 폰엔 AI가 5명 산다” “정체성 상실 각” 등 짧고 톡톡 튀는 밈도 인기다. 실제 AI가 창작한 곡임을 강조한 태그(#AI보컬챌린지, #AI뮤직온톱)가 실시간 트렌딩되는 광경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도 않다. 글로벌 커뮤니티 반응도 뜨겁다. 빌보드나 영미권 커뮤니티에선, AI가 만든 K-pop 곡이 역으로 글로벌 팬들의 리스닝 패턴까지 바꿀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왔다.
물론 모든 이들이 환영하는 건 아니다. 한 편에서는 “차라리 옛날 노래 플레이리스트 듣겠다”며 AI 음악에 반감, 피로감을 토로하는 소리도 있다. AI가 음악의 혼을 대신할 수 있겠냐는 질문과, 새로운 형식의 감상 경험을 찾아 나서는 움직임이 동시에 벌어지는 것. 실제로 AI 창작곡의 저작권 문제, 나아가 AI보컬에 실제 가수의 음색이 도용되는 사례는 앞으로 더욱 뜨거운 논쟁거리다. 음악 팬들 사이에서도 “어쩌면 음악은 결국, 사람이 느끼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란 본질적 질문이 다시 피어난다.
음악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 2026년형 음원차트의 새 질서는, 한 편으론 인공지능이 만든 새로운 음악 문법의 실험장이자, 다른 한 편으로는 인간 뮤지션과 AI, 그리고 팬덤이 함께 새로운 감상법을 찾아가는 거대한 실험으로 읽힌다. 섣부른 비관이나 낙관 대신– 지금은 직접 뜨겁게 귀를 열고, 이 ‘AI × 대중음악’ 시대로 들어가야 할 때다. 앞으로도 AI 음악의 경계 실험은 계속 될 것이고, 팬덤 담론과 감상 트렌드도 더욱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K-pop 차트 최상위, 이제 AI도 함께 춤추는 시대. 다음 1위는 과연, 누구 또는 무엇이 될까?
— 민소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