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완전자율주행 환불 소송 패소… 한국 자율주행 신뢰 기준은?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 구매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며 법정 다툼을 벌였으나 패소했다. 해당 소송은 테슬라의 FSD 소프트웨어가 완전한 자율주행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과, 마케팅상 표방하는 ‘완전자율’이라는 용어의 해석을 둘러싸고 촉발된 만큼, 기술 발전과 소비자 기대 간 간극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현행 FSD는 실제 ‘완전자율주행’엔 미치지 못한다. 국내 법원이 제조사 측 손을 들어준 결정은, 현재의 자율화 기술 수준과 자동차·IT 업계가 ‘완전’과 ‘지원’의 의미를 놓고 벌이는 세계적 논쟁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테슬라 FSD는 5단계 자율주행 레벨 체계 중 레벨 2~3(부분-조건부 자율주행)에 머물러 있다. 운전자의 수시 개입이 전제되는 만큼, 사실상 ‘완전자율’ 명칭은 기술적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타이틀을 고수한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FSD 기능 관련 오해로 인한 사고와 논란이 잇따랐고,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미국 전기차 운전자 중 42%가 자율주행의 실제 성능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컨설팅사 피치북(PitchBook)은 관련 기술 개발 속도가 초기 기대를 밑돌고 있음에 주목한다.
한국시장 역시 테슬라 판매량이 급증하며 이슈의 전면에 섰다. FSD 옵션은 2026년 기준 1,200만 원 내외로, 상당수 소비자는 기능에 대한 기대치와 실제 사용경험 간 차이에서 불만을 토로해왔다. 최근 2년간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및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싼 돈 내고 베타테스트 하는 기분’, ‘고속도로 외 도시주행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법원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특성과 함께, 구매 당시 테슬라가 안내한 설명서 내 ‘완전자율기능의 향후 제공 계획’ 문구를 들어, 소비자 환불 요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산업적으로 볼 때 이는 현행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발전 과정에서 불가피한 충돌이다.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모듈화와 OTA(Over-the-Air) 업데이트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영역에서의 진보를 의미하지만, 규제기관 입장에서는 정확한 기술 등급 맞춤형 안내와 더불어,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교통안전국(NHTSA) 역시 유사 사례에 대해 자율주행 기능 명칭이 오인소지를 제공할 경우 제조사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기술 홍보의 투명성 원칙을 강조 중이다.
국내법 해석은 선진국과 주요 차이점이 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법원 판례를 보면, FSD 광고에 기재된 완전자율 용어가 소비자의 합리적 기대에 영향을 줄 경우, 불완전한 기능 제공이 확인되면 환불까지 가능하도록 판결한다. 최근 독일 뮌헨지방법원은 유사 소송에서 테슬라에 일부 환불 책임을 인정했다. 이와 달리 한국판결은 명칭 자체보다는, 향후 소프트웨어 향상 가능성—즉 지속적 업데이트 약속이 실제 상품 내용임을 받아들였다.
자율주행 기술의 과장 마케팅 논란은 이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IT 기업 전반에 영향력을 미친다. 현대차, 벤츠, 구글 웨이모 같은 기업도 완전자율 광고 문구 선택에 신중을 더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가 일반인 도로에서 실질적 무사고 운행을 입증한 사례가 적고, 법적 책임 귀속이 운전자에 있기에, 완전 자율주행 성취 전까지는 ‘지원주행(ADAS)’ 등 보다 현실적인 표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교통안전기술원(KOTSA)은 올해 FSD 등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실제 테스트와 그 결과 공개를 추진 중이다. 테슬라식 오버프라미스(과장된 약속) 모델이 향후 한국 소비자 보호법 구조와 충돌할 가능성도 크며,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 기술적 한계와 회피 위험에 대한 투명한 안내가 요구된다.
자율주행차 산업은 아직 대중적 신뢰와 법적 책임 체계가 완전히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다. 소비자들이 제기한 환불 요구는 기술혁신 속도와 상업적 홍보·규제의 복합적 긴장을 보여준다. 이번 판결로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 내 제조사 책임 범위와 마케팅 윤리가 다시금 논의될 전망이다.
— 고다인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