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 K리그1 최고에서 A매치 흐름 전환의 키로… 공격 다변화 해법 될까
한국 축구대표팀이 또 한 번 ‘답답한 흐름’에 갇힐지, 아니면 그 경계를 깨고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년 10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베네수엘라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팬들과 전문가들의 관심은 ‘K리그1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이동경(울산 현대)에게 쏠린다. 유럽파 위주의 공격 조합이 A매치에서 좀처럼 날카로움을 드러내지 못해왔지만, 올라운더 이동경의 퍼포먼스야말로 이번 매치의 돌파구가 아닐 수 없다.
이동경은 2026 시즌 K리그1에서 볼 소유와 탈압박, 전진성 있는 패스 활용 등 전술적 다기능성을 뽐내며 단연 리그 최고의 폼을 과시해왔다. 특히 좁은 공간을 파고드는 오프더볼 무브와, 상대 수비 라인을 깨뜨리는 공간 침투에서의 수치적 영향력이 평범한 윙어·공격형 미드필더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이번 시즌 8득점-10도움을 올린 그는, 볼 운반에서부터 마무리 작업 지원까지 3선과 2선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멀티롤을 증명했다. 실제로 수원전, 대구전 등 주요 경기에서 보여준 전환타이밍의 감각은 상대 방어의 틈을 즉각적으로 노출시키는 차별점이었다.
대표팀은 최근 확실히 ‘정체된’ 경기력이 노출되고 있다. 9월 A매치 기간 코스타리카, 우루과이와의 연전에서는 중원 빌드업 단계에서의 반복적 패턴 노출, 좌우 풀백 활용의 제한, 전방 3인 공격 조합간 간격 미스매치 등으로 인해 슈팅 숫자 대비 실질적인 득점 확률이 낮았다. 유럽파 핵심 라인 중심의 박스 점유, 후방 압박 탈피 시 시도되는 단순한 측면 크로스, ‘앙꼬 빠진’ 세컨드볼 싸움에서의 힘없는 모습까지. ‘한 방’이 없는 답답함이 매 경기 반복됐다. 이동경 기용 요구가 빗발치는 이유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A매치 최근 10경기에서 6실점, 완성도 높은 포어체킹과 라인 내리기 반복 전술로 남미 중위권에서 경쟁력을 유지 중이다. 그들의 스리백 수비 라인은 사각지대가 적고, 하프스페이스 교란에 특히 강하다. 역설적으로, 이동경이야말로 이 틈을 꿰뚫을 카드. 그는 K리그1에서도 수준 높은 압박하에 드리블로 공중전을 유도하거나, 전방에서 단타 패스로 압박을 끊어내는 능력을 보여왔다. 수치상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10경기에서 이동경이 볼터치 평균 63회, 진입패스 성공률 87%, 빌드업 관여율 18%를 넘겼다. 이는 현 대표팀 내 누구보다 많은 수치다.
벤투 감독 대행 체제의 과감성이 관건이다.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공격에서의 창의적 변화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유럽파 자원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 그럼에도 울산 서포터즈 사이에서 이동경이 최근 몇 년간 빅매치에서 보여준 중요한 한 방, 역습 동선 활용력은 이미 국가대표급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여러 축구 관계자가 한 목소리로 그의 후방 투입을 주문하는 이유다.
반면 이동경에게 있어 베네수엘라전은 커리어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2024년 도쿄올림픽 대표, 2025년 아시안컵 예비 등록 등을 통해 국제 경험을 쌓아왔지만, 실제 주전 경쟁에서는 번번이 밀렸다. 각종 컨디션 논란, 부상 복귀 후 체력 문제, ‘국제 경기 대응 한계’라는 꼬리표가 지난 2년 내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 회복으로 본인의 입지를 스스로 넓혔고, 베네수엘라 전에서의 파상공세 관여만큼은 확실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A매치는 소속팀 경기보다 순간 집중력, 빌드업 속도, 심리전의 밀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대표팀 내부 코칭스태프는 최근 밝힌 바 있다.
중원의 연결고리, 2선의 시야와 3선의 공간 창출, 그리고 ‘예측 불가’ 플레이메이킹. 이동경은 세 가지 모두를 대표팀 유니폼 위에서 증명해야 한다. 아시아예선, 곧 다가올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이 시작되기 직전, ‘국내용 최고’에 머물 것이냐, 혹은 ‘국가대표 핵심’으로 도약할 것이냐는 이번 베네수엘라전 한 경기에서 판가름날 수 있다. 경쟁 선수들(이강인, 황인범, 손흥민)이 강한 압박에 흔들릴 때야말로, 이동경 특유의 전진 드리블과 ‘파이널서드’ 침투가 한 방을 이끌어낼 소중한 순간이다.
관전 포인트는 벤투 대행의 용병술이다. 4-2-3-1 포메이션에서 이동경을 2선 중앙·좌측에 동시에 투입하거나, 4-3-3 역삼각에서 측면과 중앙을 번갈아 쓰게 하는 등 포지션 변화에 따라 대표팀의 템포가 급격히 달라질 수 있다. 상대 수비의 허점을 읽고, 울산에서처럼 ‘주도적 패턴축구’를 이식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동경이 실제로 베네수엘라전에서 이 변화의 축으로 설 수 있을지, 국내 최고 퍼포먼스가 국가대표팀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로 연결될지는 경기장 그라운드 위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