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현장을 가다] “나라가 불타든 말든 권력에만 욕심, 지금이 최악”…공항은 ‘투표 귀국’ 행렬로 붐볐다

이스라엘이 2026년 10월 27일 진행하는 조기 총선 현장은 극도의 분열, 국가적 위기의식, 그리고 민심 이반이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실시간의 현장이다. 기사 제목이 암시하듯, 공항 한복판을 가득 메운 ‘투표 귀국’ 행렬은 전례 없는 이스라엘 국내 혼란의 증거다. 이번 조기 총선은 극우와 중도, 그리고 점증하는 반정부 시민사회의 거센 대립 속에 맞이했다. 주요 인물로는 위험 수위의 비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현 총리와 현 여권 중심 인사들, 그리고 점점 목소리를 키우는 야권 인물들과 시민단체가 있다. 실제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해외 거주 이스라엘 시민 약 9만명 이상이 투표권 행사 차 귀국을 택했으며 이는 지난 선거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국정 운영에 대한 책임 요구와 기대가 집중돼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규모 귀국 행렬의 배경에는 복잡하고 뿌리 깊은 정파 갈등, 하마스와의 분쟁 장기화, 경제 악재, 삶의 피폐, 그리고 실질적 리더십 붕괴가 모여 있다. 올해 상반기 이스라엘은 하마스 및 인근 무장세력과의 교전이 반복되며 치안 불안이 극에 달했다. 이에 따른 시민 불신, 청년층 이탈 조짐, 부동산 급등, 실업률 증가 등이 연이어 보도되어왔다. 게다가 정부의 군 입대 우대 정책 및 정교한 복지 조정법 등이 종교·정파별 격차,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켜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한 각종 연정 협상에만 몰두해왔다는, 정치적 책임 회피 및 국정 무책임 행보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집중된다.

동아시아 시각에서 볼 때 이스라엘 총선은 단순한 재야·여야 구도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신냉전·경쟁구도의 동아시아와 달리, 이스라엘 사회의 긴장감은 존립의 문제 자체에 있다. 하마스 및 이란 등 대외 위협뿐 아니라, 내부적 정체성 혼란과 정책 실패가 유권자를 행동하게 만드는 자극제임을 방증한다. 오히려 동아시아 국가 입장에서는 유권자 정치참여의 적극성이 이처럼 외국에서도 귀국투표로 이어지는 점, 그리고 집단안보 위기 시 ‘정치 엘리트’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무너지는 양상을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유례없던 ‘공항 투표 러시’는 곧 집권세력에 대한 구조적 불신, 투표행위 자체가 일종의 항의임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이스라엘 내외 언론은 국내외 재정난 심화와 지정학 불안이 이번 총선의 주요 프레임으로 작동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동시에, 총선에 출마하는 각 진영은 ‘안보’와 ‘경제 살리기’, ‘법치주의의 정상화’를 내걸지만, 실제 정책 차별성이나 국민 체감 개선책 제시가 뚜렷하지 않다는 회의적 시선도 팽배하다. BBC,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알자지라 등 주요 미디어는 이스라엘 유권자 대부분이 “정치 지도자들의 권력 다툼에 국민 삶이 희생된다”는 청년층과 중산층 인터뷰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 같은 정서의 연장은 기사 현장 표현‘나라가 불타든 말든 권력에만 욕심’이라는 절망적 체념으로 귀결된다.

동시에 이스라엘 경제신문 ‘더마커(TheMarker)’는 금융·IT 분야의 일자리 유출 및 ‘브레인드레인’ 양상에도 주목한다. 2026년 3분기 수출액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고, 스타트업 투자도 급격히 둔화됐다. 정치권의 무책임, 잦은 조기 선거와 정책 불확실성이 일상화되자, 글로벌 기업과 자본이 타 국가로 빠져나가는 조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는 단순히 국내 정치 갈등 국면으로 축소할 수 없다. 이스라엘의 안보·군사적 불확실성, 중동 위기와 맞물린 신흥 에너지 지정학, 동유럽·러시아·중국 변수까지 엮여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아브라함 협약에 동참했던 아랍국 일부가 공식 외교적 비판을 표했고, 미중양국도 비공식 라인을 통해 총선 이후 이스라엘 안정 내지 혼란 양상을 면밀히 관찰 중이다. 더불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도 국제공조와 자국민 안보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수년간 반복된 이스라엘의 ‘조기총선→정국 경색→연정 실패→추가 선거’ 사이클은 성숙한 민주주의가 군사·안보·사회 위기 속에서 어떻게 퇴화하거나, 역으로 시민 참여의 진화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시사한다. 결국 금번 선거는 기존 정치질서 재편, 신흥 시민 정치 세력 등장, 그리고 이념-세대 간 권력 이동 가능성이 모두 열린 분수령이다. 현 단계에서 이스라엘 사회의 중심 의제는 실질적 경제회생, 정의로운 사회안정, 외교·안보 정책의 국가생존 전략 구체화다. 진영논리에 구속된 정치권이 국민들의 실제 요구와 불만을 수렴할 수 있을지에 따라, 이번 선거 이후의 이스라엘 진로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동아시아 외교안보 전문가로서, 이스라엘의 2026년 총선은 글로벌 연쇄위기와 국내 정치 불안정이 어떻게 맞닿는가, 그 현장성을 주시해야 할 변곡점이 분명하다.

— 천유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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