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관광, AI 시대의 변화: ‘검색’에서 ‘추천’으로 피어나는 새로운 여행의 결

깊어가는 가을, 경북의 풍경은 붉게 물든 산과 고요한 골목길, 그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이슬처럼 느리게 흐른다. 그런데 이 공간 또한 이제는 변화를 맞이한다.

‘검색’으로 여행지를 고르던 시대에서, 이제는 AI가 ‘추천’해주는 길 따라 미처 몰랐던 경북의 아름다움을 만나는 시대가 시작된다. 최근 경북도와 관광업계의 움직임이 이에 관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경북도는 인공지능 기반 추천 시스템 개발과 도입 필요성을 화두로 삼으며, 기존의 키워드·연령대별 검색 중심이 아닌 개인 맞춤형 안내 서비스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북관광공사는 각종 빅데이터와 여행객의 이동패턴을 연구하며, 서울·부산 등 대도시권에서 인기를 끄는 장소나 카페, 숙박시설보다 현지인의 원초적인 취향에 가까운 숨은 명소 발굴에 힘을 실었다. 이제는 AI가 지난 10년의 방문 기록, 계절별 선호 변화, 소셜미디어 상의 언급량, 개별 관광객의 최근 흥미까지 조합해 ‘이번 주말 당신만을 위한 경북 여행 코스’를 제안하는 시대다.

이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여행의 경험’이 더욱 감각적이고 입체적인 순간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여행지가 자연지리적 조건이나 유명세에 따라 손쉽게 결정됐다. 하지만 AI추천 서비스가 제안하는 경북은 새벽 안개 속의 무섬마을, 양조장 뒤편 작은 맛집,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트레킹 코스처럼 내밀한 공간들을 비춘다. 여행자는 그 날의 기분, 감성, 동행의 취향에 따라 주어진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대신, 자신도 예상치 못한 소박한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

경북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여행 인공지능은 사람의 기억, 분위기, 심지어 칼국수 국물의 느낌까지 데이터화하여 각 개인에 맞는 추천 지도를 그려낸다”고 말했다. 그 한 마디에 미래 경북여행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압축돼 있다. 단순한 명소 나열에 그치지 않고, ‘지금 나에게 어울리는’과 ‘지금 주고 싶은’ 경험을 찾아주는 것이다.

소비자의 행동도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20대 여행객 L씨는 “과거에는 인스타그램에서 본 장면이 곧 목적지였는데, 이젠 AI가 안내해준 골목길을 따라 걸으니 여행이 매번 새로워진다”고 전했다. 그는 ‘검색’을 포기하면 무언가 놓칠까 두려웠던 예전과 달리 추천에 몸을 맡기는 순간 여행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주요 포털 여행 카테고리 유입 경로에서도 검색을 통한 직접 진입은 2년 전보다 18%가량 줄어든 반면, 큐레이션·추천 탭을 통한 진입은 같은 기간 27% 증가했다는 데이터도 등장했다.

경북도는 이러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관광 콘텐츠 생성을 내부 기획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대표적으로 2027년까지 ‘경북나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별 취향 맞춤 추천 시스템을 구축하고, 여행자의 SNS 활동·사진·실시간 모바일 기록까지 통합 분석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지나친 ‘취향 편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공존한다. AI의 추천이 내 취향을 반복적으로 강화한다면, 오히려 색다른 경험의 기회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도 측은 “AI 추천이 안내하는 길목에서, 예상치 못한 공간 만남이나 현지 소통의 우연성은 오히려 커진다”며, 지나친 개인화가 여행의 본질적 다양성을 해치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광트렌드 전문가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여행은 양적인 이동보다는 질적 만족과 충만한 체험에 가치를 둔다. 추천 알고리즘의 등장은 경북이라는 오래된 여행지가 한 명의 여행자 안으로 들어와 살아 있는 공간이 되는 변화로 이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의 감정, 구체적인 경험으로부터 출발한 데이터, 그리고 ‘당신만의 여행’이라는 작은 소망이 있다.

경북의 가을, 붉은 고운 단풍이 언덕을 넘은 뒤에도 그 끝에는 낯선 작은 마을, 어쩌면 AI가 아니면 발견하지 못했던 오래된 밥집, 그러한 풍경 위로 흐르는 새로운 여행의 정서가 또다른 계절처럼 기다린다. 여행의 방식은 변하지만, 각자의 감정적 여운은 더욱 또렷이 남는다. 경북의 추천 여정은, 어쩌면 우리 각자에게 마련된 한 편의 시와 같다. 마음이 닿는 행선지로 안내하는 이 계절의 낯선 골목길처럼.

— 하예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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