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 드림스타트 아동 영양제 지원, 건강 격차를 줄이는 따뜻한 손길

반찬걱정으로 매일 아침 일찍 마트 들르는 정희씨(37), 다둥이 엄마인 그는 아이들 식사에 늘 마음 한켠이 무겁다. 비슷한 사연의 부모들은 자주 통장을 들여다본다. 끼니는 채워도, 제대로 된 균형 잡힌 음식 앞에서는 고민이 깊다. 2026년 10월, 경북 안동시에서 시작한 ‘드림스타트’ 아동 영양제 지원 정책은 이런 가장들의 불안을 ‘동행’으로 바꿔주었다. 사회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출발선의 차이’를 실질적으로 좁혔다는 점에서, 당장의 시끄러운 뉴스 이면에 조용하지만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

전국적으로 아동복지의 사각지대, 영양 불균형의 심화가 사회문제로 부각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경제적 여건에 따라 아동의 영양섭취 상태가 현격히 다르고, 장기간 이어질 경우 성장·학습·정서발달 여러 측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안동시는 드림스타트 사업을 통해 300여 명 아동에게 맞춤형 영양제를 지원하면서, 충분한 상담과 교육을 병행한다. 민간 기업 후원에 기대기보단, 지자체가 직접 나선 이례적 결단이다. 영양 불균형 해소에 머무르지 않고, 건강 격차 완화란 목표를 뚜렷이 새겼다.

취재진이 만난 지역 초등학교 한 담임교사는 이렇게 전한다. “보호가 필요한 집 아이들은 종종 식사 습관이 불규칙해요. 영양제만 주는 게 아니라, 올바른 식사를 생활화하도록 지도받는다니, 교사 입장에서도 든든하죠.” 실제로 안동시의 영양제 지원은 한 번 쥐어주고 마는 단순 분배가 아니다. 보건소 영양사, 드림스타트 전담 인력, 학교 교사가 연계해 아동별 건강상태 체크, 상담, 식습관 모니터링을 한다. 학부모 대상으로는 ‘식단정보 소통방’을 열어, 간편한 균형식 레시피도 공유한다.

현장의 변화는 데이터에도 담긴다. 드림스타트 대상 아동 중 저체중·빈혈 등 영양위험군 비율이 정책 시행 1년만에 7.8% 감소(안동시 보건소 자료), 아동 평균 신장·체중 지수 모두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부모의 심리적 부담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 설문에서 ‘아동 식단 걱정이 줄었다’는 응답이 81%에 달한다.

비슷한 모델을 도입한 다른 지역 사례와 견주면, 안동시의 방식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가 있다. 경남 A시와 달리, 일방적 영양제 지급이 아니라 생활습관 변화까지 끌어낸다. 기존 공공분야 아동지원, 영양 불균형 해소 사업들이 지원빈도와 사후관리가 부족했던 것을 생각하면, ‘공적 돌봄’의 방향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할 수 있다.

다만, 제도 밖에 남겨진 아이들에 대한 고민과, 지속 가능성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책 대상 선정 과정의 투명성·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존재한다. 예산 확충, 기관 협업이 지속 뒷받침되어야 하며, 한 번의 지원으로 끝내지 않는 일관된 관심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손주가 이 정책 덕에 “키도 더 잘 크고, 밥 투정도 줄었다”며 눈물겹게 고마움을 전했다. 도움의 손길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지원 그 자체보다도 ‘도움을 받는 순간’ 이후를 함께 고민해주는 체계가 필요하다. 안동시 정책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을 이기는 건강한 밥상” 만들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바쁜 세상에, 아이들이 차별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출발선 평등’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올바른 식습관 조기 형성이 평생 건강의 출발임을 다시 떠올린다. 답답한 경제, 시끄러운 정쟁 와중에도, 우리 사회가 꼭 붙들어야 할 가치가 여기에 있다. 사각지대의 아이들을 두드려 깨우는 따뜻한 관심, 이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은 더 많은 지역에서 확산되어야 한다.

건강 격차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넘는 일, 긴 호흡의 노력이 필요하다. 약자 곁에 더 자주 머무르는 복지의 실천이 지금처럼 일상으로 자리 잡길, 그리고 이 작은 변화가 우리 사회를 조금은 더 나은 쪽으로 이끌길 바란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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