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파고에 휩쓸린 민생경제, 표류하는 입법과 국민의 피해

정치가 다시 한 번 민생을 삼켜버리고 있다. 머니투데이의 2026년 10월 19일자 ‘[정치에 가려진 민생…동력잃은 경제정책 입법]’ 보도는 이 대한민국의 구조적 병폐를 사실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민생경제의 핵심 현안인데도, 주요 경제정책과 민생 법안들이 잇달아 좌초되고 있다는 사실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분노할 일이다. 국회가 여야 간 대립과 정치적 셈법, 대선정국 대비 정략적 표 계산에 빠진 사이, 경제현장에서는 체감경기 하락·생계위협·소비침체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비단 이번 국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력의 이해관계와 갈등으로 민생정책 우선순위를 뒷전으로 밀어버리는 고질적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정부와 여야 모두 물가·금리·가계부채·주택시장 등 주요 경제과제 해결을 소리 높여 외치면서도, 막상 정작 민생에 필요한 정책입법은 서류뭉치 속에 휴지조각처럼 방치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노란봉투법(노동현장 쟁의손해배상 청구 제한), 임대차3법 보완, 전월세신고제, 소상공인 손실보상제 확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등 현장의 급박한 요구는 번번이 국회 입법 테이블에서 정치공방의 불씨로만 소모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 기준 2026년 3분기 실질가계소득은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동일기간 자영업자 폐업률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경기침체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실물경제와 민생의 위기, 신용불안 도미노 리스크, 구매력 위축이 현장 곳곳에 스며든다. 정치는 뒷짐 진 채 국민에게 효율적 대처를 주문한다. 하지만 실제론, 예산안·세법개정과 같은 시급하고도 구조적인 입법 조치가 해를 넘기면서까지 지연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여야는 이전투구식 네거티브와 대치로 현안을 발목 잡으면서도, 정작 국회 본회의를 열어 사회적 약자 대책과 자영업자 지원 등 ‘민생법안 패스트트랙’ 논의조차 않거나, 우스꽝스러운 수준의 탁상공론만 반복한다. 이런 와중에도 일부 힘 있는 의원들은 지역개발, 특혜 추경, 노골적인 예산 몫 챙기기에만 혈안이다. 입법 과정에서 재벌·부동산·이권 카르텔, 고위 관료와 유착된 이익집단의 개입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법안상정에서 소위원회 회부, 공청회 및 전문가 의견수렴, 본회의 상정으로 이어지는 전형적 입법의 타임라인은, 각 단계마다 특정 세력이나 이해관계에 휘둘리면서 변질·지연·좌초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서민에게 폭탄으로 돌아간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정작 정치가 해결해야 할 민생경제는 실질적으로 방치되는 구조적 비리조차 반복 중이다. 경제정책실패의 대가는 과소비·저축능력 악화·가계부채구조 악화·신성장동력 소멸 등 수치로 돌아온다. 청년 실업률이 11%에 육박하고, 내수불황이 지속되면서 중산층 붕괴·취약계층 극한 생계위기·지역경제 동맥경화가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중앙정부와 국회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 외에 뚜렷한 해법 제시가 전무하다. 목소리만 높이고 실효적 입법은 뒷전인 현실은 사실상 국가적 작태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 일본 등 노령화사회에 직면한 대다수 선진국들이 신산업기반 투자, 복지-고용안정 리뉴얼, 사회안전망 강화같은 구조개혁을 민생위기 극복의 중심축으로 삼은 것과도 대조적이다. 한국의 정치, 특히 국회가 여야 싸움을 멈추지 않는 한 시민경제의 위기탈출은 불가능하다. 누가 ‘민생’을 외치든, 정치가 사리사욕·정파논리·이권거래 일색이면 국민은 분열·냉소·무기력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 비리 구조의 종착역에, 국가 공동체 내부 신뢰마저 산산조각 난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정치는 경제의 족쇄로, 민생을 파탄 내는 또 하나의 적폐로 길이 남게 될 것이다. 이 대한민국이 과연 누구의 나라, 누구의 민생을 위함인지, 권력과 입법기관 모두 스스로 답하라. 피폐해진 민생의 자리에 대신 앉아볼 용기가 있는지 묻고 싶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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