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드필더의 탄생? 이강인, 아틀레티코에서 진정한 ‘파트너’가 될까

이강인이 스페인 무대를 다시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의 지난 유럽 챔피언스리그(이하 UCL)는 기대와 현실의 괴리, 그리고 전술적 어색함 속에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에는 라리가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강렬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현재 리그와 유럽 대항전 모두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라리가 최고의 중원 압박과 속도감, 그리고 조직력을 자랑하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지휘하는 팀답게 더 단단하고 뚜렷한 색채를 띈다. 훈련장에서 보인 이강인의 전술적 적응력, 그리고 최근 보도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UCL 조별예선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리에서 ‘역할 부족’ ‘선발 고정 실패’ ‘볼 전개 기여도 애매’ 등으로 고전했던 이강인이지만, 아틀레티코에서는 확실히 다른 위치, 다른 의무가 주어질 전망이다. PSG 시절 막강한 스타 군단 속에서 패스와 전진이 끊기는 장면이 적지 않았고, 네이마르, 음바페, 멤피스 같은 개인 전술에 묻혀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반면 아틀레티코 중원에서는 코케와 함께 4-4-2 포메이션의 더블 피벗 또는 역동적 3선 자원으로 투입될 경우, 조직적 압박과 탈압박, 그리고 다이렉트 빌드업에서 자신의 민첩성, 탈압박, 킥력을 십분 살릴 수 있다. 특히 양 측면을 빠르게 쓰면서도 공격 템포를 갑자기 높이는 아틀레티코 특유의 전술 구조 덕분에, 이강인의 창의성이 더욱 빛날 무대가 열릴 수 있다.

최근 아틀레티코는 기동력 있는 중원 자원인 요렌테, 데파이, 바리오스 등과 볼 전개를 교차하면서, 팀 역습과 점유 사이 균형을 맞추는 혼합 전술을 실험해왔다. 측면에선 카라스코의 공백을 콘도그비아, 사무엘 리노 등이 돌파하며, 보조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이강인이 투입될 경우, 이들 폭발적 돌파에 날카로운 전방 패스 혹은 미드필드에서의 ‘세 번째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다. 구단 안팎에선 이강인의 ‘서포트형 10번’ 가능성도 주목한다. 즉, 코케와 함께 빌드업 후 2선 침투를 주도하며, 상대 진영에서 수적 우위 창출에 적극 가담한다는 시나리오다.

맨유전 선발 예상 배치는 아틀레티코 수미진이 수비와 압박에서 확실한 안정감을 보장하고, 이강인이 공격과 연결의 허리를 쥐는 구조다. PSG 시절보단 팀 전술에 녹아드는 책임감, 단언컨대 좀 더 ‘현실적인’ 역할 변화가 큰 차이점. 이강인의 약점으로 꼽힌 수비 전환도, 시메오네 감독 특유의 압박 전술 하에서 꾸준한 훈련과 경기 출전으로 개선이 뚜렷하다. 토트넘, 맨유, 인테르 등 유럽 명문 구단들이 아틀레티코의 이러한 실험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유 또한 이강인처럼 창의적이면서도 팀 전술에 충실한 새 유형의 미드필더가 성공할지 주목하기 때문이다.

이강인의 전술적 진화는 단순한 포지션 변화나 기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아틀레티코 특유의 고강도 압박, 공격수와 중원이 거의 한 선에서 맞물리는 ‘플랫 미드필드’ 단계에서 이강인이 얼마나 전진 패스·탈압박·세트피스에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또, 측면에서의 연계뿐 아니라 공격 전환시 기습적인 롱패스, 중거리 슛을 통한 득점 루트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시즌 아자르, 브루노 페르난데스 등과 비교해보면, 이강인이 보여준 볼 소유 및 탈피 처리 능력, 그리고 볼을 잃지 않고 배급하는 능력은 이미 유럽 톱미드필더 반열에 진입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틀레티코 팬들 역시 경기장 내외에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다수 현지 언론들은 “현재 폼이라면 맨유전 선발도 무리 없는 선택”이라며, 주중 UCL 3라운드 대형 미드필드 매치업에서 이강인의 이름을 첫 번째 카드로 꼽고 있다. 실제로 최근 훈련 영상과 기자회견에서도, 시메오네 감독이 직접 이강인의 전술 이해와 팀워크, 그리고 피지컬적 변화에 긍정 평가를 내렸다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역대 한국 선수들의 유럽 도전 과정, 특히 송종국-박지성-기성용 등 수비와 빌드업 모두 양립했을 때 폭발적 성장곡선을 보였던 사례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이강인이 과연 카리스마 넘치는 아틀레티코 중원에 완전히 스며들 수 있을까, 나아가 챔피언스리그 대무대에서 PSG서 남긴 아쉬움까지 털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강인이 더이상 ‘희망의 재능’만이 아닌, 실제 빅매치에서 팀 전술의 핵심이 되어간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선 그런 변화가 직접 감지되고 있다. 날카로운 패스 한 번, 빠른 침투와 압박 뒤 보여주는 탈압박 한 동작이 이강인의 진짜 진가다. 파리에서 봉인됐던 그의 재능이 마드리드의 붉은 심장과 조우할 오늘 밤, 새로운 ‘한국형 미드필더’의 표본이 세워진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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