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훈청, 달성군 YES!키즈존에서 어린이 보훈체험 프로그램 운영…세대를 잇는 기억의 공간

대구보훈청이 달성군 YES!키즈존에서 어린이 대상 보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번 행사는 국가유공자와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을 아이들에게 직접 체험과 놀이로 알리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교육적 측면에서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체험형·참여형 방식이 도입된 점이 눈길을 끈다. 어린이 보훈교육은 전통적으로 교실 기반의 주입식 교육이 중심적이었지만, 세대 간 인식 차이와 청소년 시민의식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최근 사회적 요구에 따라 체험 및 일상 속 공감의 방법으로 옮겨가고 있다.

달성군 YES!키즈존은 대구 지역 육아 복합플랫폼으로, 영유아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을 겨냥해 다양한 놀이·공간·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번 보훈체험 행사는 보훈청 소속 관계자들의 설명과 함께 독립운동 퀴즈, 국기에 대한 예의, 보훈 인물 탐구 등 다양한 놀이가 어우러졌다. 보훈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독립운동가 복식 입기, 상징물 만들기, 가족·지역사회와 연계한 보훈 이야기 나누기 등의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현재와 같은 사회적 맥락에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소개되었다는 점을 보면, 과거와 미래를 잇는 브릿지 역할로서 가족 단위의 보훈 인식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노동 현장에서는 국가적 기억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오래 지속돼왔다. 그중에서도 청년 세대의 ‘역사 피로도’, 역사 왜곡 논란, 정치화된 보훈 인식 등 여러 화두가 부상했다. 2020년대에 들어 청소년과 어린이의 생활세계 중심에서 기억 교육, 시민교육이 강조되면서, 보훈의 의미도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방식에 주목하게 된다. 이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실제 삶에서 보훈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아이와 대화하게 만드는 ‘생활 교육’이 곧 정책 과제가 됨을 뜻한다. 최근에는 다문화 사회, 한부모·조손가정의 증가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만큼, 보훈의 내용도 가족 다양성에 맞춘 맞춤형 교육이 과제로 대두된다. 이번 행사 역시 다문화 가족 아동과 발달장애 아동 등 소외된 계층까지 폭넓게 포괄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달성 YES!키즈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행사장 곳곳에는 보훈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놀이 하듯 자연스럽게 보훈에 대해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다른 복합놀이공간과의 차별점은 부모와 자녀가 주체가 되어 ‘가족 가치’, ‘공동체 의식’, ‘감사하는 태도’에 초점을 맞춘 점이다. 현장을 찾은 한 30대 청년 부모는 “어른이 되어도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듣고 체험해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존의 정형화된 기념식이나 강의 중심 보훈 교육과 다르게, 가정과 일상, 내 삶 주변으로 보훈의 장을 가져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보훈 교육의 효과성과 장기적 변화를 위해서는 ‘일회성 체험’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일상 프로그램으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현장 교사와 지역사회 전문가, 청년 그룹의 의견이 반영되는 공동 기획의 필요성도 대두된다. 실제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지역 내 대학생 멘토, 청년봉사단과 연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는 어릴 적 경험한 보훈의 의미가 성장 후 지역사회 참여, 기부, 사회환원 등 다양한 형태의 시민활동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보훈체험이 공교육 현장, 복지센터, 민간단체, 육아지원센터 등 다양한 공간에서 시도되며 사회적 공감대가 넓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비판적으로 보면, 여전히 ‘보훈=군사·국가 중심의 엄숙주의’ 편향이 다소 존재한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청소년·청년 사이에선 비판적 역사 인식, 사회적 다원성, 민주적 시민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보훈=희생 강요’라는 기존 프레임을 넘어, 평화·화해·포용 등 다양한 사회적 함의를 풀어가는 노력이 변화의 관건일 것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어린이 보훈체험이 국뽕 행사로만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청소년 주체의 보훈 감수성이 사회적 연대와 감사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억과 계승, 소통의 세심함이다. 일방적인 교육이 아니라 참여와 체험이 결합할 때, 다음 세대의 보훈이 비로소 우리의 삶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보훈청과 지역사회가 보여준 시도는 보훈의 의미를 다시 묻는 작은 출발선이자, 우리 모두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사회적 실험이기도 하다.

— 강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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