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꼴찌인데 일냈다”… MLB에서 터진 새 역사, 돈의 벽을 넘은 ‘이변의 반란’
2026년 가을,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의 대이변이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봉 꼴찌’ 구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D-backs)가 수천억원을 투자한 명문 구단들을 잇따라 격파하며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시즌 전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 더욱이 40개에 가까운 MLB 구단의 연봉 총액이 연간 최대 4조 원을 오르내리는 요즘, ‘돈질’과 별개로 순수한 야구 역학·조직력·선수 집중력이 만들어낸 드라마라는 데 현장의 충격과 놀라움이 쏟아진다.
다이아몬드백스의 연봉 총액은 2026 MLB 30개팀 중 최하위권이다. 선수단 전체 연봉을 합쳐도 뉴욕 양키스·LA 다저스 같은 빅마켓 구단의 주전 2~3명 연봉만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즌 내내 FA(자유계약)에 막대한 돈을 부은 팀들, 이적시장에서 ‘초호화 멤버’로 관심을 모은 토론토·휴스턴·텍사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예선 탈락하거나 일찌감치 고배를 들었다. 반면 애리조나는 창단 28년 만에 처음 ‘언더독’ 체질로 월드시리즈 파이널에 안착했다. 돈이 야구에서 절대 권력이 아님을 증명한 시즌이다.
이들 팀의 반란은 집중력 있는 조직 야구, 그리고 한 끗 차이에서 빛난 전략적 승부욕 덕분이다. 한 경기 한 경기마다 투·타의 집중도와 벤치의 빠른 상황 대처가 빛났다. 특히 9회까지 팽팽하게 맞서는 접전에서 상대 타선을 무결점으로 봉쇄한 불펜 운용, 주자 출루 이후 기민한 작전 야구가 팬들의 환호와 ‘전율’을 자아냈다. 빅마켓 구단들이 스타플레이어 의존과 전력 과신으로 흔들릴 때, 다이아몬드백스는 ‘투수 한 명, 타자 한 명의 집중력’으로 뚝심 있게 뚫었다.
현장 분석 결과, 포스트시즌 내내 이 팀 특유의 ‘에너지 야구’와 ‘즉흥적 전술’이 압도적이었다. 타선에서 노련한 주루플레이와 번트 작전, 결정적 순간 번뜩이는 실책 없는 수비가 이어졌다. 특히 내야수들의 짧은 순간 판단력, 타격시 2스트라이크 이후 집중 우위, 투수진의 용병술이 MLB 강호들을 흔들었다. 2026년형 ‘언더독 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케이스다. 경기장 내부에선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의 더그아웃 분위기 자체가 집중력의 원동력이라는 평가. 벤치에선 동기부여성 응원이 끊이지 않았고,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도 수비 시엔 끊임없이 움직이며 팀 에너지에 큰 기여를 했다.
이처럼 ‘집단 에너지’와 ‘작전 집중력’이 만들어내는 흐름은, 빅마켓 구단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승리 공식을 만들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템파베이 레이스 등 과거 MLB 언더독 신화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올해 애리조나의 돌풍은 규모·전술·기량 면에서 한층 더 종합적이고, 실전 위주였다. 리빌딩 초기부터 프런트가 ‘선수 개개인 두뇌·집중력 분석’을 강조했고, 기존 스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과 전술 유연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 시즌 중반 이후 선수들의 수비 시프트, 불펜 롱릴리프 등 참신하고도 실리적인 경영이 효과를 발했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시즌 내내 주요 선수들의 ‘육체·정신 집중도’였다는 분석이다. 핵심 유격수와 3루수의 기민한 수비, 좌·우익수의 날렵한 페이크 동작, 출루 즉시 시도하는 과감한 도루 및 주루플레이가 팀 전체 의사결정에서 즉각 적용된 점이 두드러졌다. 시즌 초반 에이스의 부진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공백엔 젊은 마이너 출신 투수들이 전열에 합류해 원투펀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같은 탄탄한 백업 시스템도 우승 진군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경기 흐름을 뒤바꾸는 ‘불펜 3중주 전술’도 MLB 현장에서 모범적 성공사례로 평가받는다.
전술적으로도, 포스트시즌 5차전 이후 타순 변경과 좌우 타자 전환이 직격탄처럼 통했다. 상대 구단의 좌우 투수 변화에 맞춰 주축 타자 라인업 조정을 거듭하면서, 빅마켓 팀의 덩치 큰 용병들은 애를 먹었다. 반면 애리조나는 각 타자가 주어진 상황별 역할을 완벽하게 인지하고, 1점이 중요한 승부에서 번트·희생타·도루·적시타 등 기본기 플레이에 총력을 기울였다. 홈팬들을 상대로 한 접전에서도 ‘실력 이상의 집중력’을 보여주며 관중의 열광을 투지로 승화시켰다.
결국 수천억의 투자금도, FA 모으는 것도, 벤치 깊이와 팀 전체 에너지 앞에는 무력할 수 있음을 애리조나가 증명했다. 돈이 야구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 기적에 가까운 반란. 이런 흐름은 앞으로 MLB 전체의 전력 판도를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즉, 중소 구단들도 조직력·전술 집중력·집단 에너지라는 새로운 성공 공식 아래 충분히 치고 올라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빅마켓에만 의존하는 구단 경영, 선수 영입 중심의 단기 승부가 아니라, 탄탄한 내실·유연한 벤치 전술·개개인 동기부여가 한 해 야구의 큰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KBO리그·NPB 등 전세계 프로야구에도 큰 함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기전에서 ‘집단 집중력’과 ‘즉흥 에너지 야구’가 예측 불가의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현장 스카우트·프런트도 더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정규시즌 내 반복된 흐름을 탈피한 참신하고도 에너지 넘치는 팀 조직의 힘, 바로 이 점이 오랜 기간 지켜본 현장에서 느낀 2026 MLB 언더독 신화의 본질이다. 이제 돈을 넘어, 팀의 새로운 활력과 현장 조직력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는 시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