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청년 창업에 음악을 입히다: 강원도립대 서울 ‘강원 창업 팝업 콘서트’의 의미
지역대학과 청년 창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실험이 곧 서울에서 펼쳐진다. 강원도립대학교가 다음달 7~8일 이틀에 걸쳐 서울 도심에서 ‘강원 창업 팝업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은 교육계와 창업계, 그리고 문화계 모두의 주목을 끈다. 서울 중구의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대도시 소비자와 중앙 정책 결정권자들이 모이는 공간 속에서 지역 청년 창업의 혁신을 음악이라는 문화유산과 접목해 선보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행사는 ‘음악’을 매개로, 강원도 청년 창업팀이 자신들의 제품과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대중음악 공연과 클러스터 방식의 체험 부스, 관객 참여 중심 토크가 결합된 복합 문화 컨텐츠다. 여기서 창업가는 더이상 무대 아래 업체가 아니라, 음악인 못지않은 스토리텔러이자 작은 변화의 주인이 된다.
지방대학의 ‘팝업’ 창업로드쇼는 2020년대 이후 전국 각지에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서울 개최’라는 지리적 상징성과 대중음악이라는 매체의 융합, 그리고 지역과 중앙을 잇는 상생 메시지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사례는 흔치 않다. 강원도립대는 이 지점을 노린다. 수도권 중심 교육·일자리 편중현상, 청년들의 사회적 불안, 그리고 문화의 지역 양극화가 겹쳐진 상황에서, 이번 콘서트는 무거운 진단보다는 ‘함께 즐기는’ 경험을 통한 자연스러운 소통을 강조한다. 창업의 치열함이 무대 위의 열정적 음악으로, 작은 부스의 속삭임이 전체장의 공감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그 실험을 지켜보는 시선이 많다.
정책적 맥락으로 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청년 창업 육성 기조 속에서도 지방대학 주도의 대도시 진출 모델은 뚜렷한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대학 구성원, 지자체, 그리고 ‘중앙’이 수평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한계가 컸다. 강원도립대의 이번 접근은 그간의 문제의식을 문화, 음악이라는 실질적 공감 키워드로 넘어보려는 시도다. 주최 측에 따르면 실제 콘서트에는 참여 창업팀의 실전 피칭, 관객 체험, 현장 LIVE SNS중계가 모두 복합적으로 도입된다. 연결성, 개방성, 그리고 ‘즐거움’이란 객관적 가치가 기존 ‘스펙 위주’ 행사들에서 볼 수 없었던 생동감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창업팀과 뮤지션들이 직접 서로의 무대를 지원해주는 이례적인 협업도 기획돼 있다. 이 같은 ‘경계 없는 동행’은 지역 청년 창업생태계가 그동안 겪은 고립·단절의 문제를 새로운 네트워크 방식으로 녹여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다른 시각에서는 지역 문화행사의 수도권 진출이 ‘경쟁심화’ 또는 ‘서울 쏠림’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주최 측은 본질이 단순한 노출이 아닌, 참여자간 실질적 네트워크 구축이며, 결과적으로 ‘서울에 자리 잡는 지방청년’이 아니라 ‘전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는 강원 창업가’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콘서트의 방식 또한 그에 맞춰, 스폰서·심사위원·관람객이 모두 참여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프로그램 전체가 지역대학-지역기업-로컬 뮤지션-수도권 플랫폼 기업까지 아우르는 ‘사람 중심’ 협력구조를 표방한 점이 독특하다. 여기엔 ‘수도권에 밀리는 지방 청년’이라는 선입견 자체를 해체하려는 의도가 배어 있다.
지상파 방송·음악 전문지 등에서도 최근 지역 창업과 음악의 결합 사례가 늘며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부산·전주·익산 등에서도 청년 창업가와 지역 뮤지션이 협업하는 유사한 프로젝트가 이뤄졌으나, 서울 한복판에서 지방대학이 주체가 되어 치르는 음악 창업 팝업은 전례없는 기획이다. 서울이란 공간이 가진 ‘심리적 장벽’—즉, 중심과 주변·기성세대와 청년세대·도시와 지역의 거리를 음악 축제라는 장치 하나로 압축해 보려는 시도는 창업 생태계 뿐 아니라 지역사회 문화정책에서도 흥미로운 실험으로 기록될 것이다. 인구감소, 청년 유출, 문화의 소비도심 편중 등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가 존재하는 한, 단기 성과와 숫자보다는 이런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현장’의 실제 경험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강원 창업 팝업 콘서트는 단순한 대학 행사나 창업 경진대회가 아닌 사회적 실험이라고 보아야 한다. 음악과 창업 사이의 경계, 지역과 수도권 사이의 거리를 허무는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 자신이 사회적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배경의식이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 현장에서 어떤 목소리와 울림이 나올지, 그리고 이 경험이 또 다른 대학-지역 연결로 확장될 수 있을지 여러 사회 주체들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